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갔다오니...' 함께 힘들어했던 후배가 변했다, 그리고 꺼낸 속마음

부산=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07.07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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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대만 가오슝에서 열린 스프링캠프서 함께 포수로 훈련했던 안중열(왼쪽)과 나균안(오른쪽에서 두 번째).
2017 시즌을 끝으로 롯데의 주전 안방마님이었던 강민호(36·삼성)는 FA(프리에이전트)를 통해 삼성으로 떠났다. 그리고 2018 시즌, 롯데의 안방은 나균안(23·개명 전 나종덕)과 안중열(26,이상 롯데)이 주로 번갈아가면서 책임졌다. 하지만 블로킹과 투수 리드 등에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한 채 고전했다. 안방이 불안해지자 마운드도 덩달아 흔들렸다. 팬들의 거센 비난이 고스란히 이 둘에게 쏟아지면서 같이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2019 시즌에도 둘은 롯데의 안방을 지켰다. 2019년 나균안은 104경기, 안중열은 73경기에 각각 출전했다. 그러나 안방의 불안감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그리고 결국 둘은 각자 다른 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안중열은 2019 시즌을 끝으로 그해 12월 상무 야구단에 입대해 군 복무를 시작했다. 반면 나균안은 2020년 초반 투수 전향을 전격적으로 결정하며 새롭게 야구 인생을 시작했다. 이름을 바꾼 것도 이때였다.


시간이 흘러 안중열이 군 복무를 마친 뒤 7일 0시부터 민간인 신분이 됐다. 남아있던 휴가도 반납한 끝에 코로나19로 인한 미복귀 전역을 한 안중열은 6일 사직 L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안중열은 "전역하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행복하다. 훈련소에 입소할 때 이날이 오겠는가 싶었는데 정말 그날이 오더라"면서 함박웃음을 지었다.

2014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KT에 입단(2차 특별 15순위)한 안중열은 이듬해인 2015년 5월 3:3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이후 4시즌(2015,2016,2018,2019) 동안 2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23 7홈런 39타점 47득점을 마크했다. 상무에서도 그는 꾸준히 출장하며 경험을 쌓았다. 2020년에는 퓨처스리그 64경기서 타율 0.292 6홈런, 2021년에는 41경기서 타율 0.289, 8홈런을 각각 기록했다.

안중열은 "상무서 마지막 경기까지 다 뛰고 왔다. 지금 준비된 상태다. 몸 상태는 괜찮다. 지난 4일 팀에 합류했다. 행크 콩거(33) 감독 대행과 대화를 나눴는데 천천히 경기를 하면서 맞춰보자고 했다. (팀 적응에 있어) 전혀 불편하거나 어색한 것도 없다"면서 "(군대에 있는 동안) 롯데 경기는 TV로 다 봤다. 제가 제대 후 나가서 뛰어야 할 팀이었다. 또 바로 합류해도 적응 못한다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봤던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그가 군 생활을 하는 사이, '후배' 나균안은 투수로 전향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2017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2차 1라운드 3순위) 유니폼을 입은 나균안은 타자로 3시즌(2017,2018,2019) 동안 2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5, 5홈런, 24타점을 작성했다. 이어 1년 간 투수로 훈련한 뒤 올 시즌 마운드에서 데뷔, 10경기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5.74를 마크하고 있다.

그렇게 안중열이 군대를 다녀오니 동고동락했던 후배가 투수로 전향하고 말았다. 나균안을 보는 안중열의 마음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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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이 역투하는 모습.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안중열은 "종덕이. 아, 아니 균안이랑…. 제가 군대 가기 전에 (같은) 포수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랬다. 서로 마음을 잘 알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아까도 균안이한테 '포수로서 스트레스 안 받아 좋냐?'고 물어봤는데 '좋다'고, '괜찮다'고 하더라"면서 "균안이도 (저처럼) 많이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잘 됐으면 좋겠다. 투수로서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속마음을 전했다. 이제 곧 나균안이 마운드서 뿌리는 공을 안중열이 포수 미트로 받는 순간이 올 것이다. 안중열은 "제가 받아야죠. 별 차이는 없을 것 같아요. 똑같은 투수라 생각한다"며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롯데 팬들은 안중열의 합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입대 전 그를 괴롭혔던 블로킹 실력은 어느 정도로 발전했을까. 안중열은 "군대 가기 전에도 경쟁은 했다. 원래 저의 자리가 있었던 게 아니라 처음부터 한다고 생각한다. 경쟁 같은 생각은 안 하려고 노력 중"이라면서 "블로킹 때문에 (입대 전) 많이 힘들었는데 연습을 많이 했다. 과거에는 '또 실수하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했는데 이게 컸던 것 같다. 이제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주눅들면 블로킹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또 실수가 나온다. 최대한 정신적으로 생각을 많이 바꾸려고 노력한다"며 선전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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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취재진과 만난 안중열.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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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안중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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