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단 비화 밝힌 나성범 "(양)현종이 형과 함께 뛰고 싶다"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1.12.24 0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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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이 지난 2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장정석 단장과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에 합류한 나성범(32)이 생생한 입단 비화를 전하면서 또 다른 FA 양현종(33)과 함께 뛰길 원했다.

나성범은 지난 23일 계약을 마무리한 뒤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계약이 잘 마무리돼) 시원하다. 한 번뿐일지도 모를 FA 계약이라 잘 되길 바랐는데 좋은 계약을 한 것 같다. 내 가치를 인정해주고 대우해준 KIA 구단에 감사하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앞서 KIA는 나성범과 "계약 기간 6년에 계약금 60억원, 연봉 60억원 옵션 30억원 등 총 150억원에 계약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장정석(48) 단장에 따르면 KIA는 구단 차원에서 나성범을 국내 FA 선수 영입 후보 1번으로 꼽았다. 감독, 단장 인터뷰 때 나성범 영입에 대한 의견을 장정석 단장을 포함한 후보들에게 물을 정도였다. 장정석 단장도 나성범 영입에 깊이 공감했고 지난달 24일 부임 후 곧바로 행동에 나섰다.

다음 날인 11월 25일 장정석 단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하자마자 보고 받은 것이 나성범 영입 건이었다. 장 단장은 FA 공시가 이뤄진 26일 0시, 곧장 나성범에게 전화를 걸어 진심을 전했다. 그리고 실무진이 26일 오후 나성범을 만나러 창원으로 간다는 소식에 곧장 가방을 챙겨 함께 떠났다.


나성범은 "FA를 경험해본 선배들이 '너를 정말 필요로 하는 팀이면 연락도 오고, 직접 찾아오기도 할 것이다'라고 얘기해줬다. 당시에는 그냥 웃고 넘겼지만, 그런 일이 실제로 내게 일어나니 당황스러우면서도 기분이 엄청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정석 단장님이 취임하고 하루 이틀밖에 되지 않은 때였는데 자정이 되자마자 전화를 주시고, 저녁에는 직접 창원까지 날 보러 오셨다. 여기서 정성이 느껴졌다. 솔직히 이런 부분은 기대하지 못했는데 정말 그렇게 해주셔서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고 덧붙였다.

특별한 말은 필요치 않았다. 나성범은 "장정석 단장님이 '네가 필요하다', '지금처럼만 하면 된다. 하던대로 하다 보면 후배들이 너의 좋은 모습을 배울 것이고, 너도 후배들에게 배울 점이 있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KIA는 어느새 강팀이 돼 있을 것'이라는 등 좋은 얘기만 해주셨다. 내 입장에서는 그렇게 내가 좋다고 해주시는데 싫을 이유가 없다. 계속 얘기를 듣다 보니 마음이 많이 끌렸다"라고 첫 대면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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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사진=KIA 타이거즈


본격적인 계약 얘기는 두 번째 만남이었던 12월 7일 이후부터 시작됐다. 이쯤부터 야구계에는 KIA가 나성범에게 6년 150억원을 제시했다는 소문이 돌았으나, 공식 입장은 보름 넘게 나오지 않았다. 이를 두고 양현종 탓에 나성범과 계약 발표가 늦어진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첫 FA 계약을 꼼꼼히 챙길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나성범의 설명이다. 나성범은 이번 FA에서 에이전트 없이 직접 협상에 나섰다.

나성범은 "(소문에 대해) 나도 당연히 알고 있었고, 계속 기사로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조금 재밌었다. 당시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세부 옵션을 조율하는 중이었다. 사인은 전혀 하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포스팅처럼 기간이 정해진 것이 아니어서 여유 있게 하고 싶었다. 계약을 대충 할 수도 없고 오랫동안 함께했던 NC의 존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보니 고민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한 발 앞서 KIA 유니폼을 입은 나성범은 양현종이 같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기대했다. 나성범은 "난 (양)현종이 형이 왔으면 좋겠다. 계약이 성사된 후 단장님께도 (양)현종이 형을 잡아달라고 부탁했다. 물론 쉽지 않을 테지만, (양)현종이 형 계약도 잘 됐으면 좋겠다. 형과 함께 한 팀에서 뛰어보고 싶다"라고 적극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나성범은 광주진흥고를 졸업한 후 연세대-NC를 거쳐 14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 어린 시절 막연하게 연고 팀을 동경하던 소년은 이렇게 돌고 돌아 KIA에 입단한 것도 운명이라 여겼다. 팬들은 그런 나성범에게 4년 전 최형우(38)가 보여준 모습을 기대한다.

나성범은 "최형우 선배와 같은 사례가 있다보니 나 역시 나로 인해 KIA가 또 우승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팀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야구는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선수들과 호흡도 잘 맞아야 한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구단에서 해주신 대우에 걸맞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항상 목표를 높게 잡고 팬들이 원하는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면서 "팬들의 기대도 알고 있다. 그래서 하루빨리 인사드리고 싶고, 나도 많이 기대된다"라고 팬들과 만남을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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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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