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듀' 연습생+시청자 보상 논의 "원데이터 공개는 NO"[종합]

'프로듀스' 투표 조작 사태 기자회견..허민회 대표 "실망 끼쳐 최송"

상암=이건희 기자 / 입력 : 2019.12.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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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회 CJ ENM 대표/ 사진=김창현 기자


허민회(57) CJ ENM 대표가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 조작 사태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 7월 논란이 불거진 이후 허 대표가 직접 공개석상에 나와 사과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히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CJ ENM 측은 "투표 결과 조작으로 인한 피해 연습생들과 수혜 연습생들에 대해 또 다른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며 시청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원 데이터는 공개할 용의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NM 센터 멀티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허 대표는 "모든 분들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며 "데뷔라는 하나만 보고 상처를 받은 연습생들과 문자 투표를 하신 시청자분들께 실망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허 대표는 "'프로듀스' 시리즈 등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관련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저희가 반드시 책임지고 보상하겠다"며 "금전적 보상은 물론 향 후 활동 지원 등 실질적 피해 구제를 위해 관계되는 분들과 심도 있게 논의해 필요한 조치들을 시행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순위 조작 관련 프로그램을 통해 엠넷에 돌아온 이익과 함께 향후 발생하는 이익을 모두 내어놓겠다"며 300억원 규모의 기금 및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다만 '프로듀스' 일부 제작진에게 향응을 제공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소속사 관계자들도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수사 중인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엠넷 오디션프로그램 '프로듀스X101'은 지난 7월 종영 당시 최종 투표 결과가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제작진은 "집계 및 전달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지만 순위 변동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하자 연출을 맡았던 김용범CP와 안준영PD가 관련 혐의를 일부 인정하고 구속됨에 따라 파문이 일었다.

경찰 조사 결과 '프로듀스X101'과 '프로듀스48' 투표 조작의 실체가 드러났고, 두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 엑스원과 아이즈원은 활동에 빨간불이 켜졌다.

신윤용 커뮤니케이션 담당은 아이즈원, 엑스원의 활동 재개와 관련해 "팬들도 답답해하실 것"이라면서 "아이즈원, 엑스원 멤버들의 소속사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과 관련해 자세히 말씀드리지 못하는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CJ ENM 측도 투표 조작으로 인한 피해자와 수혜자가 누구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 실장은 "'프로듀스'와 관련해 원 데이터가 없어 수사 기관에 협조를 요청한 상황이다"며 "수사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신 담당은 이어 "원 데이터를 밝히면 또 다른 피해가 야기될 수 있다"며 "내부적으로는 공개하지 않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피해를 입은 연습생에 대해서는 "소속사와 협의해 방안을 만들도록 하겠다"며 "저희가 할 수 있는 보상은 금전적 지원과 활동 지원인 것 같다. 아직 구체적으로는 말씀드리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직 원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선 "생방송으로 진행돼, 제작진 몇 명만이 알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많은 분들이 납득하기 어려우실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용수 경영지원실장은 "저희에게 결과 데이터는 있지만, 이것이 맞는 데이터인지 알 수 없어, 수사를 요구한 상태"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피해자와 수혜자가 파악되더라도, 아이즈원과 엑스원은 멤버 교체나 충원 없이 기존대로 활동할 전망이다. 신 담당은 "기존 멤버로 활동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여론이 있다"면서 "(피해 연습생들의 합류 여부는) 추후에 소속사들과 협의해 판단해나가겠다"고 전했다.

유료 문자투표로 인해 생긴 시청자들의 피해 보상 방안은 어떻게 될까.

신 담당은 "아직까지는 구체적인 논의는 되지 않고 있지만, 시청자분들도 문자 투표를 통해 피해를 보신 만큼, 보상에 대한 용의가 있다"며 "기부나 환불을 통한 방식을 생각 중에 있다. 구체적으로 논의되면 알려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통신사를 통해서도 보상 논의를 하려고 한다"며 "다만 시간이 조금 오래 걸릴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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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엠넷


한편 CJ ENM 측은 아티스트들의 심적 고통이 올해를 지나가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해 급하게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신 담당은 "더 늦어지면, 이것이 피해자와 수혜자를 알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지금까지 기다린 팬분들도 있고, 아티스트들도 활동 공백이 커지면 부담을 느낄 것 같았다"며 "올해 빨리 적극적으로 입장을 표명하자는 뜻이었다"고 덧붙였다.

김CP, 안PD 등 '프로듀스' 투표 조작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소속 PD들에 대해서는 "현재 아무런 업무도 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내부적 인사 방침이 재판이 확정돼야 처벌할 수 있다. 재판에서 다툴 여지가 있다. 그래서 확정이 난 다음에 인사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들의 사기죄, 영업 방해죄에 대해서도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상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투표 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CJ ENM이 직접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을 놓고 '꼬리자르기'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에 신 담당은 "저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조사에 한계가 있어 수사 의뢰를 한 것이다. 회사 차원에서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부인했다.

또한 신 담당은 K팝의 가치를 낮췄다는 지적에 대해 "이 사건은 K팝이나 한류의 문제가 아닌 개인의 일탈"이라며 "K팝을 알려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진행할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이어 "저희가 기금이나 펀드를 마련해서 지원을 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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