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 걱정, 더는 안한다 "가끔 아이 같아도... 정후 있으니까"

대전=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06.04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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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왼쪽)와 야시엘 푸이그./사진=OSEN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를 보다 보면 외야의 야시엘 푸이그(32)가 이정후(24)에게 말을 거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주로 푸이그가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이정후는 달래는 모양새다. 어떨 때는 이정후가 귀찮다는 듯 그만 말하라는 제스처를 취할 때도 있다. 가끔 누가 형이고 동생인지 헷갈릴 때가 있지만, 이들의 관계는 분명 최근 푸이그와 키움이 상승세를 탄 이유 중 하나다.

푸이그는 많은 기대를 받고 KBO리그에 입성했지만, 5월 중순까지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메이저리그에서 132홈런을 친 홈런 타자인 만큼 2번 혹은 4번 타순에 중용됐으나, 지난달 20일까지 타율 0.197, 4홈런 1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08로 매우 부진했다.


결국 8번 타자로 내리는 강수를 뒀고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8번 타순에서 타율 0.343, 2홈런 14타점, OPS 1.114를 기록하면서 원래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줬다. 이와 관련해 푸이그는 "사실 나는 메이저리그에서부터 4번 타순이 싫었다. 그냥 그랬다"면서 부담감을 털어놨었다.

그러나 타격감이 살아나는 기미가 보이자, 홍원기 키움 감독은 다시 푸이그를 4번에 배치했다. 지난 4월과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이유다. 홍 감독은 "4월에는 약점이 노출되고 그 부분을 상대 팀이 파고들었다. 하지만 요즘은 상대 팀에서 푸이그에게 위압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타구 스피드나 인플레이 타구 좋게 나오다 보니 상대의 생각도 달라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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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왼쪽)와 야시엘 푸이그./사진=OSEN



4번 타자에 부담을 느끼는 푸이그를 어떻게 달랠 생각일까.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푸이그 스스로 베테랑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그런 인식이 있어야 진지하고 적극적인 플레이가 나오는데 지금 푸이그가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히 본인의 타격이 안 좋더라도 팀이 승리하거나 다른 동료가 잘하면 진심으로 좋아하고 팀원들과 함께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신보다 팀 승리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아직 다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부족한 부분은 이정후가 채워줄 수 있다는 것이 감독의 생각이다. 홍 감독은 "푸이그가 무서울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다가도 가끔 아이 같은 부분이 있는데 그럴 때는 (이)정후가 자제시키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푸이그가 4번 타자로서 자리를 잡아야 키움의 시즌 운영도 원활하게 돌아간다. 공포의 8번 타자로 군림했던 2020~2021년 애런 알테어(31·전 NC)처럼 쓸 수도 있지만, 그때 NC와 지금 키움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 당시 NC에는 나성범-박석민-양의지라는 알테어가 딱히 필요 없는 강력한 클린업 트리오가 있었다. 그러나 키움 라인업은 푸이그를 하위 타순에 쓸 정도로 여유 있지 않다.

홍 감독은 "시즌 전 캠프 구상부터 푸이그는 4번이었다. 푸이그가 좋지 않을 때 사정상 가장 잘 치는 타자가 4번째 타자로 들어서곤 했다. 하지만 결국은 푸이그가 4번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것이 우리한테는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라면서 "3연전에 홈런 1~2개 정도 쳐주는 선수가 돼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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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이정후(왼쪽)와 야시엘 푸이그./사진=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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