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개막전인데 빈자리 '텅텅'... 패배보다 더 굴욕적이었을 카타르 [★현장]

알코르(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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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후반전 눈에 띄게 많은 빈자리. /사진=김명석 기자
[알코르(카타르)=김명석 기자] 카타르가 92년 월드컵 역사에 굴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역대 개최국 중에서 처음으로 대회 첫 경기에서 패배를 당한 것이다. 그런데 92년 만의 패배보다 굴욕적이었을 일이 또 있었다. 전반을 마친 뒤부터 눈에 띄게 늘어난 빈자리였다. 카타르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본선 경기, 그리고 중동에서 열리는 역사적인 월드컵 개막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충격에 가까울 정도의 분위기였다.

카타르는 2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에콰도르에 0-2로 졌다. 그동안 월드컵 개최국의 대회 첫 경기 성적은 무려 16승 6무. 단 한 번도 없었던 개최국의 대회 첫 경기 패배 역사가 92년 만에 새로 쓰인 셈이다.


경기력을 돌아보면 완패는 불가피했다. 이날 카타르는 전반 추가시간에야 처음으로 상대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을 터치할 정도로 졸전에 그쳤다. 전반 2개, 후반 3개 슈팅 가운데 골문 안쪽으로 향한 건 단 1개도 없었다. 전반에만 에네르 발렌시아(페네르바체)에게 2골을 허용하며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파상공세보다는 상대 수비를 뚫어내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야말로 무기력한 완패였다.

그런데 월드컵 역사에 남은 패배 뒤에는 또 다른 굴욕이 있었다. 다름 아닌 월드컵 개막전, 경기가 한창인 시점부터 관중들이 떠나면서 텅텅 비기 시작한 관중석 풍경이었다.

이날 경기는 카타르가 역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에 나서는 경기이자, 중동에서 열리는 사상 첫 월드컵 개막전이었다. 실제 경기 전부터 인근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인파가 알바이트 스타디움으로 향했다. BTS 정국의 메인무대 등 경기 전 예정됐던 월드컵 개막식부터 분위기가 뜨거웠던 이유였다.


그러나 관중들로 가득 찼던 관중석은 전반전이 끝난 뒤부터 곳곳에 빈자리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카타르의 패색이 짙어질수록 그대로 자리를 뜨는 관중들이 한눈에 보일 정도로 많았다. 경기 후반부 카타르 응원석이나 본부석 맞은편 관중석은 그야말로 텅텅 자리가 비었다. 이번 경기의 상징성을 돌아보면 더욱 충격에 가까운 분위기였다.

가뜩이나 개최지 선정 당시부터 이른바 비리 의혹이 불거진 데다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6500여 이주 노동자들의 사망, 여성·성 소수자 인권 등 논란이 잇따랐던 상황. 여러 논란 속에서도 카타르는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자신했지만, 개막전부터 텅텅 빈 관중석이라는 오점을 남기면서 고개를 숙이게 됐다. 어쩌면 92년 만의 굴욕적인 패배보다 더 굴욕적이었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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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카타르 알코르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카타르와 에콰도르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전 후반전 눈에 띄게 많은 빈자리. /사진=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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