[현장포커스] 전 국민에 중계된 '불법 도박' 광고...유벤투스전이 최악인 이유

스포탈코리아 제공 / 입력 : 2019.07.27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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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상암] 서재원 기자= 유벤투스 내한 경기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가 공영방송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팀 K리그와 유벤투스의 친선경기가 26일 밤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졌다. 경기 결과는 3-3 무승부였지만, 내용은 스코어만큼이나 평화롭지 못했다. 킥오프 지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계약 위반 논란과 더불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광고가 공영방송을 통해 버젓이 중계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제대로 된 게 없었다. 유벤투스 선수단의 입국이 지연된 건, 태풍 등 기상 악화가 변명이 될 수 있었지만, 이후 리스크 매니지먼트는 엉망이었다. 이후 스케쥴 조정이 필요했지만, 무리하게 일정을 추진하다보니 모든 약속을 어기게 됐다.


시작은 팬 미팅이었다. 당초 그랜드하얏트호텔서 예정됐던 팬미팅 시간은 오후 3시였다. 그런데 유벤투스 선수단이 인천공항을 빠져나간 시간이 오후 3시였으니, 해당 일정은 기약 없이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약 두 시간 만에 겨우 팬 미팅이 진행됐지만, 약속됐던 호날두가 사인회에 나타나지 않으며 팬들의 비난을 샀다.

모두가 우려했던 상황도 발생하고 말았다. 예정된 킥오프 시간은 오후 8시였는데, 유벤투스 선수단이 호텔에서 출발한 시간이 오후 6시 30분이었다. 금요일 퇴근 시간에 겹쳤으니, 물리적으로 제 시간에 도착할 수 없는 시간이었다. 유벤투스 선수단 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8시 3분경이었고, 킥오프가 50분이나 지연되는 흔치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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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파행 속에서도 6만 5천 관중이 인내심을 가졌던 이유는 호날두의 존재 때문이었다. 12년 만에 방한이었고, 언제 또 그를 한국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45분 이상 출전한다는 계약 내용도 믿었다. 하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았다. 교체 명단에 포함된 호날두는 후반에도 벤치에서 미동도 하지 않았다. 몸조차 풀지 않는 그에게 야유가 쏟아졌다. 결국 호날두는 90분 내내 벤치만 달구다 유유히 퇴장했다.

최악은 끝이 아니었다. 경기 중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가 LED 광고판을 통해 광고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실제로 'Gamble XXXX(갬블 XX)'라는 이름과 'No.1 LIVE SPORTS & GAMES'이라는 문구가 반복적으로 보였다. 이 업체는 해외를 기반으로 하는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였다

현행법 상 사설 스포츠 도박 사이트를 이용하면, 국민체육진흥법에 의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이를 홍보하거나 광고하는 것도 불법이다. 그런데 공영방송인 KBS의 생중계에 버젓이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의 이름과 문구가 광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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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은 계속되고 있지만, 주최 측은 여전히 침묵 중이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들이 주최 측의 입장을 전달 받기 위해 관계자와 만남을 수차례 요청했지만, 끝내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을 통해 "빠른 시일 내 입장을 정리해 보도자료로 설명하겠다"는 말만 남겼다. 주최 측의 해명이 나올 때까진 유벤투스의 12시간 내한은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BS 중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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