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넷플릭스 시리즈 '안나라수마나라'의 김성윤 감독이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나라수마나라'는 하일권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꿈을 잃어버린 소녀 윤아이(최성은 분)와 꿈을 강요받는 소년 나일등(황인엽 분) 앞에 어느 날 갑자기 미스터리한 마술사 리을(지창욱 분)이 나타나 겪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판타지 뮤직 드라마.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개국에 작품을 공개한 김성윤 감독은 "사실 한국에서의 반응은 예상이 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어떻게 볼지는 미지수고, 떨리고, 또 우려스럽기도 한 부분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물음표인 부분은 역시 음악과 안무를 포함한 뮤지컬적인 부분이었다. 그는 "저는 이 드라마가 판타지 뮤직 드라마보다는 감성 성장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제가 성장 이야기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분명하기 때문에 잘 전달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음악적인 부분을 차용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음악을 차용했다고 해서 뮤지컬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원작에서 아이의 속마음이 나레이션이나 독백으로 많이 나온다. 이걸 영상화하면 지루하거나 루즈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메인 캐릭터의 주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노래를 썼다. 노래는 감정 전달의 도구라고 생각한 거다. 근데 공개가 되면 사람들은 그 부분에 집중할 거라는 걱정이 있었다"라고 밝혔다. 음악적인 부분에 있어서 호불호를 예상한 것.
걱정은 있었지만, 충분히 해 볼 만한 시도라고 생각했다. 김성윤 감독은 "사람들은 모 아니면 도라고 얘기했지만, 저는 도 아니면 빽도라고 생각했다"라고 웃으며 "저는 음악에 대해서 문외한이다.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 해보려고 했던 거다. 몰랐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었고, 무식했기 때문에 용감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렇듯 뮤직 드라마를 준비하며 김성윤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장면 간의 이질감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그는 "음악 신이나 환상 신으로 넘어갈 때 그 중간 다리를 신경썼던 것 같다. 이질감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했다"라며 "제가 작품을 만들 때 가장 공들이는 부분은 캐릭터가 작품에 잘 녹아들고 있는지, 또 캐릭터끼리의 조화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다. "각 회차에서 가장 중요한 신을 위해서 계단식으로 감정을 빌드업하고, 결정적인 부분에서 감정이 잘 터질 수 있게 노력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성윤 감독은 "제가 하는 모든 작품에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최대한 잘 구현하려고 노력했지만 평가는 보시는 분들의 몫이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넷플릭스 |
이어 "원작 팬들은 웹툰을 보면서 상상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영상화가 됐을 때 실망할 수도 있지만, 원작의 팬들보다는 웹툰을 보지 않고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 수가 훨씬 더 많다고 생각했다"라며 "배우들한테도 원작의 캐릭터에 갇히지 말고, 캐릭터를 만들고, 또 그게 정답이라고 했다. 원작의 캐릭터를 가공할 때는 원작의 캐릭터와 똑같이 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진=넷플릭스 |
그러나 김성윤 감독의 걱정은 기우였다. 그는 "지창욱 배우는 도전 자체를 즐기고, 열심히 하는 배우다. 저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또 에너지를 받기도 했다"라며 "외모적인 부분은 부차적이고, 개인적인 매력이 캐릭터와 합쳐졌을 때 얼마나 시너지가 나오는지가 중요한데 지창욱은 외모말고도 다른 매력이 넘친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성은에 대해서는 "극을 끌고 가는 건 '윤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캐스팅에 신경을 썼다. 최성은 배우가 드라마 '괴물' 출연 전에 캐스팅했다. 영화 '시동'을 보고 궁금해져서 인터뷰를 했다. '윤아이'의 처연함을 잘 표현할 수 있다고 봤고, 실제로 연기도 잘했다. 다만 노래나 안무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을 것 같은데 저는 '음악 드라마나 뮤지컬 드라마였으면 아이돌이나 뮤지컬 배우를 캐스팅했을 것'이라고 했다. 극을 이끌어가는 감정선에 노래가 필요한 거고 결국 감정 연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성윤 감독은 30대에 고등학생 역할을 맡은 황인엽에 대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귀엽고 매력 있다. 그런 부분이 '일등'이와 합쳐지면서 입체적이로 변한 것 같다. 나이를 나중에 알았는데 실제 나이보다는 교복을 입었을 때 풋풋함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김성윤 감독의 도전, 배우들의 열정이 더해져 '안나라수마나라'는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성공적으로 전달한 듯 보인다. 그는 "작품이 보편적인 주제라고 생각했다. '어른이 된다는 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에서 12세를 만드는 건 쉽지 않다. 어른과 아이를 같이 보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아이와 부모가 같이 봤을 때 교류하고, 공감할 수 있는 시간 자체도 소중한데 그걸 던져주기에는 좋은 소재라고 생각했다"라며 "'안나라수마나라'라는 작품을 통해서 위로를 받았다거나 감동을 받았다거나 여운을 느꼈다는 반응이 있다면 작품을 한 보람이 있는 것. '이 정도면 잘했다' 정도면 최고의 칭찬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