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탈락시킨 4명과 이틀 만에 재회... "사죄부터 해야죠" [★파주]

파주=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7.02 17:33
  • 글자크기조절
image
김학범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학범(61) 올림픽축구대표팀 감독이 이상민(23·서울이랜드)과 김진규(24·부산아이파크), 강윤성(24·제주유나이티드), 안찬기(23·수원삼성)를 향해 '사죄'의 뜻을 전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김 감독이 직접 최종엔트리에서 탈락시켰다가 대회 규정에 따라 이틀 만에 기사회생한 선수들이다.

김 감독은 2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올림픽대표팀 소집훈련 첫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발탁된 4명을)만나면 사죄부터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해 이틀간 마음고생이 심했을 제자들에게 미안함부터 전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한 18명의 최종엔트리를 발표했다. 앞서 파주NFC에서 2차 소집훈련을 함께했던 23명 가운데 8명은 탈락의 쓴맛을 봤다.

그동안 김학범호의 '캡틴' 역할을 했던 이상민과 2년 넘게 단 한 번도 소집훈련에서 빠진 적이 없던 강윤성 등이 김 감독의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다. 김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굉장히 미안하다"며 도쿄에 함께 가지 못하게 된 8명에 대해 거듭 미안한 심정을 밝혔다.

그런데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당일 늦은 오후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회 규정 변경을 알렸다. 18명뿐인 엔트리 규모를 22명으로 확대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김 감독은 탈락한 8명 가운데 절반을 다시 복귀시켰다. 탈락했다가 살아남은 4명은 그야말로 '기사회생'이었다.


그러나 이들을 다시 만난다는 게 김 감독 입장에선 반가우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컸을 터다. 고심 끝에 그가 직접 탈락시킨 이들과 불과 이틀 만에 재회한 셈이기 때문이다. 김학범 감독이 "만나면 먼저 사죄부터 할 생각"이라고 말한 배경이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탈락'의 경험이 이들에게 새로운 자극제가 되기를 바랐다. 그는 "이틀간 많은 좌절감과 실망감을 느꼈을 것"이라면서도 "그래서 그들에겐 '내 선택이 잘못됐음을 보여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김학범호는 와일드카드 황의조(29·보르도)와 권창훈(27·수원삼성), 김민재(25·베이징 궈안)를 비롯해 이강인(20·발렌시아) 등 22명이 모두 소집됐다. 김학범 감독은 "기존에는 체력적인 훈련을 얼마나 이겨내느냐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부턴 상대에 따른 맞춤형 전술 등을 훈련할 것"이라며 본격적인 올림픽 준비 체제를 알렸다.

image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가 올림픽 엔트리 확대(18명→22명)로 기사회생한 이상민(왼쪽부터)이 이동준, 이동경과 함께 2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 입소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2020 도쿄올림픽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 (*=와일드카드)





- 골키퍼 : 송범근(전북현대), 안준수(부산아이파크), 안찬기(수원삼성)

- 수비수 :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재우(대구FC), 김진야(FC서울), 설영우(울산현대), 이유현(전북현대), 정태욱(대구FC), 이상민(서울이랜드), 강윤성(제주유나이티드)

- 미드필더 : 김동현(강원FC), 원두재(울산현대), 이강인(발렌시아·스페인), 이동경(울산현대), 정승원(대구FC), 김진규(부산아이파크)

- 공격수 : 황의조*(보르도), 권창훈*(수원삼성), 송민규(포항스틸러스), 엄원상(광주FC), 이동준(울산현대)
기자 프로필
김명석 | clear@mtstarnews.com 트위터 페이스북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명석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