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스스로 버린 '귀한 일주일'... 후반기 "힘들다" 하지 맙시다

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07.13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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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잠실구장 모습. /사진=뉴스1
KBO 리그가 사상 처음으로 중단됐다. 특정 구단에 대한 혜택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룬다. 배경을 보면 '올림픽 브레이크가 임박했다'는 면이 부각된다. 어차피 곧 휴식기이니 실제 중단은 일주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했어야 한다. '귀한 일주일'이었어야 했다.

KBO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리그 중단을 결정했다. 13일부터 18일까지 6일간 열릴 30경기가 취소됐다. NC와 두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전력이 대거 이탈하게 됐고, 이것이 중단까지 어어졌다. 취소된 경기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뒤로 밀렸다.


이에 KBO 리그는 갑작스럽게 전반기를 끝냈다. 13일부터 오는 8월 9일까지 28일간 쉰다. 긴 휴식이다. 실질적으로는 13일부터 19일까지 일주일 경기만 사라지기는 했다. 19일부터 8일 9일까지 '원래' 올림픽 브레이크로 경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기 중단을 결정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주일 정도'가 되기 때문이다. 눈앞만 본 결정이라 할 수 있다. 일부 구단의 발등에 불이 붙었고, 일단 이것부터 끄고자 했다. 그러자 '이참에 우리도?' 싶은 구단이 등장했다. 그 결과물이 '우선 쉬고 보자'다.

덕분에 후반기가 '혼돈의 레이스'가 될 수도 있게 됐다. 취소된 30경기가 핵심이 아니다. 올림픽 브레이크 때문에 7월 19일부터 8월 9일까지 치르지 못하는 경기가 진짜 핵심이다. 이로 인해 경기일수 18일이 사라졌다. 경기수로는 90경기다.


즉, 애초에 치러야 했던 경기 90경기가 날아갔으니 경기를 할 수 있는 날이 더 소중해야 했다. 겨우 일주일, 고작 30경기가 아니라는 의미다. KBO와 구단들이 중요한 부분을 너무 허투루 생각했다.

12일부로 전반기가 강제 종료됐고, 현재까지 384경기가 열렸다. 전체 720경기의 53.3%다. 대략 3개월 10일 정도 걸려 소화한 일정이다. 잔여 336경기를 8월 10일부터 치른다고 봤을 때 10월 안에 끝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천 취소 등 예상 못한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번 NC·두산 같은 사태가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 '팀 내 격리자가 50% 이상 발생시 해당 경기는 2주 순연한다'고 정했다. 더블헤더나 월요일 경기로 감당하기 어렵다. 여차하면 정규시즌이 11월까지 갈 수도 있다. 그러면 포스트시즌 '겨울 야구'가 현실이 된다.

결국 이 상태라면 시즌 말미로 가면 갈수록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일정이 타이트하면 체력이 떨어지고, 부상 위험이 커진다. "너무 빡빡하다", "피곤하다" 같은 반응이 예상된다. 그랬을 때 팬들이 '아, 그렇구나'라고 할까. '그때 취소하고 왜 이제 와서 그러느냐'고 하는 이들이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가면 갈수록 이번에 취소한 일주일 30경기가 크게 다가올 것이다. 신중하게 결정했어야 했다. '귀하디귀한 일주일'이었어야 했다. 이미 나온 결정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것이다. 어쨌든 NC와 두산은 풀 전력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고, 다른 구단들도 재정비의 시간을 얻었다. 대신 뒤에 가서 "힘들다"는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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