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브레이커까지 했는데...' 삼성 2202일 만의 가을야구, 이틀 만에 허무하게 끝났다 [PO잠실]

잠실=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1.10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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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오승환이 지난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9회초 2사 2,3루를 만들고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사진=OSEN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까지 치렀다. 삼성 라이온즈에는 6년 만의 포스트시즌이었다. 더 정확히는 2015년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이후 2202일 만이었다. 하지만 삼성에 허락된 가을 야구는 단 이틀이었다.

삼성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2차전에서 3-11로 패해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했다.


사상 초유의 타이브레이커까지 만들어낸 역대급 시즌이었다. 비록 KT 위즈와 1위 결정전에서 패해 2위에 머물렀지만, 선발 평균자책점 3위(3.98), 팀 OPS 4위(0.743)이라는 균형 잡힌 전력을 바탕으로 가을 야구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데이비드 뷰캐넌(30경기 16승 5패 평균자책점 3.10)-백정현(27경기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3)-원태인(26경기 14승 7패 평균자책점 3.06)으로 이뤄진 10승 선발 트리오는 삼성을 유력한 한국시리즈 우승 후보로 만들 정도였다.

상대 팀인 두산도 삼성의 6년 만의 가을 야구 복귀 무대를 꾸미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외국인 선발(아리엘 미란다, 워커 로켓)이 모두 없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5위 키움, 4위 LG를 차례로 연파하며 올라왔다. 더욱이 삼성의 마지막 가을 야구 상대가 두산이었다. 삼성은 6년 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에 패하며 4년 연속 통합 우승 왕조의 막을 내렸다.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듯 이틀 연속 체감 온도 4~5도라는 추운 날씨에도 9일 대구에서 2만 2079명(정원 2만 3000명), 10일 잠실에서 2만 2109명(정원 2만 3800명)으로 만원에 가까운 관중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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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 모인 삼성 팬(위)과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 모인 삼성 팬./사진=OSEN
그러나 삼성은 모처럼의 가을 야구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믿었던 선발진은 뷰캐넌만이 1차전에서 7이닝 3실점(2자책점)으로 제 몫을 했다. 2차전에서는 백정현이 1⅓이닝 4실점, 원태인 1⅓이닝 2실점으로 차례로 무너졌다.

첫 가을 야구를 경험한 허삼영 감독의 투수 교체도 번번이 아쉬움을 남겼다. 삼성은 1차전에서 뷰캐넌에 이어 선발 자원인 마이크 몽고메리를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몽고메리는 ⅔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1이닝조차 채 막아내지 못했다.

3-6으로 패색이 짙던 9회에는 잘 던지던 우규민을 내리고 갑작스럽게 마무리 오승환을 올렸다. 분위기 전환이 이유였다. 허삼영 감독의 노림수는 박세혁이 오승환에게 우월 솔로포를 때려내면서 허무하게 날아갔다.

2차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허삼영 감독은 백정현이 부진할 시 원태인을 붙인다고 예고했으나, 정작 등판한 것은 함께 몸을 풀던 최지광이었다. 최지광도 전날 몽고메리처럼 1이닝도 막지 못하는 모습(⅓이닝 1피안타 1사사구 1실점)을 보였다.

무엇보다 아쉬운 것은 날씨만큼이나 차갑게 식은 타선이었다. 1차전에서는 집중력이 아쉬웠다. 삼성이 1홈런 포함 9안타, 두산이 1홈런 포함 12안타로 안타 개수는 비슷했으나, 흐름이 이어진 것은 1회초뿐이었다. 2차전은 차갑게 식다 못해 얼어붙었다. 두산이 5타수 4안타 3타점의 호세 페르난데스를 앞세워 14안타를 몰아친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1차전에 앞서 허삼영 감독은 "두산만큼 많은 경험을 가진 팀은 없다"고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우리의 야구를 하면 승산이 있다"고 자신했다. 정규 시즌 2위를 만든 선발 야구도, 타선에서의 기동성과 연결성도 어느 하나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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