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스물다섯, 스물하나', 청년들 '전(前) 상서(上書)'?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2.03.0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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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청춘(靑春), 하면 싱그러운 젊음, 도전, 꿈과 희망, 미래에 대한 가능성 등등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에 딱 맞는 의미들부터 떠오른다. 그렇다, 청춘은 실패해도 훌훌 털고 일어날 수 있을 만큼 힘이 넘치고 지치지 않는 시기니까.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청춘의 이런 초 긍정적인 이미지가 퇴색해 가기 시작했다. 3포 세대, 즉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산다더니 여기에 주택과 인간관계를 포기해야 하는 5포 세대가 되었고, 이것도 모자라 꿈과 희망까지 포기한 7포 세대가 되더니, 이제는 포기할 것이 셀 수도 없이 많아 N포 세대가 되면서 말이다. 그만큼 청춘들이 사는 게 팍팍한 세상이 되었다는 얘기다.

누군가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고, 누군가는 소년이여, 야망을 가지라고 말하지만, 이런 말들이 뭐 딱히 위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다 포기하게 되는 이들에게 선물 같은 드라마가 나타났다. 이들이 꼭 보았으면 하는 드라마! 바로 tvN의 '스물다섯, 스물하나'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김태리, 남주혁 주연의 드라마로, 1998년, 시대에게 꿈을 빼앗긴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청량로맨스물이다. 1998년은 우리나라가 IMF를 겪은 격동의 시기였다. 어쩌면 나라가 망할 수도 있겠다, 싶은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 수많은 기업들이 줄줄이 부도가 났고, 가장들은 하루아침에 구조조정을 당해 직장을 잃었으며, 취직을 앞둔 청춘들은 미래가 불안했다. 게다가 새롭게 맞이할 밀레니엄 시대를 생각하면 손에 잡히는 무언가가 필요했으나 손에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 허탈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이 때를 배경으로 한다. 그래서 시대가 청춘들의 꿈을 빼앗아 갔다고 말하며, 특히 남주혁(백이진 역)은 몰락한 도련님으로 이 시기의 모든 면을 대변하고 있다.

자, 드라마 배경만 보면 어떤가! 참으로 칙칙하다. 회색빛이 떠오르며 김태리, 남주혁, 두 주인공들이 그 시대를 살아가느라 우울 모드로 있을 것만 같지 않은가? 그러나 웬걸! 드라마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시대나 분위기는 그 어떤 때보다 암울하나 드라마의 내용은 통통 튀는 싱그러움, 그야말로 초특급 청춘로맨스물이다.

특히 여기 일조하는 캐릭터가 바로 김태리가 맡은 나희도라는 인물이다. 밝고 씩씩하고 열정가득하고, 어뚱하기까지 한 캐릭터다. 펜싱 꿈나무였지만 역량이 점점 떨어지며 연속적으로 실패를 겪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는다. 펜싱만 하면 신나고 즐거워서 손에서 칼을 놓을 수 없다. 엄마의 적극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도전했다. 함께 하는 동료선수에게 대놓고 미움을 당해도 절대 굴하지 않고 또 도전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속 되는 실패, 주변의 반대를 겪으면 좌절하기 마련이지만 그녀에게 포기란, 그야말로 배추를 셀 때 쓰는 말이나 다름없었다. 슬픔을 희화화(??化)하면서 훌훌 털어버렸고, 그 결과 펜싱국가대표 선수 자격을 따냈다. 그녀의 이런 초 긍정적인 기운은 몰락한 도련님, 그래서 대학도, 꿈도 포기한 남주혁에게 흘러들어간다. 갑자기 사라진 그에게 보낸 그녀의 메시지에서도 드러난다.


"백이진, 나야, 희도. 네가 사라져서 슬프지만 원망하진 않아. 네가 이유 없이 나를 응원했듯이 내가 너를 응원할 차례가 된 거야. 네가 어디에 있든 네가 있는 곳에 내 응원이 닿게 할게. 내가 가서 닿을게. 그 때 보자."

그리고 그녀의 응원은 정말로 그에게 닿았고, 그는 자포자기했던 삶의 무게를 털어내고 일어섰다. 이 두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청춘'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리고 젊음이 무기라는 걸,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에 늦지 않은 때임을 저절로 느끼게 해 준다. 두 사람이 그려나가는 이야기는 싱그럽고 밝고 희망차다. 그 기운은 시청자에게도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분명 청년 시청자들도 마찬가지로 느낄 것이다.

"시대가 다 포기하게 만들었는데, 어떻게 행복까지 포기해? 둘이 있을 땐 아무도 몰래 행복하자!"라는 김태리의 대사처럼 지금 이 순간 모든 걸 포기한 청춘들에게 이 드라마의 응원이 닿기를! 청춘들이여, 이 드라마를 보며 행복해지길 바란다.

? '스물다섯, 스물하나', 행복 바이러스가 저절로 전파되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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