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지명→미완의 대기→선발 10승→승률왕 '극찬 폭발', 마침내 꽃 피웠다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0.11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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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엄상백.
KT 위즈 마운드에 타이틀 홀더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우완 선발 엄상백(26)이다. 그는 올 시즌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사령탑도, 안방마님도 극찬 세례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엄상백은 2019년까지 5시즌 동안 10승 25패 3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6.21에 그쳤다. 위력적인 직구를 뒷받침해 줄 변화구가 마땅치 않았던 엄상백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환골탈태했다. 체인지업에 조금씩 눈을 뜨면서 2020시즌 퓨처스리그 10승 4패 평균자책점 1.68로 날아올랐다.


올 시즌 초반 불펜으로 시작한 엄상백은 배제성이 흔들린 틈을 타 선발 한 자리를 꿰찬 뒤 11승 2패 평균자책점 2.95의 성적을 거뒀다. 11승 중 10승이 선발승이다. 올해 KT가 기록한 79승 중 10승을 엄상백이 책임졌다.

그는 승률 0.846을 기록하면서 사실상 승률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엄상백은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10승 이상을 거두면서 승률왕 조건을 충족했다.

엄상백 덕에 KT는 외국인 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선발 로테이션을 꾸릴 수 있었고, 최근에는 데스파이네의 보직을 불펜투수로 바꾸기도 했다.


KT로서는 두 번째 투수 타이틀 홀더를 배출한다. 첫 타이틀 홀더는 2020년 31홀드를 기록하며 이 부문 1위를 기록한 주권이었다. 그리고 엄상백이 명맥을 이어가게 됐다. 엄상백 개인적으로는 첫 타이틀 획득이다.

사령탑도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현재 우리 팀 선발 투수 중에선 엄상백이 가장 힘이 좋다"면서 "그 덕분에 5위 싸움에서 3~4위 싸움까지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또 그는 "이미 체인지업은 거의 완벽하다고 봐야한다. 체인지업 덕에 직구도 살아났다"면서 "오른손 타자에게 던질 슬라이더만 잘 만들면 거의 언터쳐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워낙 유연성이 좋아 100구를 던져도 스태미나가 문제없다"면서 "개막할 때도 불펜으로 쓰기 아깝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결국 선발로 자리잡았다.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점점 치고 올라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포수 장성우가 워낙 노련하게 리드를 잘 해줬지만, 결국 투수가 따라가지 못하면 포수 리드는 소용이 없다"면서 "그만큼 제구가 좋다는 뜻이고, 우리 입장에선 좋은 선발투수가 한 명 더 늘어난 것"이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의 공을 받는 안방마님 장성우 역시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엄)상백이가 MVP라고 생각한다. 군대 가기 전에 매번 상백이한테 '너는 안 된다'고 했었다. 스피드에 욕심이 많은 투수였다. 예전엔 공 하나 던지고 나면 구속이 얼마나 나왔는지 궁금해서 전광판을 쳐다봤을 정도였다. 그런데 올해는 체인지업 구사율이 높아졌다. 100개 던지면 절반 이상을 체인지업으로 던지는데, 또 스트라이크존에 많이 던진다. 정말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살아난 부분도 상백이가 올해 더 좋아진 모습이다"고 후배의 달라진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이제 데뷔 첫 포스트시즌 마운드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KT가 창단 후 처음으로 가을야구에 진출한 2020년 엄상백은 상무에 있었다. 제대 후 팀에 합류한 지난해에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의 첫 가을야구 무대에선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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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포수 장성우, 투수 엄상백, 이강철 감독(왼쪽부터)이 마운드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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