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제목 때문에 더 절절한 드라마!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1.12.31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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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SBS
'이별'이라 쓰고 '사랑'이라 읽는 달고 짜고 맵고 시고 쓴 이별 액츄얼리! 이 드라마에 대한 설명으로 이 한 줄이 적혀있다. 다시 한 번 되뇌어 본다. '이별'이라고 쓰고 '사랑'이라고 읽는다? 다소 어려운 설명 같고, 그 의미를 알 듯 모를듯하지만, 이 드라마를 보는 순간 정확하게 이해하게 된다. '이별=사랑'이라는 사실을. 바로 SBS의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를 말한다.

'지금 헤어지는 중(이하 '지헤중')'이라는 제목 역시 모순적이다. 헤어지면 헤어지는 것이지, 헤어지는 중? 정확하게 뭘 의미하나, 싶다. 그런데 이 제목에 앞서 말했던 '이별=사랑'이라는 의미가 다 들어가 있다.


'지헤중'의 중심엔 송혜교(하영은 역)와 장기용(윤재국 역), 두 배우가 있다. 이들은 서로 사랑하지만 그 사랑을 쉽게 이룰 수 없는 입장에 놓여 있다. 극 중 하영은은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이 어느 날 갑자기 '잠수이별'로 사라진다. 이로 인한 상처로 연애, 결혼에 눈과 귀를 막은 채로 일만 하며 십여 년 세월을 보냈다. 그런 그녀에게 극 중 윤재국이 나타났다. 두 사람이 서로를 운명처럼 느끼고 사랑에 빠지려는 순간 두 사람의 인연이 꼬여있음을 알게 된다. 윤재국이 하영은에게 '잠수이별'을 안긴 남자의 동생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그런데 그의 형은 일부러 '잠수이별'을 택한 게 아니라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하영은과의 약속 장소에 나가지 못하였던 것.

자, 이런 상황을 알게 되니 어찌 두 사람이 마음껏 사랑할 수 있겠는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도 처음엔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럼에도 용기를 내서 다가갔다. 그러나 양쪽 부모의 반대라는 더 큰 장애물이 이들 앞에 놓여 있었다. 서로에게 끌리는 마음을 택하자니 부모님이 걸리고, 부모님을 택하자니 두 사람의 마음이 아프다. 진퇴양난에 놓인 두 사람, 이들은 헤어질 때까지 원없이 뜨겁게 사랑해보자고 한다.

그래서 '이별'이라고 쓰고 '사랑'이라고 읽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라는 제목이지만, '지금 사랑하는 중입니다'로 느껴지는 것이다. 그래서 드라마는 더없이 애틋하고, 애잔하다. 만약 드라마가 그저 두 사람이 만나 밝고 행복하게 사랑하고 아름답고 순탄하게 이어졌다면 이 정도의 애틋함이 없었을 것이다. 현실 속에선 슬픈 사랑이지만, 드라마에서만큼은 이룰 수 없는 사랑 혹은 이루어지기 어려운 사랑이 더욱 가슴을 울리는 법이니까.


게다가 이런 가슴 아픈 사랑을 더 부각시키는 데에는 송혜교와 장기용, 두 배우가 있기에 가능하다고 본다. 이미 톱스타인 송혜교와 성숙하면서도 도시적인 분위기를 지닌 장기용, 두 사람의 눈빛 교환, 복잡한 감정을 다 담은 표정 하나만으로도 각자의 감정을 디테일하게 담아내고 있다. 분명 대사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이 얼마나 뜨거운지가 두 사람의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며 애틋함을 더더욱 절절하게 살려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너무도 아름답다.

그래서일까? 심지어 두 사람의 사랑이 이루어지기 보단 안 이루어지는 걸 바라는 마음까지 드니 말이다. 어쩌면 쓸쓸한 겨울밤, 애틋한 사랑 이야기가 너무도 잘 어울려서 그런 것도 같다. 어찌 되었든 '지금 만나는 중입니다'가 아니라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란 제목 때문에 시청자이 애틋함에 빠져들 수 있는 게 아닐까, 싶다.

?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 제목이 신의 한 수! 애틋해서 더 안타깝고, 아름다운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 (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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