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선 혼자만의 잘못 아냐" 흔들리는 국대 세터, 사령탑은 왜 감싸 안았나

인천=심혜진 기자 / 입력 : 2022.11.19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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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 세터 염혜선./사진=KOVO
KGC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이 박빙 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특히 세터 염혜선(31)을 향해서 따뜻하게 감싸안았다.

인삼공사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엘리자벳이 23득점을 책임졌고, 이소영도 10득점으로 힘을 보태며 세 세트 모두 흥국생명과 접전을 펼쳤지만 한 세트도 따지 못했다. 결정력 싸움에 졌다. 이날 패배로 인삼공사는 3승 4패(승점 8)로 4위를 유지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격언처럼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세터가 경기를 어떻게 이끌어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된다는 의미다.

팀을 좌지우지하는 최고의 포지션이지만 세터에게는 남모를 고충이 있다. '잘되면 남 탓, 안되면 내 탓.' 이것이 세터의 얄궂은 '운명'이다. 팀이 패배하면 모든 비난의 화살은 세터에 몰리는 반면 팀이 승리하면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공격수에 집중된다.

인삼공사에는 국대 출신 세터가 있다. 바로 염혜선이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4강, 2022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에 이어 월드챔피언십까지 굵직한 국제대회를 경험한 국가대표팀 부동의 주전세터다.


대표팀, 리그 경기 상관없이 염혜선도 경기에서 패할 때면 패배의 원흉으로 지목되곤 했다.

하지만 고희진 감독은 이날 패배 원인을 두고 염혜선을 탓하지 않았다. 이날 세터 염혜선의 토스가 흔들리면서 전체적으로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이 노출됐음에도 염혜선에게 비난의 화살이 가는 것을 막았다.

고 감독은 "(오늘 패배는) 결정력의 차이 때문이다. 공격력이 지난 경기보다 떨어졌다"고 평가한 뒤 "염혜선 혼자만의 잘못은 아니다. 리시브가 흔들리고 결정을 못 해줬을 뿐이다. 모두가 함께 해결했어야 할 부분이다. (염)혜선이에게 부담이나 비난의 화살이 가면 안 된다. 혜선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잘 이끌어줬다"고 치켜세웠다.

경기 전에도 염혜선에 대한 굳은 믿음을 보인 고희진 감독이다. 지시를 하기 보단 선수를 믿고 맡긴다. 고 감독은 "국내 선수들이 염혜선과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난 염혜선에게 많이 맡기고 싶다. 계속 지시를 하면, 창의적인 플레이가 안 나온다. 나나 이숙자 코치가 어느 정도 조언을 해줄 수는 있지만, 선수들 스스로 득점 루트를 찾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부분이 맞다고 본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 감독은 "박빙의 승부였다. 우리 경기력은 충분히 나온 승부였다. 상대에 행운이 따르는 점수가 있었던 반면, 우리는 어설픈 범실 1~2개가 나오면서 승부가 갈렸다. 이런 부분만 보완하고, 승부처에서 제 실력을 보여주는 훈련을 해야 할 것 같다"며 "(비록 패했지만) 오늘 경기가 우리 팀에는 앞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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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 인삼공사 고희진 감독(왼쪽)이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지시를 하고 있다./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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