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선수한테 "좀 도와달라", 국대 투수 대답은 '쿨내 진동'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1.10.20 04:41
  • 글자크기조절
image
조상우(왼쪽).
한국을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의 중간 불펜 보직 전환. 물론 세이브 기록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었다. 팀 사정을 고려해 사령탑은 선수한테 "좀 도와달라"고 했다. 이에 선수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그러겠다"고 답했다.

키움은 19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서 5-4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키움은 3연패에서 탈출, 5할 승률(65승6무65패)을 회복했다. 키움은 SSG, NC와 함께 나란히 공동 5위에 자리했다. 반면 LG는 2연승을 마감, 69승9무55패를 기록했다. 리그 순위는 3위. 2위 삼성과 1.5경기, 1위 KT와 승차는 각각 2.5경기다.


이날 키움은 팀이 5-4로 앞선 7회말. 키움은 4번째 투수로 조상우(27)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미 키움은 지난 9월 초부터 조상우를 9회가 아닌 앞선 이닝에 투입하는 카드를 쓰고 있다. 당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조상우의 보직 변경에 대해 "이기는 상황에만 쓰는 건 팀과 선수 모두 손해다. 중요한 상황에 기용을 하는 게 좋은 방향이라 본다. 멀티 이닝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며 활용도를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령탑의 의도를 잘 파악한 조상우는 중요한 상황마다 나서며 자신의 임무를 다해주고 있다. 후반기에는 13경기에 출전해 4승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7을 기록 중이다. 이날 조상우는 속구 최고 구속 151km/h(네이버 문자중계 기준)를 마크하며 1⅔이닝 2탈삼진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특히 그는 지난 16일 삼성전에서 최고 구속이 145km/h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에 몸에 이상 신호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미 조상우는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의 7경기 중 6경기에 등판, 총 146개의 공을 던지는 투혼을 보여줬다. 이후 팔꿈치 통증으로 9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11일 간 부상자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구속 저하에 대해 조상우는 19일 LG전을 마친 뒤 "사실 아픈 뒤 2군에 내려갔다 올라오면서 밸런스가 깨졌다. 이제 다시 밸런스를 잡으려고 연습 중이다. 송신영 투수코치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밸런스를 잡은 것 같다. 요즘 제 구속을 안 본 지 꽤 오래됐다. 밸런스를 빨리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입을 열었다.

국가대표 투수의 중간 불펜 보직 전환. 이에 대해 조상우는 "후반기 시작할 때 세이브 상황이 많이 오지 않았다. 1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한 번 정도 왔다. 그러다 보니 투구 이닝도 적었다. 그때 홍 감독님이 중간에 이기고 있는 상황서 앞에 나가는 걸 승부수로 하자면서 좀 도와달라고 말씀하셨다"면서 "저는 알겠다고 했다. 선수 기용은 감독님의 권한이다. 그거에 대해 따로 길게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다"고 아주 쿨하게 이야기했다. 세이브 기록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일단 팀이 승리하고 가을야구에 갈 수 있는 방향으로 하는 게 우선이라 그냥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상우는 "현재 팔꿈치 상태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이제 8경기 남았다. 안 중요한 경기가 없다.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 꼭 가을야구에 갈 수 있도록 하겠다. 순위는 개인 성적도 그렇고 팀 성적도 되도록이면 안 보려고 한다. 보면 자꾸 신경이 쓰인다. 제 할 것만 하자고 다짐한다. 주위서 얘기해도 저는 아예 귀를 막고 있다"고 웃으며 남은 경기에 대한 선전을 약속했다. 경기 후 사령탑인 홍 감독도 "조상우가 아웃카운트 5개를 잡아줘서 투수 운용에 도움이 됐다"고 칭찬했다. 이제 5강 싸움을 하는 모든 팀들이 총력전을 펼치는 상황. 조상우의 활약에 키움의 가을야구가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image
키움 조상우.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