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프레이타스 활용법... 그래, 원래 '포수'였잖아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5.22 0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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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두 번째 포수로 출전한 키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사진=키움 제공
키움 히어로즈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32) 활용법이 나왔다. '계륵'에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조금은 숨통이 트이게 됐다. 제이크 브리검(33) 덕분이다. 한정적이기는 해도 '주전공'인 포수로 나설 수 있게 됐다.

프레이타스는 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주말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9번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했다. 공격에서는 안타를 때리지 못했다. 그러나 포수로 나갔다는 점이 중요했다.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지난 출전 때 괜찮게 봤다. 초반 괜찮다가 9회까지 다 뛰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다. 오늘은 브리검이 원했다. 어차피 우리도 프레이타스가 수비를 소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프레이타스는 지난 4월 23일 처음으로 마스크를 썼다. 당시 안우진이 선발이었다. 안우진이 손가락 이상으로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내려가기는 했으나 프레이타스는 9회까지 계속 포수로 뛰었다. 그리고 이날은 브리검과 배터리를 이뤘다.

홍원기 감독은 "같은 영어권이어서 더 잘 통하는 것 같다. 지난 대구 원정 때 연습 피칭을 받아봤다. 브리검이 원래 주효상을 선호했는데 지금 주효상이 군에 가고 없다. 오늘 괜찮으면 전담포수로 갈 수도 있다. 원래 주 포지션이 포수인 선수다"고 덧붙였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브리검은 7이닝 3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실제로 잘 통하는 모습이었다. 사인에 별 다른 막힘이 없었고,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프레이타스가 든든하게 안방을 지켜준 덕분이었다. 특히 7회초에는 결정적인 블로킹도 선보였다.

1-0으로 앞선 2사 3루에서 NC 김태군이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0-2에서 4구째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이 꽤 많이 빠졌다. 이때 프레이타스가 재빨리 몸을 움직였고, 공을 막아냈다. 실점을 막는 블로킹이었다. 뒤로 흘렸다면 바로 1-1 동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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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왼쪽)와 제이크 브리검.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경기 전체적으로 브리검의 제구가 좋았고, 블로킹을 할 상황 자체가 많이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결정적일 때 잘 막아냈다. 덕분에 실점 없이 이닝이 넘어갔고, 7회말 타선이 추가점을 내며 키움이 웃었다.

경기 후 브리검은 "프레이타스는 메이저리그 출신 포수다. 명성이 있다. 오늘 볼 배합 등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프레이타스는 한국 타자를 배우는 단계다. 경기 전부터 대화를 나눴고, 경기 플랜을 세웠다. 말이 통하니까 필요할 때 내가 소리를 쳐서 바로 정보도 줬다. 호흡에 문제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프레이타스 또한 "팀이 승리해서 좋고, 포수로 수비한 내용에도 만족한다. 브리검과 경기를 어떻게 끌어갈지 상의를 했다. 둘 다 비슷한 경기 플랜을 가지고 있었고 이견도 없었다. 경기 잘 마무리해 좋고, 브리검과 계속 소통하면서 호흡을 잘 맞춰나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남겼다.

이날 전까지 프레이타스는 27경기에서 타율 0.250, 1홈런 12타점, 출루율 0.276, 장타율 0.350, OPS 0.626에 그치고 있었다. 2군에도 하 차례 다녀왔다. 공격이 제대로 안 되는데 수비까지 마땅치 않았다. 키움으로서는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나마 수비 쪽에서는 이날 돌파구를 찾았다. 적어도 브리검이 등판하는 날에는 크게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게 됐다. 기존 박동원-이지영도 철저한 분업 체제다. 경기 초중반까지 박동원, 이후 이지영이 투입되는 구조. 프레이타스가 나가면 둘 다 쉴 수 있다. 나쁘지 않다.

사실 '외국인 포수'라고 하니 이상하지만, 프레이타스는 마이너리그에서 578경기, 메이저리그에서 42경기에 포수로 뛰었다. 포수 외에는 1루로 78경기(마이너 77경기-메이저 1경기)가 전부. '순수 포수'다. 외국인 선수와 조합을 이룬다면 오히려 이상적일 수도 있다. 이날 그랬다.

수비에서 활약이 공격으로 이어지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 키움이 바라는 베스트 시나리오다. 이날 승리 만큼이나 프레이타스의 활용법을 찾았다는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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