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진 잡겠다" 후배의 도발, '저격대상'된 100억 타자의 응답은?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3.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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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건우(오른쪽)가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리그 시범경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포수 박세혁(왼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OSEN
친하게 지내던 선·후배가 적으로 만나게 됐다. 치열한 대결에서의 승리는 도전장을 받아준 형의 몫이 됐다.

박건우(32·NC)는 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2022 KBO 리그 시범경기에서 팀의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경기는 오랜 시간 두산 외야의 터줏대감으로 자리매김했던 박건우의 첫 친정 나들이기도 했다. 두산의 2010년대 세 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했던 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6년 총액 100억 원 계약을 통해 NC 다이노스로 둥지를 옮겼다.

야구장에 도착한 박건우는 허경민(32), 양석환(31), 김재환(34) 등의 선수와 이야기를 나눴다. 김태형(55) 두산 감독은 오랜만에 제자를 만나 볼을 꼬집기도 했다.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34)는 캐치볼을 하던 박건우를 향해 알 수 없는 몸짓을 보내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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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2022 KBO 리그 시범경기를 앞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오른쪽)이 NC 박건우의 볼을 꼬집고 있다. /사진=OSEN
그리고 공교롭게도 이날 두산의 선발투수는 최원준(28)이었다. 지난 1월 열린 입단 기자회견에서 박건우는 상대해보고 싶은 두산 선수로 최원준을 꼽았다. "워낙 장난도 많이 친다"고 말한 박건우는 "(최원준이) "형 나오면 삼진 잡겠다"고 했다"며 "결과는 해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그리고 박건우는 이적 후 3개월 만에 드디어 최원준과 만나게 됐다. 1회 첫 타석에서 박건우는 삼진을 당하지 않으려는 듯 최원준의 초구를 곧바로 공략했다. 빗맞은 타구는 그대로 높이 떴다가 유격수 박준영(25)의 글러브로 들어갔다. 1차전은 최원준의 승.

이후 8타자를 모조리 범타로 처리한 최원준은 4회 초 다시 박건우를 상대했다. 지난 타석과는 달리 공 3개를 지켜본 박건우는 4구째 바깥쪽 패스트볼을 공략,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깨끗한 안타를 터트렸다. 첫 타석의 굴욕을 설욕한 것이다. 박건우는 출루 직후 대주자 정진기(30)와 교체되며 경기를 마감했다.

두 선수는 2번의 맞대결에서 내야 뜬공 하나, 안타 하나를 기록하게 됐다. 결과적으로는 삼진도 안 당하고, 안타까지 기록한 박건우의 우세라고 볼 수 있다.

형에게 맞은 안타가 치명적이었을까, 최원준은 이후 손아섭(34)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닉 마티니(32)에게도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투런포를 허용, 3-3 동점을 내줬다. 최원준은 경기 종료 후 "타선이 한 바퀴 돌고나서 안타를 맞은 것도 내가 원하는 점검 포인트를 확인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후 박건우는 "오랜 시간 함께했던 친정팀 감독님, 코치님, 선수들에게 인사했는데 반갑게 맞이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두산 경기라고 해서 특별하다기보다 평소처럼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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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원준. /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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