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별점토크] '킬힐', 진부한 것 같지만 새롭다?

이수연 방송작가 / 입력 : 2022.03.11 11:49
  • 글자크기조절
image
킬힐 / 사진=tvN
새로운 것은 언제나 시선을 끈다. 상품도 신상이 좋으며, 사람도 새로운 인물을 만날 때 설레고 기대되니까. 방송 프로그램 역시 마찬가지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등장할 때 '과연 어떨까? 재미있을까? 잘 만들까?' 등의 궁금증과 호기심이 생긴다. 여기서 한 발 더 들어가 살펴보면 드라마, 예능, 다큐멘터리 등 장르에 관계없이 '다루는 내용' 또한 새로울 때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비슷한 소재, 비슷한 출연자, 비슷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은 굳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새로운 프로그램이 방영되는 순간 기존의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는 무엇인지, 새로운 점은 무엇인지부터 주목하게 된다. tvN에서 이번 주 새로 시작한 드라마 '킬힐' 역시 그랬다. 이 드라마는 어떤 새로운 것을 가지고 있을까?, 눈여겨 살펴보게 되었다는 것이다.


'킬힐'은 10cm 이상 되는 여성들의 구두를 의미한다. 힐을 신어본 사람은 아는데, 힐을 신는 순간 키는 당연히 커 보이고, 뒤꿈치가 올려가기 때문에 다리선이 더 가늘어 보이며, 다리선이 긴장하기 때문에 걸음은 좀 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고, 전체적인 실루엣이 늘씬해 보인다. 물론 구두가 높아서 피로감이 따르지만, 그 반대급부로 얻어지는 효과가 크기 때문에 힐을 신는다.

드라마 '킬힐' 역시 이런 의미를 담고 있다. 살인적인 높이의 굽을 지닌 구두 위에서 버티는 데는 고통과 아픔이 따르지만 높은 곳에 올라온 이상, 다른 이들의 납작한 정수리를 본 이상, 그 위에서 내려오기란 쉽지 않다고. 이는 구두의 높이가 아닌 사회에서의 성공의 높이에 대한 비유를 말한다. 아찔한 킬힐처럼 점점 더 상승하는 사회적인 성공과 지위 말이다. 드라마는 '오를수록, 높을수록, 탐하고 싶어지는' 이 신분상승욕(?)을 다루고 있다. 어쩌면 뻔한 것 같지만, 의외로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 시선을 끌었다.

우선 새롭게 느껴지는 부분은 소재 덕분이다. 홈쇼핑의 쇼호스트들 이야기다. 드라마 강국이나 다름없는 우리나라에서 어쩌면 안 다뤄 본 내용이 없을 정도로 수많은 소재의 콘텐츠들이 쏟아졌다. 이 소재도 흐름이 있어서 최근 얼마 동안은 입시와 학부모 이야기가 대거 등장했고, 어떤 땐 타임슬립에 관한 이야기들, 어떤 땐 좀비나 유령 등의 이야기로 그 때 그 때 변화했다. 여기에 직업군도 항상 흐름이 있어서 의학 드라마, 법정 드라마, 재벌가 드라마 등 특정 직업군이 다수 등장한 편이다. 그런데 '킬힐'처럼 쇼호스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드라마는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방송에 얼굴을 비치는 인물들인 연예인이나 앵커까진 있었어나 쇼호스트라는 직업군은 없었기 때문에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 색다른 맛이 있다.


또 다른 색다름은 김하늘, 김성령, 이혜영 세 명의 여성들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이들이 성공에 대한 욕망을 가지고 어떻게 사투를 할지를 풀어간다는 건데, 여기서 주목할 점은 이들의 나이대가 다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류의 스토리를 다룰 땐 주로 비슷한 나이대의 라이벌들로 그 관계를 풀어가는 게 보편적이다. 그래야만 서로가 원하는 바, 즉 목적이 비슷하기 때문에 얽키고 설키는 상황을 잘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킬힐'은 다른 나이대와 직업군을 두어서 각자의 욕망을 위해 서로가 서로를 이용하며 친구지만 적 같고, 적 같지만 친구 같은 관계 설정을 하고 있다. 때문에 비슷한 또래를 벗어났기에 이들 세 명의 여자 주인공들을 보는 것 또한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킬힐'이 첫 회에 비해 2회 째는 다소 시청률이 하락했다. 4.4%의 출발이었으나 4%로 소폭 하락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새로움 때문에 당분간 기대하며 시청해 보면 어떨까, 싶다.

? '킬힐' 세 여자의 관계가 어떻게 풀릴까, 궁금하게 만드는 드라마! 그래서, 제 별점은요~ ★★★★☆(4개 반)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