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유 중 마약·절도' 황하나, 징역 2년 실형…法 "반성 없어" [종합]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7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서울 서부지방법원에 도착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된 황하나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9일 오전 9시 50분 서울서부지법 형사9단독(이선말 판사) 심리로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하나의 선고 공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부는 "현재 집행유예 기간 중에 있음에도 동종범죄 및 절도 범죄를 저질렀다"며 "수사과정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하지 않고 있다"며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4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황하나의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김 씨의 진술과 오 씨의 유서, 오 씨가 자수하면서 제출한 일회용 주사기에서 황하나의 DNA와 필로폰 양성 반응 등을 종합한 결과 일부 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오 씨가 경찰 조사에서 일관되지 않은 진술을 통해 자신만 투약했다고 주장한 것은 황하나를 지켜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히 " 황하나는 오 씨가 몰래 자신에게 필로폰을 투약했고 몸에 반응이 없어서 투약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4차례의 '몰래뽕'을 모두 몰랐다는 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또한 몰래 주입했다면 일회용 주사기에서 남성의 DNA가 나왔어야 했지만 남성의 DNA는 검출되지 않았다. 또한 피고인은 왁싱샵에서 전신을 제모하고 염색을 하는 등 모발 검사를 방해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사건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실시한 약물 자체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필로폰은 투약 이후 3~4일이 경과하면 몸에서 빠져나가 성분이 검사되지 않는다. 증인의 진술과 약물 자체 검사를 시행한 날짜를 비교하면 해당 날짜에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인정하지 부족하다"며 무죄로 판결했다.

절도 혐의에 대해서도 "피해자는 물건을 절취했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피고인은 부탁을 받아 옷을 전달하기 위함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CCTV 확인 결과 피고인이 옷을 전달한 모습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유죄를 인정했다.

지난달 2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이 집행유예라는 선처를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과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사망한 남편에게 떠넘기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2년 6개월과 추징금 50만원을 구형했다.

반면 황하나 측 변호인은 "황하나가 준공인인데다가 동종전과가 있고 남편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점 등이 자극적으로 보도되며 침소봉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절도 혐의에 대해서도 "황하나가 훔쳐갔다는 물품 중 일부는 실제 피해자가 소지했던 게 맞는지 조차도 증빙되지 않았다. 루이비통 물품을 가져간 것은 인정했지만 반환했고 그 외의 물건은 절취한 적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황하나는 최후 변론에서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송구하다. 앞으로 지인과 가족들에게 떳떳하게 살아가고 싶다"고 오열했다.

한편, 황하나는 지난 2015년 5~9월 서울 자택 등지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로 기소돼 2019년 11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석방됐던 황하나는 집행유예 기간이던 지난해 8월남편 故 오모씨, 지인 남모씨, 김모씨와 필로폰을 수차례 투약한 혐의와 같은해 11월 김씨의 자택에서 500만원 상당의 명품 의류를 훔친 혐의로 지난 1월 다시 구속됐다.

오씨가 "황하나에게 자신이 필로폰을 투약했다"고 진술하며 황하나는 조사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오씨는 "황하나에게 몰래 마약을 투약하지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전 남편 오씨는 지난해 12월 24일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오씨는 자신의 유서에 '황하나를 끌여들여 미안하다'는 취지의 글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남 씨 역시 지난해 12월 17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현재 중태에 빠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