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답지 않았던 김태형... '5회 최원준' 왜 교체하지 않았나 [KS고척]

고척=김동영 기자 / 입력 : 2021.11.1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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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원준이 1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회말 호잉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뉴스1
두산 베어스가 KT 위즈와 한국시리즈에서 속절 없는 2연패를 당했다. 팽팽한 경기를 하다 5회에 '확' 무너지고 말았다. 무엇보다 김태형(54) 감독이 앞선 시리즈와 달랐던 점이 나왔다. '과감한 투수 교체'가 없었다. 최원준(27)을 좀 더 믿고 갔는데 이것이 치명타가 됐다.

두산은 1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한국시리즈 2차전 KT전에서 1-6으로 패했다. 0-1 상황에서 5회말에만 대거 5실점했다. 8회 1점을 만회했지만, 너무 늦었다.


선발 최원준이 4⅓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4회까지는 좋았다. 1회말 황재균에게 맞은 솔로포는 어쩔 수 없었다. 상대가 잘쳤다. 문제는 5회다. 모든 것이 여기서 결정이 났다.

4회까지 50구만 던진 최원준은 5회말 박경수에게 중전 안타, 심우준에게 1루 방면 번트 안타를 내줬다. 무사 1,2루. 특히 심우준에게 내준 안타는 뼈아픈 번트 안타였다. 잘 던지던 최원준이 갑자기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정재훈 투수코치가 올라와 최원준의 상태를 살폈다.

다음 조용호에게 적시타를 내줬 0-2가 됐고, 황재균에게 희생번트를 허용해 1사 2,3루가 됐다. 다시 강백호를 자동 고의4구로 보내며 1사 만루 위기가 계속됐다.


이 과정에서 두산 벤치의 개입은 없었다. 이미 코치가 한 번 마운드를 방문했기에 다음은 교체였다. 교체 필요성이 높기도 했다. 그러나 최원준으로 밀고 갔다. 결과는 유한준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공, 호잉에게 밀어내기 볼넷이었다. 순식간에 스코어 0-4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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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5회말 투수 교체 사인을 내고 있는 김태형 두산 감독(오른쪽).
플레이오프 1차전과 오버랩됐다. 당시에도 최원준이 선발로 나섰고, 4⅓이닝 5피안타 5사사구 2탈삼진 2실점이었다. 4회까지 잘 막았고, 5회 흔들린 부분도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1사 만루 위기에서 투수를 홍건희로 교체했다는 점이다.

좀 더 갈 수도 있었지만, 김태형 감독은 빠르게 투수를 바꿨다. 홍건희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치면서 위기를 넘겼다. 경기도 두산이 6-4로 승리했다. 이후 2차전까지 챙기면서 2승 무패로 한국시리즈에 왔다.

앞서 와일드카드전과 준플레이오프에서도 김태형 감독은 필요하면 1~2회에도 투수를 바꾸는 등 과감하게 움직였다. 적극적이었다. 불펜에 부하가 걸리기는 했으나 그래도 급한 불을 끄면서 경기를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한국시리즈 2차전은 아니었다. 경기 전 홍건희를 대기시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늦은 감이 있다. 차라리 최원준이 유한준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며 흔들릴 때 교체하는 쪽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한 박자 빠른 교체를 줄곧 해왔는데 유독 이날 나오지 않았다. 좀 더 지켜보다가 승리를 내준 모양새가 됐다.

이번 가을야구에서 김태형 감독을 두고 '타짜'라 했다. 빠른 판단, 현란한 경기 운영을 통해 상대 감독들의 혼을 빼놨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이게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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