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 진 "럭비 월드컵 1승 목표..임시완 선배님 만나고파"[한복인터뷰]

한해선 기자 / 입력 : 2022.01.30 08:00 / 조회 :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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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럭비 선수 안드레 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한국에서 럭비가 불모지였어요. 우리 선수들이 잘한다는 걸 알았지만 이번에 좋은 지도자를 만났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셨죠. 한국 럭비 역사를 많이 찾아봤는데 럭비는 홍보가 잘 안 됐었어요. 제 선수생활은 1년 남았지만 다음 챕터는 럭비 홍보 대사로 방송 활동을 하고 싶어요."

코퀴야드 안드레 진, 김진(31) 선수가 대한민국 럭비팀에 가진 애정과 자신감은 상상 이상으로 컸다. 지난해, 한국 럭비팀이 생긴지 무려 98년만이자 처음으로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올림픽 본선 첫 무대를 가진 것에 온 국민이 감격했다. 선두에 안드레 진이 있었고, 그는 호주 전에서 후반 트라이를 성공하며 유일한 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서 비인기종목이었던 럭비가 그의 활약으로 관심 받게 된 순간이다.

그리고 금의환향한 안드레 진은 럭비팀을 유심 깊게 본 유재석의 픽으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렸다. 안드레 진은 럭비에 대한 누구보다 뜨거운 애정을 진솔하게 전하면서, 이국적인 외모에 반전인 재치 있는 입담으로 유재석과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이탈리아계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인 모델 김동수 사이에 태어난 그의 미국, 한국 국적의 인생 스토리, 대한민국 럭비 1호 귀화 선수인 점도 국민적 호감을 유발했다. 안드레 진은 최근 JTBC '뭉쳐야 찬다2'(이하 '뭉찬2')와 '전설체전'에 고정 출연, 배우 임시완, 강소라, 민효린 등이 소속된 플럼에이앤씨와 전속계약을 체결하면서 선수 생활과 함께 본격적인 방송 활동도 시작했다.

스타뉴스가 안드레 진과 만나 그의 인생 스토리와 2020 도쿄올림픽 데뷔, 2022 남아공월드컵 본선 진출 소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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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럭비 선수 안드레 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한복 차림이 잘 어울린다. 명절 한복 인터뷰는 처음이지 않나.

▶돌 때 한복을 입은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한복 인터뷰가 태어나서 처음인데, 연예 매체에서 인터뷰하는 것도 처음이다. 아직 이런 자리가 익숙하지 않은데, 매번 스포츠 뉴스 인터뷰만 하고 럭비 얘기만 하다가 이번엔 또 다른 재미있는 얘기를 할 것 같다.

-올해 설 역시 2020년, 2021년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겹쳐 가족들끼리 모이기 힘들 것 같은데, 설 연휴를 어떻게 보낼 계획인지.

▶한국에서 늘 인사로 하는 '새해에 건강하자'라는 말이 으레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상황과 함께 그 말이 소중해졌다. 아버지, 할머니 등 미국 가족들이 오미크론 때문에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 더욱 건강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다. 이번 설엔 가족들끼리 화상 회의식이나 영상통화를 하려고 한다. 원래 2주에 한 번씩 가족들끼리 화상으로 만났는데 요즘엔 내가 올림픽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어서 자주 보지 못했다. 넷플릭스에 '뭉찬2'가 있어서 가족들이 그걸 보고 나에 대해 많이 물어본다. 나도 내가 넷플릭스에 있다는 게 신기하다. 최근에 '뭉찬2' 때문에 넷플릭스에 가입했다.(웃음)

-최근 선수로서, 방송인으로서 활약이 많았다. 지난해 여름엔 2020 도쿄올림픽으로 럭비팀이 98년 만에 올림픽 첫 무대를 가졌고, 11월엔 국가대표 럭비팀이 아시아 럭비 선수권 준결승에서 일본을 꺾고, 2022 남아공 월드컵 진출을 하게 됐다. 한일전을 마친 뒤엔 눈물을 보이기도 했는데. 방송에는 '유퀴즈' 게스트부터 '뭉찬2', '전설체전' 고정 출연을 했다.

▶올림픽이라는 게 현실적인 꿈이라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은 럭비 불모지였다. 우리 선수들이 잘한다는 걸 알았지만 좋은 지도자를 만났고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셨다. 나는 작년에 무릎 수술을 하고 재활하면서 올림픽에 나가려 했다. 올림픽이 큰 무대인 게, 작년 8월 도쿄올림픽을 치르고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다들 환영해 주시더라. 새로운 길이 생겼다. 인생이란 게 하룻밤 만에 바뀐다는 걸 경험했다. 나는 2022년에 만 31세의 나이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마침 그게 이뤄진 것 같아 신기하다. 나는 그동안 많은 나라에서 많은 종목을 했는데 TV에도 나오니 신기했다. 나는 15살부터 럭비를 했고 프로 럭비 생활을 7년 했다. 계속해서 럭비에 남아있을 것 같은데 TV 등 다른 활동도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나는 항상 한국 럭비에 대해 생각한다. 한국 럭비 역사를 많이 찾아봤는데 럭비는 홍보가 잘 안 됐다. 선수는 1년 남았지만 다음 챕터는 럭비 홍보 대사로 방송 활동을 하고 싶다.

-안드레 진 선수가 출연한 '유퀴즈' 편이 많은 이들에게 주목 받았고, 럭비가 조명된 큰 계기가 됐다.

▶'유퀴즈'도 너무 감사하다. 유느님(유재석)이 우리 팀의 경기를 봤다면서 꼭 럭비팀을 섭외하고 싶었다고 하시더라. 이후에 나는 당시 청소년 대표팀 선발전 일정이 있어서 MBC '놀면 뭐하니?'에는 출연하지 못했지만, 럭비팀에서 다른 선수들이 나오기도 했다. 나는 '유퀴즈'라는 좋은 무대에서 방송 데뷔를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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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럭비 선수 안드레 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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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럭비 선수 안드레 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지난해 연말엔 럭비 국가대표팀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아시아 럭비 세븐스 시리즈(ARSS)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고 2022 남아공 럭비 7인제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럭비가 17년 만에 월드컵에 진출해 감회가 남다를 텐데, '뭉찬2'에선 대한민국이 일본을 꺾은 사실에 큰 자부심을 보이기도 했다.

▶올림픽에 나갈 때에도 우리는 상대가 얼마나 잘하는지 알았다. 한 경기만 이기는 것도 힘들 거라는 것도 알았다. 그대신 럭비가 얼마나 재미있는 종목인지 보여주겠단 마음으로 했다. 럭비가 일본에서 인기종목인데, 일본만 잡아도 한국에서 이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첫 한일전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보상을 드릴 수 있어 기뻤다. 나는 2022 남아공 월드컵 예선전에서 1, 2위에 따라 큰 무대에 나가는 기회가 달라지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남자들이 일본 남자들에 비해 신체적으로 더 크고 럭비팀에 맞다. 거기에 우리는 좋은 지도자 찰리 감독을 만났다. 2002년 월드컵에서 우리에게 히딩크가 있었듯이, 이번 럭비팀에는 찰리 감독이 있다. 찰리는 남아공 사람인데 일본에서 지도를 한 적이 있고 누구보다 한국을 사랑하는 감독님이다. 나는 팀 안에서 통역 역할도 하는데 찰 리가 통역 부탁도 많이 한다.(웃음)

-'뭉찬2' 멤버들도 2022 남아공 월드컵 경기에 많은 응원을 해준 것 같은데.

▶친한 선수들에게 개인 톡이 자주 왔고, 출국 며칠 전에는 안정환 감독님에게 개인톡이 왔다. 안 감독님이 '무릎 부상 조심하고 나는 너의 한국 아버지다'라고 해줘서 힘이 많이 났다. 나에겐 럭비팀 동료뿐만 아니라 '뭉찬' 동료들이 생겼는데, 올림픽 선수들이 응원을 해줘서 너무 힘이 났다. 우리팀에 대한 책임감도 커졌다.

-'뭉찬2'는 어떤 계기로 출연하게 됐나.

▶내가 한국에서 하고 싶은 방송이 딱 하나 있었다. 2020년 3월에 비행기를 타고 갈 일이 있었는데 JTBC 프로그램에서 안정환, 박태환, 허재가 축구를 하고 있었다. 나는 원래 스포츠 선수들을 좋아했는데, 2002년 월드컵 때 봤던 안정환 선수가 감독으로 있고 다른 종목의 스포츠 선수들이 축구를 하고 있더라. 안 감독님이 선수들에게 '이렇게 못하면 럭비팀처럼 된다'고 말한 장면이 있었는데, 나는 그것 자체로 럭비팀에 대한 최고의 홍보라 생각하고 '뭉찬'을 하고 싶었다. 도쿄올림픽 준비를 하던 5, 6월에 JTBC 작가님이 럭비팀에 연락처를 물어봐서 처음엔 장난인 줄 알았는데, 내가 축구를 좋아한다고 말한 인터뷰를 봤다고 하더라. 그리고 안 감독님이 '뭉찬'에 럭비선수도 나와야하지 않냐고 말하셨다고 했다. 나에게 어머니는 엔터에서 롤모델이고, 아버지는 생각이 깊은 데에서 롤모델이다. 나는 멋있는 남자를 정말 좋아하기 때문에 부모님 이외에는 무조건 감독님들을 존경한다. 고등학교, 대학교 때 감독님, 지금 럭비팀의 찰리 감독님, '뭉찬' 축구팀의 안정환 감독님 모두 좋다.

-'뭉찬2' 어쩌다벤져스 멤버들과의 합은 어떤가.

▶허민호 선수와 전지훈련 때 방도 썼고 제일 친하다. 내가 혼자 운전하고 다닐 때, 민호 선수와 운전하고 가서 방도 같이 쓰면서 밥도 같이 먹었는데 너무 잘 맞는다. 나도 '뭉찬'에 진짜 축구를 하러 나가는데 민호 형도 그런 생각을 가져서 잘 맞는다. 90년대생 이상끼리 모인 막내라인 단톡 방이 있는데 (김)준호, (조)원우, (이)장군이, (이)대훈이랑도 친하다. 선수촌에선 오히려 준호, 대훈이랑 말섞을 일이 없다가 '뭉찬'에서 친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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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럭비 선수 안드레 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안정환, 이동국, 김용만, 김성주는 각각 어떤 감독이고 코치인가.

▶(김)용만이 형은 너무 재미있고 천재라 생각하고 내가 너무 사랑한다. 본인이 '깔깔쟁이'라고 하는데 라이브쇼를 보는 것 같다. 내가 '용만이 쌤'이라 부르다가 용만이 형이 '무슨 쌤이나 형이라 해라'고 해주셨다. '전설체전'도 같이 찍으면서 '너 소속사 들어갔다며', '뭐 하고 싶니', '몸 조심해서 해'라고 나에 대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이동국 코치님도 따뜻하시고 되게 잘 해주신다. 코치님이 송도에 있는 축구교실에 불러서 축구를 가르쳐 준다고 하시더라. 이동국 코치님이 잘 대해주시고 개인 톡도 해주신다. 김성주 씨는 진짜 프로다. 그 분 없이 방송 진행이 안 될 정도다.

-'뭉찬'이 힘겹게 상대팀에 승리하는 모습이 국가대표 럭비 선수들의 모습과도 겹쳐 보여 감동적이다. '뭉찬' 경기를 하며 이 같은 생각이 드는지?

▶많이 겹치긴 하다. 우리는 아마추어인데 매주 발전하는 게 보인다. 럭비도 똑같다. 우리가 비인기 종목인데 가능성이 넘친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고 맞추다 보니 우리도 좋은 모습이 나오고 있다. 럭비 대회에서도 발전하고 있다. 두 팀이 큰 목표를 세우면서 발전하는 게 보여 신기하다. 축구, 럭비에서 '에이스'는 없다고 생각하는데 자기 역할을 일단 열심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22년에 '뭉찬'에선 전국제패, 럭비에선 '아시안게임' 1등을 목표로 한다. 월드컵도 있다. 올해만 해도 한국부터 세계까지 하나씩 잡아야 한다. 부담도 있지만 힘듦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그렇다. '뭉찬'에서 MOM을 받았는데, 럭비도 축구도 힘들어야 잘 된다.

-'뭉찬2' 멤버들과 함께 하며 어떤 점을 배우게 됐는지.

▶방송에서 스포츠 예능을 하다 보니, 예능적으로 재미있게 하다가 축구로는 진지한 스포츠맨이 된다. 방송하면서 멘탈 변화가 더 강해진 것 같다.

-럭비선수 생활과 회사원 생활도 같이 한 걸로 알려졌는데, 회사원으론 어떤 일을 했었나.

▶상하이 스포츠 마케팅 팀에서 SNS 홍보 방향, 통역을 했다. 미국 이메일도 주고 받고 마케팅에 필요한 여러 일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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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럭비 선수 안드레 진 /사진=이동훈 기자 photoguy@


-최근엔 임시완, 강소라, 민효린이 있는 연예 기획사 플럼에이앤씨와 전속계약을 맺고 스포테이너로서의 활동을 예고했다. 어떤 마음으로 럭비와 방송활동을 겸하려고 결심했나.

▶올림픽에 갔다와서 방송에서 섭외가 많이 왔다. 처음에는 지인을 통해서 방송 스케줄을 잡고 했다가, 어머니 지인이 작가셔서 플럼에이앤씨 대표님과 인연이 이어졌다. 나도 아직 소속사에서 임시완 선배님을 본 적이 없는데, 주변에서 다들 사인을 받고 싶어하더라. 선배님과 자리를 마련해야겠다.(웃음) 럭비팀에 돌아가면 누구보다 더 열심히 하고 싶은 마음이다. 두바이에서 일본전이 '인생 게임'이었는데 더 잘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올해가 마지막 프로 생활이니 부담도 있지만 좋다. 연예 기획사에 들어간 후엔 생얼도 못하고 생활이 달라진 것 같다.(웃음) 원래 조심히 행동했지만 평소의 생활도 더 조심스럽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든다. 어머니가 어릴 때부터 '너는 키 큰 외국인이니 어디에 있어도 주목을 받을 것이다'라며 조심해서 행동하라고 얘기하셨다. 이제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보고 아저씨들도 많이 알아보신다. 최근 집 앞에서 닭갈비를 먹은 적이 있는데 그때도 나를 알아보시더라. 나는 내가 사랑하는 럭비를 하면서 좋은 말을 듣기 때문에 복 받은 거라 생각한다.

-안드레 진 선수의 방송 활동에 대해 어머니 김동수 씨는 어떤 반응인가. 어머니도 과거에 뛰어난 예능감으로 방송활동을 많이 했는데.

▶어머니가 뿌듯해하시고 좋아하신다. 어머니가 잔소리가 많은 편이지만 나의 좋은 롤모델이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어떤 방송이 맞을지도 말해주시고 헤어 메이크업도 도와주셨다. 지금 소속사에 들어가기 전에는 엄마가 '모매저'(momager, mom+manager) 역할을 했다. 엄마가 MBTI 유형 중에 ENFP인데, 내가 엄마한테 그런 부분을 이어받은 것 같다. 나는 ESFJ인데 주변에 사랑을 주고 받는 타입이라 하더라.(웃음)

-방송 활동이 많아지면 이제 '스포테이너'란 수식어가 붙을 텐데. 각오는?

▶나는 아직 스포츠맨이고 싶다. '스포테이너'가 우리나라에만 있는 단어인데, 일단 나는 스포츠인으로서 활동하는 데에 중점을 두면서 방송을 통해 럭비를 홍보하고 싶다.

-설 인사와 더불어, 안드레진 선수를 응원하는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씀.

▶건강이 우선이다.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럭비든 축구든 최선을 다하겠다. 작년에는 한국 럭비를 국민들에게 소개했고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란 말을 들었는데, 올해는 반드시 월드컵에서 1승을 하고 이후에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을 딸 것이다. '뭉찬'에선 무조건 전국재패를 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럭비도 축구도 사랑하니까 개인적으로는 올해가 제일 기대되는 해다.

한해선 기자 hhs4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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