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미안', 심플해서 더욱 영리한...! [TV별점토크]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2.01.28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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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맘마미안'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혹은 단순함의 미학. 혹은 단순함이 최고다. 이렇듯 단순함에 대한 수많은 칭송이 있다. 단순함이 왜 이리 고 평가를 받는 것일까? 사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단순함에 대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 가령 책에서도 쉬운 단어보단 어려운 한자식 표기를 써야 '있어 보이고', 짧은 문장보단 수식어가 잔뜩 붙은 문장이 '잘 쓴 글'이라는 인식이 있었다. 비단 글의 문제가 아니라 인테리어도 그랬다. 온갖 장식품으로 꾸며진 집이 훨씬 더 '잘 꾸민 인테리어'라는 인식. 하지만 요즘은 어떤가. 미니멀리즘이 대세 아닌가. 패션도, 메이크업도, 전반적으로 단순한 것들을 추구한다.

그러면서 단순한 것이 부각되기 시작했고, 이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한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어필하는 효과가 크다. 때문에 방송 프로그램의 콘셉트 회의를 할 때 될 수 있는 한 단순하게 만들고자 제작진은 머리를 맞댄다. (그 이유는 오늘 소개하는 프로그램과 접목시켜서 뒤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예능 프로그램은 더 그렇다. 한 번 생각해 보라. 단순한데 재미있다? 이 둘은 서로 반대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듯하지 않는가? 이러저러한 출연자나 여러 상황을 넣으면 재미있게 만드는 데 더 쉬울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음식을 만들 때 여러 가지 양념을 넣는 게 간장, 소금 등만으로 만드는 것보다 더 쉽게 느껴지지 않는가. 마치 방송 프로그램도 이것과 비슷하게 여겨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단순한데 재미있다?' 이것은 제작진의 굉장한 내공과 고민, 기술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런 면에서 눈에 띄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 every1의 '맘마미안'이다. '맘마미안'은 강호동, 이수근, 이혜성을 MC로, 승우아빠, 박성우, 김정욱 세 명의 쉐프가 고정으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함이 돋보인다. 전체적인 콘셉트만 풀어보면 이렇다. 유명인과 그의 어머니가 매회 게스트로 출연하고, 쉐프 세 명이 엄마의 요리를 따라서 만든다. 그리고 유명인은 음식의 맛만 보고 '자기 엄마의 음식'을 맞힌다는 것이다.

어떤가? 그냥 이 몇 줄만으로 어떤 프로그램인지 바로 이해되지 않는가? 이렇게 한 두 줄로 프로그램 전체가 파악되는 것, 이것이 바로 단순한 콘셉트다. 그렇다면 이렇게 단순한 콘셉트가 왜 시청자에게 어필하는 것일까?


예능 프로그램은 인강이나 EBS 교육 프로그램이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은 여가를 즐기기 위해, 머리를 식히기 위해, 아무 생각 없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집중해서 보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그냥 누워서 편안한 자세로 머리를 텅, 비운 채로 보는 프로그램이란 이야기다.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고, 쉽게 이해되어야 좋은 프로그램이란 것이다.

여기에 누구에게나 다 궁금한 '대결'구도를 가미했는데, 이것 역시 심플한 장치이다. '대결'이란 구도는 재미와 긴장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불멸의 콘셉트다. 과연 엄마 음식을 맞힐까? 과연 어떤 사람이 탈락할까? 하는 궁금증이 프로그램 처음부터 끝까지 끌어가는 힘이며, 이 결과는 프로그램 마무리에 공개된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일단 시작을 보면 끝까지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왜? 결과를 보지 않으면 프로그램 내용의 마무리가 안 되니까 말이다.

그런데 지금 혹시 '이런 콘셉트를 만드는 거 별거 아닌데?', 이렇게 생각 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미 나와 있는 프로그램을 보고 해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쉬워 보이지만, 이렇게 단순한 콘셉트를 만드는 건 의외로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때문에 너무 뭐가 없을 정도로 심플한가?, 싶을 정도로 단순하게 구성한 '맘마미안' 제작팀이 오히려 영리한 선택을 한 것이며, 그것이 시청자들을 모으는 데 큰몫을 하고 있다.

◆ '맘마미안', 결과는 뭘까? 그것 하나만으로도 보게 되는 프로그램!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st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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