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마저 중압감 호소... TOR '우승후보' 타이틀, 결국 독이었다

양정웅 기자 / 입력 : 2022.10.11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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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조던 로마노(맨 왼쪽)가 9일(한국시간) 열린 시애틀과 2022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9회초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의 강력한 '우승후보'로 기대받았던 토론토 블루제이스. 그러나 그 타이틀이 결국 토론토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캐나다 매체 토론토 선은 11일(한국시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은 기대감을 스윕패를 당한 토론토는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했다.


토론토는 지난 9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2022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시리즈 2차전에서 9-10으로 패배했다.

5회까지 8-1로 앞서고 있었지만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이 6회 갑자기 3점을 내주며 불안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결국 토론토 불펜진은 8회와 9회 무려 5실점을 기록, 대승이 될 수도 있던 경기를 대역전패로 만들고 말았다.

앞선 1차전에서도 0-4로 졌던 토론토는 결국 3전 2선승제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2전 전패로 허무하게 탈락하고 말았다.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자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가을야구는 단 2경기로 마무리됐다.


2010년대 후반 침체에 빠졌던 토론토는 2020년부터 대권 도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해 에이스 류현진을 4년 계약으로 잡으며 약점이던 선발진을 보강했고, 곧바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이에 고무된 구단은 대형 선수들을 연거푸 영입하며 전력을 보강했다.

2021시즌에는 FA 외야수 최대어였던 조지 스프링어에게 6년 1억 5000만 달러를 안겨줬고, 시즌 중에는 우완 호세 베리오스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여기에 올 시즌을 앞두고는 공·수를 겸비한 3루수 맷 채프먼, 그리고 부활에 성공한 오른손 에이스 케빈 가우스먼도 데려왔다. 빅네임 외에도 토론토는 많은 선수들을 데려와 전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이전부터 팀을 지켰던 젊은 주축선수들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2021시즌 아메리칸리그 홈런왕(48홈런)에 올랐고, 보 비솃 역시 유격수 자리에서 훌륭한 공격력을 뽐냈다.

그러자 많은 전문가들이 토론토가 호성적을 낼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2022시즌 시작 전 예상에서 토론토를 아메리칸리그 우승팀으로 예측했다. 쟁쟁한 팀들을 제치고 월드시리즈까지 오른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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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가우스먼. /AFPBBNews=뉴스1
하지만 젊은 선수들이 많은 토론토는 이 기대가 오히려 부담이 됐다. 매체에 따르면 가을야구 탈락 후 가우스먼은 "여기서 어린 선수들은 참 힘들다"며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구단에 대한 기대치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월드시리즈 진출에 대한 기대를 받으며 올 시즌 내내 경기를 치렀다"는 말도 이었다.

비록 압도적으로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1위를 달리던 뉴욕 양키스에 밀리기는 했지만 토론토는 6월 말까지 2위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에이스 류현진의 공백도 크지 않았다. 하지만 7월 들어 5연패에 빠졌고, 결국 구단 수뇌부는 5할이 넘는 승률(0.523)을 기록 중이던 찰리 몬토요 감독을 경질하는 초강수를 뒀다. 결국 '우승'이라는 목표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벤치코치에서 감독대행으로 승격한 존 슈나이더 체제에서 토론토는 승률 0.622(46승 28패)로 반등에 성공, 결국 와일드카드 1위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그러나 결국 정상에는 도달해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포스트시즌을 끝내고 말았다.

플레이오프에서도 선수들을 짓누른 중압감이 드러났다. 올 시즌 16승과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하며 수준급 선발로 등극한 24세의 알렉 마노아는 1차전 1회부터 3점을 내주며 흔들렸다. 6년 차지만 가을야구는 처음이던 불펜투수 팀 메이자도 초구를 어이없는 볼로 던졌다.

결국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포스트시즌을 느끼면서 중압감을 버리고 마음 편하게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한다. 맷 채프먼 역시 "올 시즌 우리 팀 최고의 소득은 가을야구 경험이다"며 "시즌을 보내는 일은 알고 있고, 이젠 포스트시즌을 보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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