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명, 굿샷 외쳤다' 886일 만에 풀린 '직관' 첫 날 분위기 어땠나 [★현장]

여주=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04.15 06:03
  • 글자크기조절
image
14일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라운드를 보러 온 갤러리들./사진=심혜진 기자
마침내 필드의 문이 열렸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갤러리가 입장했다. 2019년 1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필드로 들어온 골프 팬들은 오랜만에서 선수들의 활약을 가까이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14일 경기도 여주 페럼클럽(파72·6628야드)에서 KLPGA 투어 신설 대회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1라운드가 열렸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면면을 보면 화려하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는 김세영(28·메디힐)과 유소연(32·메디힐) 등이 출전한다. 이들은 스폰서 대회라 출전에 나섰고, 초대 챔피언을 노린다. 그리고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돌아온 박민지가 올 시즌 처음으로 출격한다. 지난해 6승을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던 박민지는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골프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올 시즌 KLPGA 개막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수연(28·동부건설)을 비롯해 박현경(22·한국토지신탁), 장하나(30·BC카드) 등도 나섰다.

무엇보다 2년 5개월 만에 갤러리 입장이 허용된 것이 반갑다. 2019년 11월 10일 끝난 ADT캡스 챔피언십이 마지막 갤러리 입장 허용 대회였다. 886일 만이다.


미국프로골프(PGA),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는 지난해 갤러리 입장을 허용했지만 국내 남녀 골프 모두 2020, 2021 시즌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강화돼 갤러리 없는 시즌을 치러야 했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 갤러리 입장이 허용되면서 분위기는 한껏 달라졌다.

오전에는 비가 오고, 다소 쌀쌀한 날씨였지만 평일 주중임에도 적지 않은 갤러리들이 대회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굿샷" 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선수들의 샷 하나하나에 함께 기뻐하고 아쉬워했다. 좋은 샷에는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KLPGA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갤러리는 700명이 입장했다. 오전에는 인원이 적었지만 오후가 되면서 더 많은 팬들이 골프장을 찾았다.

갤러리 허용은 선수들, 팬들, 관계자 모두 반가웠다. 1라운드 단독 1위에 나선 박지영(28·한국토지신탁)은 "2년만에 갤러리 분들이 오셨다. 내가 잘 쳤는지 못 쳤는지 반응을 알 수 있었다. 응원해주시고 박수쳐주셔서 재밌게 했다"고 웃어보였다.

2년 만에 국내 나들이에 나선 유소연도 반색했다. 그는 "미국은 지난해부터 관중이 입장했지만, 국내 대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날씨가 추웠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 속에 더 힘내서 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2년 만에 갤러리 오픈이 되어서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실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 많이 기다려 주신만큼 선수들 더 많이 좋아해 주시고 칭찬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팬들도 반갑긴 마찬가지. 그동안 TV 중계로만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의 플레이를 직접 눈으로 다시 보게 돼 기뻐했다. 이날은 박현경 팬클럽이 경기장을 찾은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경기도 화성에서 온 박현경의 한 팬은 "직접 눈으로 봐서 정말 좋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다. 작년에 갤러리 입장 허용이 될 줄 알고 기다렸는데, 되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다행히 올해 풀려서 이렇게 올 수 있었다"며 "박현경 프로가 마지막 홀 버디를 했으니 내일 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응원했다.

서울에서 온 이주승(63)씨는 "아내와 함께 왔다. 그동안 TV로만 봐서 답답한 부분이 있었다. 박민지 프로를 좋아하는데, 작년에 잘했을 때 직접 못봐 너무 아쉬웠다. 드디어 직저버 볼 수 있게 됐다. 너무 좋다. 날씨가 조금 춥긴 했지만 선수들의 시원시원한 샷으로 속이 뻥 뚫린다. 선수들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웃어보였다.

그동안 딸의 경기를 볼 수 없었던 선수 부모도 이제 대회를 관람할 수 있게 된 부분도 기쁘다. 유해란(21)의 부모도 이날 대회장을 찾았다. '유해란의 FAMILY'가 적혀있는 비표를 목에 건 채 딸의 모습을 지켜봤다. 경기력에 부담을 주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 멀리서 지켜봤다. 1번홀에서 좋은 티샷을 하자 환한 미소와 함께 박수를 쳤다. 그리고는 "감사합니다"는 말을 남긴 채 딸을 뒤쫓아갔다.

KLPGA 관계자는 "우리도 설레었다. 이제야 진정한 골프 대회가 된 거 같다. 남은 사흘 동안에도 많은 갤러리 분들이 찾아와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mage
갤러리가 입장해 14일 열린 메디힐·한국일보 챔피언십 1라운드 오전조 경기를 보고 있다./사진=KLPGA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