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만 풀어도 박수... 팬들이 '지친' 기성용을 응원하는 법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3.18 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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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전에서 개막 후 처음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린 기성용(왼쪽 2번째)이 몸을 풀고 있다.


17일 오후 7시30분 FC서울과 광주FC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가 시작됐는데도 기성용(32·서울)은 그라운드 위에 없었다. 대신 그는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경기를 지켜봤다. 기성용이 K리그 선발명단에서 제외된 것은 올 시즌 개막 후 5경기 만에 처음이었다.

경기 전 김호영(52) 광주FC 감독이 “기성용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대비도 많이 하고 왔는데, 정작 명단을 보니 빠져있다”며 당황할 정도로 기성용의 선발 제외는 그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됐다.


전날 한 TV 방송과 이날 기성용의 변호사측 공방으로 기성용의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이 다시 크게 불거진 터였다. 박진섭(44) 서울 감독은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한 터라 피로도를 고려해 선발에서 제외했을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기성용을 둘러싼 어수선한 분위기는 감출 수 없었다.

경기 외적인 논란 탓에 기성용 스스로도 부담이 컸을 상황. 그런 그를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해 서울 팬들이 준비한 것은 '뜨거운 박수'였다.

전반 30분 기성용이 몸을 풀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자,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박수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성용을 향한 박수였다. 박수는 이내 관중석 전체로 번졌다. 관중석 곳곳에 마련된 기성용의 유니폼과 마찬가지로 그를 응원하고 격려하는 의미가 담겼다. 기성용도 그런 관중들을 향해 박수로 답했다.


기성용을 향한 박수는 후반 시작과 함께 그가 교체 투입되는 순간 더욱 커졌다. 이후 그가 좋은 패스를 선보이거나 강력한 슈팅을 선보일 때마다, 혹은 코너킥을 차기 위해 팬들 근처로 갈 때마다 팬들의 박수는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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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가운데)이 17일 광주FC전에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는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기성용은 ‘골’로 화답했다. 1-1로 팽팽히 맞서던 후반 39분 그는 아크 왼쪽에서 절묘하게 찬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세차게 흔들었다. 그는 유니폼에 새겨진 서울 엠블럼을 손으로 가리키며 팬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자신을 향한 팬들의 지지에 답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했다.

경기 후 기자들과 만난 기성용은 “지금같은 상황에선 경기장에서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그걸로 인해 흔들린다면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다시 불거진 논란들에 대해 스스로도 의식하고 있긴 하지만, 그 여파를 경기장 안까지는 끌고 오지 않겠다는 의미다.

그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경기장 안에서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최선을 다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프로축구 선수가 해야되는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팬들에게 좋은 축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팬들이 경기를 보면서 뿌듯해하실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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