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 실패 반복→진짜 강등 위기... 중대기로에 선 FC서울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8.26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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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반전은 없었다. 감독의 전술적인 패착은 반복됐고, 팀은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의 늪에 빠졌다. 리그 최하위 탈출에 실패한 FC서울은 결국 '진짜 강등 위기'로까지 이어졌다.

박진섭(44)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27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졌다. 전반에만 내리 2실점을 허용한 뒤 후반 중반 이후에야 만회골을 넣었지만, 끝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진 못한 채 무릎을 꿇었다.


물론 최하위와 1위라는 두 팀의 순위표가 말해주듯 쉽지 않은 경기였다. 서울 입장에선 그래서 더 놓쳐서는 안 될 '기회'였다. 만약 선두 울산의 발목을 잡는다면, 최근 흐름을 단번에 털어내고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 박진섭 감독의 전술적인 선택은 그래서 더 아쉬움이 남았다. 이날 서울은 4백 대신 3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박 감독이 던진 나름의 승부수였다. 그러나 서울은 전반 27분과 33분 잇따라 바코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궁지에 몰렸다.

뒤늦게 서울은 오스마르가 미드필더로 올라서며 포백 전술로 돌아갔다. 기성용까지 교체로 나선 후반 들어서는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그야말로 파상공세를 펼치며 울산을 압박했다. 후반전 경기력만 놓고 보면 기회는 오히려 '최하위' 서울이 더 많았을 정도였다.


그러나 일찌감치 2골을 넣고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울산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서울은 그 틈을 파고들 만한 여력이 부족했다. 결국 후반 27분 조영욱의 만회골이 유일한 결실이었을 뿐 서울은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열흘 전 전북현대 원정 당시의 전술적인 실수가 고스란히 재현됐다.

당시에도 서울은 이번 울산전처럼 3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가 전반 20분 만에 2골을 허용한 뒤에야 4백으로 전술을 바꾸고 흐름을 가져왔다. 후반 들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면서 전반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전반에 허용한 2실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끝내 2-3으로 졌다.

박 감독은 당시 "전술적인 판단 미스로 인한 패배였다. 2실점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3백 카드를 꺼내 든 것에 대한 실수를 인정했다. 그런데 꼭 열흘이 지난 뒤 열린 이번 울산전 직후 "전술적인 문제인지 다시 한번 봐야겠지만, 처음에 3백을 세운 게 문제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전술적인 패착이 반복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큰 문제는 이처럼 '전술적인 아쉬움'이 앞선 2경기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박진섭 감독은 매 경기마다 다양한 포메이션을 시도하고 있는 중이다. 물론 팀 분위기를 바꿔보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자, 분석을 통해 상대의 허를 찌르려는 의도겠지만 정작 서울 경기력에까지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전북전이나 울산전 후반전이 그랬듯, 서울이 전술적으로 맞는 옷을 입었을 땐 확실히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도 정작 그 다음 경기에선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같은 맥락일 수 있다. 박진섭 감독도 이날 "포메이션이나 전술적인 변화가 많다 보니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다"며 잦은 전술 변화가 독이 됐음을 인정했는데, 이미 시즌은 중반을 넘어 종반으로 향하고 있는 데다 팀 순위는 최하위에 처진 뒤다.

서울은 오는 29일 최근 상대전적에서 2무5패로 열세인 제주유나이티드 원정길에 오른 뒤, 9월 5일엔 리그 2위 전북과 홈에서 만난다. 아직까진 8위와의 격차가 3점에 불과하지만, 박 감독의 표현대로 지금보다 더 뒤처지면 '강등'은 진짜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서울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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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1-2로 패배한 뒤 FC서울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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