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 '꼴찌'→8월 이후 3할 맹타, 국대 2루수 '명예회복' 대성공

인천=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03 03:48
  • 글자크기조절
image
SSG 최주환.
한때 KBO에서 가장 타율이 낮은 선수가 있었다. 그러나 여름을 지나면서 타격이 제대로 폭발했다. SSG 랜더스의 최주환(34)이 이제 수렁에서 벗어나고 있다.

최주환은 지난 1일과 2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홈 2연전에서 타격 능력을 과시했다. 그는 1일 게임에선 4번타자 겸 2루수로 나와 2회 선제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2일 경기에서 좌완 맷 더모디를 맞아 벤치에서 대기하던 최주환은 팀이 2-1로 앞서던 7회말 1사 1, 2루에 대타로 등장했다. 그는 NC 투수 류진욱의 실투를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맞자마자 홈런임을 직감한 최주환은 타구를 지켜보며 그라운드를 돌았다. 이윽고 3루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는 등 평소 보기 드물었던 모습도 보여줬다.

경기 후 최주환은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타석에서 자신 있게 승부하자는 마음이었는데, 홈런으로 팀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 기쁘다"며 소감을 남겼다.


image
SSG 최주환이 2일 인천 NC전 종료 후 홈런 기념으로 받은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이번 시리즈를 포함해 최주환은 2일 경기까지 8월 이후 21경기에서 타율 0.327(55타수 18안타) 2홈런 11타점 OPS 0.967의 성적을 거뒀다. 같은 기간 팀 내 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타율 2위, OPS 1위에 당당히 올랐다. 8월 12일 KT전부터 7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내기도 했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최주환의 이런 활약은 상전벽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전반기 48경기에서 타율 0.161 2홈런 19타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만 두 차례나 2군으로 내려가는 굴욕도 있었다. 한때 3할-20홈런-100타점(2018시즌)을 기록한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슬럼프였다.

특히 5월 14일 기준 KBO 리그 타격 순위에서 최주환은 규정타석을 채운 61명 중 61위에 위치했다. 그의 타율은 0.146(103타수 15안타) 밖에 되지 않았다. 당시 1위 호세 피렐라(삼성, 0.396) 뿐만 아니라 60위였던 김도영(KIA, 0.179)과도 많은 차이가 났다.

결국 최주환은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김원형 SSG 감독은 그를 전력에서 제외하며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어 한번쯤 내려가서 2군에서 조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감독은 "타격 기술이 무너진 상태라는 게 코치들의 이야기다"며 부진의 이유를 언급했다.

이렇듯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던 최주환이 드디어 살아나고 있다. 그러면서 그가 왜 SSG로부터 4년 42억 원 계약을 받았는지, 그리고 왜 그가 국가대표 2루수인지도 증명하고 있다.

특히 팀이 정규시즌 우승을 위해 마지막 질주를 달리는 시기에 부활하면서 개인으로서도 4번째 우승반지를 차지할 기회를 얻었다. 최주환은 두산 시절인 지난 2015년과 2016년, 2019년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일 경기 종료 후 SSG는 2위 LG 트윈스에 5경기 차로 앞선 1위에 올랐다. 그러나 SSG가 연패에 빠진 사이 LG가 살아나면서 순위가 뒤집힐 위기에 빠졌다. 최주환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한 LG와 승차가 좁혀질 수도 있었다. 최근 살아난 타격감이 팀까지 수렁에서 건져낸 것이다.

image
SSG 최주환.
기자 프로필
양정웅 | orionbear@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양정웅 기자입니다. 현장에서 나오는 팩트만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