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피하지 않겠다" 37세 유격수 다짐, '뜻밖의 맹타'로 돌아왔다 [★잠실]

잠실=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7.26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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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사진=두산 베어스
역시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인가. 베테랑 유격수 김재호(37·두산 베어스)가 오랜만에 들어간 클린업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김재호는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팀의 5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올 시즌 김재호는 주로 하위타선으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그가 올 시즌 클린업으로 출격한 것은 지난 5월 25일 대전 한화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낯선 자리였지만 김재호는 자신의 역할을 100%, 아니 그 이상 수행했다. 팀이 1-0으로 앞서나가던 1회 말 무사 만루 찬스에 등장한 그는 롯데 선발 김진욱의 초구 패스트볼을 공략했다. 타구는 3-유간을 갈라 좌익수 앞으로 굴러가는 안타가 됐고,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김재호는 3회 말에도 선두타자로 등장,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터트리며 멀티히트 게임을 달성했다. 그가 2안타 이상을 때려낸 것은 지난 1일 수원 KT전 이후 25일 만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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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무사 1루 상황 롯데 정보근의 병살타 때 두산 유격수 김재호(오른쪽)가 주자 고승민을 포스아웃 시킨 뒤 1루로 송구하고 있다. /사진=OSEN
이후 타석에서 김재호는 출루를 이뤄내지 못했다. 그러나 그는 수비에서 실수 없이 좋은 결과를 이뤄냈다. 김재호는 이날 27개의 아웃카운트 중 ⅓에 해당하는 9아웃에 관여했다. 특히 7회 이후 5개의 유격수 땅볼이 나왔는데, 김재호는 깔끔하게 수비에 성공하며 불펜투수들을 도와줬다.

이날 김재호는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도 0.211에서 0.219로 올랐다. 7월 들어 월간 타율 0.200으로 부진했던 그였지만 분위기를 반등시킬 수 있는 경기를 만들며 희망을 보여줬다.

경기 후 김재호는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상대 투수가 컨트롤이 안 돼서 흔들리는 상황에서 칠 수 있었다"고 밝혔다. 5번 타자로 출전한 느낌에 대해서는 "똑같다. 다섯 번째 타자라고 생각한다"며 "(김태형) 감독님도 큰 기대 안 하셔서 편하게 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제 김재호는 30대 후반에 접어든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후배들에게 "미래를 보고 야구하는데 초점을 맞췄으면 좋겠다"고 말한 그는 "나 또한 계약이 얼마 남지 않아서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후배들에게 창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성적은 많이 창피하지만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서는 멋진 선배로 남고 싶어서 열심히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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