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점화된 논란에도, 기성용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3.17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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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K리그1 5라운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기성용(FC서울)이 경기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자신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된 날, 그라운드 위 기성용(32·FC서울)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그런 기성용을 향해 서울 팬들은 박수로 지지를 보냈고, 기성용은 ‘환상골’로 화답했다.

기성용은 17일 오후 7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에 교체로 출전, 팀의 2-1 역전승을 이끄는 역전 결승골을 터뜨렸다. 2경기 연속 결승골로 서울의 2연승을 이끌었다.


사실 기성용에게는 부담이 컸을 경기였다. 초등학교 시절 자신에게 성폭력 등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이 나온 뒤 그동안 잠잠했던 논란이 재점화된 날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입장은 전날 MBC PD수첩을 통해 다시 한 번 전파를 탔다. 이들은 기성용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에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은 이튿날인 17일 바로 반박문을 냈다. 오는 26일 안으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계속 밝혔지만, 기성용 입장에선 논란이 다시 불거진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을 터. 그러나 정작 그라운드 위 기성용은 조금의 흔들림도 없었다. 오히려 교체 투입 직후 경기 분위기를 바꿔버리면서 짜릿한 역전승의 중심에 섰다.


이날 피로도를 고려해 개막 후 처음 선발에서 제외된 기성용은 팀이 1-1로 맞서던 후반시작과 동시에 교체로 투입됐다. 투입 직후부터 존재감이 달랐다. 왼발과 오른발로 연이어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면서 상대 골문을 위협했다.

전방과 후방을 넘나들며 공격을 조율하는 역할도 여전했다. 때로는 전방에서 상대 골문을 위협하고, 때로는 최후방에서 팀 공격을 조율했다. 기성용의 투입과 함께 서울은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쥔 채 광주를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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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기성용(왼쪽에서 3번째)이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전에서 역전골을 터뜨린 뒤 골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이같은 기성용의 존재감은 결국 후반 39분 결승골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그는 왼발로 감아찬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절묘했던 그의 슈팅은 광주의 골문 상단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결국 이 골은 서울의 2-1 승리를 이끄는 결승골이 됐다. 기성용도 함박웃음을 지었다.

경기 내내 기성용을 향해 지지의 박수를 보낸 팬들에게 화답한 골이기도 했다. 이날 서울 팬들은 기성용이 몸을 풀 때부터 박수를 보냈다. 기성용이 교체로 투입할 때도, 기성용이 코너킥을 차기 위해 팬들 앞으로 다가올 때도 마찬가지였다. 자신을 향한 팬들의 지지에 대한 기성용의 답은 전혀 흔들리지 않는 플레이, 그리고 환상적인 결승골이었다.

경기 후 기성용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지금같은 상황에선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며 "그라운드 안에서는 프로선수로서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에게 좋은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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