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중에 가려졌던 서울 팬들의 분노, 경기장 밖에서 터졌다 [★현장]

서울월드컵경기장=김명석 기자 / 입력 : 2021.09.06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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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전 이후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FC서울 구단 버스를 향해 팬들이 항의성 현수막을 펼쳐 보이고 있다. /사진=김명석 기자
그동안 무관중 경기에 가려졌던 FC서울 팬들의 분노가 결국 경기장 밖에서 터졌다. 좀처럼 반등하지 못한 채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팀 성적 때문이다. 여기에 서포터스 차원에서 요청한 감독·선수단 미팅마저 최근 구단 프런트가 거절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결국 팬들의 분노는 경기장 밖 행동으로 이어졌다.

서울과 전북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6라운드 순연경기가 열린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선 이미 경기 전부터 팬들의 분노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구단 버스가 오가는 길목에 걸린 '사무실엔 곰팡이 풀밭 위엔 베짱이'라는 내용의 현수막 때문이었다. 프런트와 선수들을 비판하는 날 선 문구였다.


경기장 안 서포터스석에 설치돼 있던 응원 걸개도 사라졌다. 서울 지지자연대 수호신 측은 앞서 SNS를 통해 "수호신 메인 배너와 그룹 배너를 설치하지 않으며, 경기중에 재생되는 응원가 역시 수호신의 목소리가 담긴 음원이니 재생하지 말아 달라는 뜻을 구단 측에 전달했다"며 응원을 보이콧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기가 끝난 뒤 구단 버스가 나가는 길목엔 30~40명의 팬들이 모여 항의성 걸개들을 펼쳐 보였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다', '진짜 섭섭해', 'Gㅣ(지)긋지긋한 Sㅓ(서)울다움', '우리가 뛰어도 12위', '그대들은 무엇을 위해 뛰는가' 등 모기업부터 프런트, 감독, 선수들을 모두 겨냥한 분노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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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FC서울과 전북현대전이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에 걸린 서울 팬들의 항의성 현수막. /사진=김명석 기자
최하위 추락, 이어지는 무승 기록 속에도 무관중 경기에 가려졌던 팬들의 분노가 결국 경기장 밖에서 표출된 셈이었다. 팬들의 분노를 직접 마주한 박진섭 감독과 주장 기성용은 결국 팬들 앞에 서서 사과의 뜻을 전했다. 부진한 성적에 대한 사과와 함께 앞으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이후 구단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팬들은 현수막을 펼쳐 보이며 선수들을 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다행히 팬들은 과격한 언행이나 행동 없이 침묵시위로만 일관했다. 구단 버스가 경기장을 빠져나가자 팬들도 바로 해산했다.

이날 서울은 난타전 끝에 전북에 3-4로 졌다. 최근 3연패, 그리고 6경기 연속 무승(1무5패). 순위는 승점 25(6승7무14패)로 12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렀다. 잔류 마지노선인 10위 강원FC, 11위 성남FC와의 격차는 2점이다. 강원은 서울보다 3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

공교롭게도 서울의 다음 경기는 오는 12일 성남 원정이다. 팬들의 분노 앞에서 반등을 약속한 뒤 치르는 첫 경기이자 잔류 경쟁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경기다. 박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응원이든 비난이든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인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며 "생존에 초점을 맞추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성남전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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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섭 FC서울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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