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두산 팬들. /사진=뉴스1 |
두산은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2020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0 완승을 거뒀다. 기온이 6℃까지 내려간 쌀쌀한 날씨였지만 경기장의 열기는 뜨거웠다. 올 시즌을 통틀어 가장 많은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것이다. 판매 가능한 1만1600석이 매진됐다. 7년 만에 성사된 '서울 라이벌'의 포스트시즌 맞대결에 쏠린 관심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관중을 최대 50%까지 받기로 했다. 관중이 많아지는 대신 더욱 철저한 코로나19 대응 지침을 실행하면서 안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육성 응원 금지도 그 중 하나다. 대신 두산은 짝짝이, LG는 노란색 수건을 응원 도구로 활용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비말 분출이 우려되는 일부 팬들의 육성 응원이나 외침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네이비석에서 경기를 관전한 여성 팬 강모 씨는 "팬들이 서로 서로 다들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와' 함성을 지르려다가도 '으읍' 하고 자제하는 느낌이었다. 신나는 순간에도 제자리에서만 폴짝폴짝 뛰는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경기 초반부터 흐름이 두산 쪽으로 넘어가면서 1루 쪽 홈팀 관중석 데시벨이 더욱 높았던 게 사실이다. 두산과 LG의 응원단장 목소리에서도 차이가 났다. 하지만 양 팀 응원단장이 유도하는 선수 응원을 팬들이 육성으로 따라 외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심지어 두산 선발 플렉센이 6회를 마친 뒤 포효하는 제스처를 취하자 잠시 환호성이 나왔으나, 이내 더욱 뜨거운 박수 소리가 경기장을 감쌌다. 두산이 승리한 뒤에도 응원단장만 혼자 노래를 불렀으며 팬들은 클래퍼로만 '짝짝짝' 하며 기쁨을 함께했다. 한 팬은 "(응원단장이) 혼자서 육성 응원을 다 하는 모습은 정말 역대급이었네요"라고 감탄했다.
포스트시즌 내내 경기장을 돌며 방역 수칙을 점검하고 있는 한 KBO 관계자는 "팬들의 육성 응원을 자제하기 위해 저희는 물론, 양 구단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처음으로 1만 명이 넘는 관중분들이 오셨는데, 오히려 응원하는 재미가 없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 정도로 대단히 잘 지키고 계신 것 같다"며 "사실 저희가 관중 옆에서 일일이 함성을 지르지 못하도록 지켜보고 있을 수도 없다. 팬 분들께서 정말 성숙한 응원 문화를 보여주고 계신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처음으로 1만 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은 상황서 양 팀 팬들이 보여준 응원 질서는 역대급으로 성숙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4일 잠실구장에서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리는 가운데, 3루 쪽 LG 팬들의 모습. /사진=뉴스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