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도 응원...' 팬들 향한 박성현의 진심 "우승으로 보답하겠다"

여주=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10.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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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지난 7일 제21회하이트진로챔피언십 1라운드 2번홀에서 티샷 후 이동하고 있다./사진=KLPGA
1년 5개월 만에 국내 투어에 참가한 박성현(28·솔레어)이 팬들에게 진심을 전했다.

박성현은 10일 경기 여주시의 블루헤런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2개,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합계 2오버파 290타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박성현의 국내 대회 출전은 지난해 5월 KLPGA 챔피언십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2014년 KLPGA 투어 루키로 데뷔한 박성현은 2015년 기아자동차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고 그해 3승을 올렸다. 그리고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하며 2016년에 7승 포함 KLPGA 투어 통산 10승을 기록했다.

2017년 미국 투어에 뛰어들었다. 해외 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장타력을 앞세워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 대회 US여자오픈을 제패하는 등 2승을 수확하며 신인왕과 올해의 선수,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슬럼프가 찾아왔다. 2019년 말부터 어깨 통증으로 올해까지 부진에 빠졌다. 그래도 최근 들어 조금씩 나아지는 모양새다. 18개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탈락을 10차례나 당하긴 했지만 최근 LPGA 투어 3개 대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다.


박성현은 국내 대회를 통해 확실한 전환점을 찾고자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시차 적응이 채 되지 않았음에도 1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2라운드에서는 퍼트에서 고전했다. 결국 버디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한 채 보기만 2개를 범해 공동 36위(이븐파 144타)로 떨어졌다.

3라운드에서는 아찔한 실수를 범했다. 보기 드문 오소 플레이(규칙에 의해 드롭할 수 없는 곳에 놓인 볼을 치거나 재드롭을 요구하는 장소에 갖다놓은 볼을 그냥 치는 것)가 나온 것이다. 2번홀(파3)에서 티샷이 해저드에 빠졌다. 그리고 박성현은 정해진 드롭존이 아닌 곳에서 어프로치를 하는 실수를 범했다. 경기 위원의 지적으로 인지했다. 결국 해저드 1벌타, 오소플레이 2벌타가를 받은 박성현은 드롭 존에서 5번째 샷을 해 그린에 올라갔고, 두 번의 퍼트로 홀아웃 해 이 홀에서만 4타를 잃는 쿼드러플 보기를 적어냈다.

그는 이후 4~7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분위기를 바꾸는 모습도 보였다. 결국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어 공동 38위(1오버파 217타)에 자리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는 전반 2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순항했다. 아쉽게도 후반에 3타를 잃어 최종 합계 1오버파로 마무리했다.

오랜만의 국내 무대 출전이었으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팬들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대회는 여전히 갤러리 없이 진행된다.

박성현의 팬클럽 '남달라'는 외국으로 원정 응원을 다닐 정도로 열성적이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박성현이 국내 나들이에 나설 때마다 현장을 찾아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최근 2년간은 코로나19로 인해 박성현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볼 수는 없지만 멀리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21일 박성현의 생일날에는 깜짝 생일파티를 마련해 박성현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당시 박성현은 미국에 있었기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팬들이 정성을 모아 박성현의 생일을 함께 축하했다. 강남의 한 카페를 빌려 박성현의 현수막, 우승을 추억하는 사진들을 전시했다.

팬들의 사랑에 박성현도 항상 보답하려 한다. 박성현의 매니지먼트사 세마스포츠마케팅 관계자에 따르면 시즌이 끝나면 항상 팬미팅을 갖고 팬들과 시간을 보냈다. 사비를 털어 선물을 나눠주기도 했다.

슬럼프를 끝내고 이번 국내 대회에 나서는 박성현의 각오는 남달랐다. 모처럼 나서는 국내 무대서 팬들에게 예전처럼 좋은 경기로 보답하고 싶었다. 생각만큼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팬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는 것에 만족해했다.

대회를 마치고 만난 박성현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잠시 고민을 한 후 마이크를 들었다. 그는 "이렇게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왔네요"라고 말문을 연 뒤 "이번 한 주 동안 굉장히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죄송하다. 미국에서 경기를 해도 (팬분들이) 한결같이 새벽마다 잠을 주무시지 않고 응원을 해주신다. 그 마음을 잘 알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응원을 부탁드린다. 빠른 시일 내에 좋은 소식, 우승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자신의 진심을 꾹꾹 눌러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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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이 지난 9일 하이트진로챔피언십 3라운드 17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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