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넷 주는 게 나을 수도..." 만루 막아낸 20세 좌완의 '역발상' [★창원]

창원=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09.24 20:52 / 조회 :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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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9월 들어 고질병이 된 볼넷 남발은 또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의리(20·KIA 타이거즈)에게는 이를 이겨낼 수 있는 강력한 구위가 있었다.

KIA는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원정경기에서 3-0 승리를 거뒀다. 시리즈 2승 1패를 기록한 KIA는 6위 NC와 승차를 1.5경기 차로 벌렸다.

이날 KIA는 이의리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지난해 신인왕인 그는 올 시즌 27경기에서 8승 10패 평균자책점 4.03을 기록 중이었다. 143이닝 동안 153탈삼진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의리의 영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9월 3경기에 등판한 그는 13⅓이닝 동안 12개의 볼넷을 내줬다. 1일 삼성전과 13일 키움전에는 2경기 연속 5볼넷을 허용하며 5이닝을 채 소화하지 못했다. 상대 타자가 아닌 자신과 싸워야 할 판이었다.

이날 경기 초반에도 이의리는 스트라이크보다 볼을 더 많이 던졌다. 1회부터 2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준 그는 2회까지 볼넷 3개를 기록했다. 실점 없이 이닝을 마친 게 기적일 정도였다.

그러나 이의리의 진짜 기적은 3회에 나왔다. 이닝 시작과 함께 김주원과 박민우에게 연달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준 후 2번 권희동마저 7구 승부 끝에 4구를 허용했다. 3점 차로 이기고 있었지만 자칫 대량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의리는 자신의 구위로 이를 이겨냈다. 특히 커브의 위력이 빛났다. 그는 3번 박건우와 4번 양의지에게 커브를 결정구로 삼으며 연속 삼진을 잡았다. 특히 양의지는 삼진을 당하는 동시에 중심을 잃고 무릎을 꿇을 정도였다. 이의리는 이어서 5번 닉 마티니마저도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기를 탈출했다.

큰 고비를 넘기자 이의리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4회를 세 타자로 마감한 이의리는 5회에도 주자를 3루에 내보내고도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6회에는 아예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후반 3이닝 동안 볼넷은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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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6회까지 104구를 던진 이의리는 7회말 시작과 함께 이준영으로 교체되며 임무를 마감했다. 이날 6이닝 2피안타 6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그는 시즌 9승째를 거뒀다. 데뷔 이후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넘긴 것은 덤이었다.

경기 후 이의리는 3회 상황을 떠올리며 "어떻게 던져야 할지 막막했다.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그는 위기 탈출을 위해 '역발상'을 했다. 이의리는 "그냥 (스트라이크존에) 집어넣어서 장타를 만드는 것보다는 세게 던져서 볼넷을 주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위기를 넘기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온 이의리에게 동료들은 "야구 못하겠다. 너 변태냐"라며 짓궃은 농담을 던졌다고 한다. 그는 "형들이 긴장을 풀어주려고 장난 같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고 했다.

선배들은 긴장을 풀어주려 했지만, 이의리는 더그아웃으로 들어와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당시 상황을 떠올린 그는 "야구하면서 제일 힘든 기억이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KBO 역사상 3타자 연속 볼넷 후 3타자 연속 삼진을 잡은 건 이의리가 역대 2번째다. 1990년 태평양 최창호 이후 32년 만에 나온 기록에 이의리는 "기록이라는 건 뭐든지 다 의미가 있으니까, 무실점했으니 그 기록도 좋은 걸로 받아들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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