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한국처럼' 일본도 일냈다, 독일에 2-1 역전승 '대이변' [월드컵 현장리뷰]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1.23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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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23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경기에서 도안 리츠의 동점골이 터진 뒤 기뻐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이번엔 일본이 월드컵 대이변을 만들어냈다. 4년 전 한국처럼, 전차군단 독일을 꺾었다.

일본은 23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E조 1차전에서 독일을 2-1로 제압했다.


전반만 하더라도 일본은 단 1개의 슈팅, 볼 점유율도 10%대에 그칠 정도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빼앗긴 채 수세에 몰렸지만, 후반 들어 도안 리츠(프라이부르크)와 아사노 다쿠마(보훔)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독일에 대역전승을 거뒀다. 앞서 우승후보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둔 사우디에 이은 또 다른 월드컵 이변이다.

독일은 일본을 꺾고 지난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수모를 털어내기 위한 첫걸음을 잘 내디디려 했지만, 4년 전 한국전 0-2 패배에 이어 또다시 일본에 발목을 잡히면서 월드컵 무대에서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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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일본의 경기가 열린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전경. /AFPBBNews=뉴스1
이날 일본은 마에다 다이젠(셀틱)을 필두로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 가마다 다이치(프랑크푸르트), 이토 준야(랭스)가 2선에 포진하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다나카 아오(뒤셀도르프)와 엔도 와타루(슈투트가르트)가 중원에 포진했고, 나가토모 유토(FC도쿄)와 요시다 마야(샬케04), 이타쿠라 고(묀헨글라트바흐), 사카이 히로키(우라와 레즈)가 수비라인에 섰다. 골키퍼는 곤다 슈이치(시미즈 에스펄스).

독일도 4-2-3-1 전형으로 맞섰다. 카이 하베르츠(첼시)가 최전방에 포진하고 자말 무시알라와 토마스 뮐러, 세르쥬 나브리(이상 바이에른 뮌헨)가 2선에 포진하는 형태였다.

중원에서는 일카이 귄도간(맨체스터 시티)과 조슈아 키미히(바이에른 뮌헨)가 호흡을 맞췄고, 다비드 라움(라이프치히)과 니코 슐로터벡(도르트문트), 안토니오 뤼디거(레알 마드리드), 니클라스 쥘레(도르트문트)가 수비라인을, 마누엘 노이어(바이에른 뮌헨)가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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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볼경합을 펼치고 있는 독일과 일본 선수들. /AFPBBNews=뉴스1
독일의 전열이 정비되지 않은 경기 초반 일본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마에다의 슈팅이 독일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반자동 오프사이드 시스템에 의해 득점이 곧바로 취소됐다. 패스 순간 마에다의 위치가 명백한 오프사이드였기 때문이다.

이후 경기는 독일의 일방적인 공세로 이어졌다. 뤼디거의 헤더가 골대 옆을 살짝 벗어났고, 귄도간의 연이은 슈팅이 일본의 골문을 위협했다.

독일의 파상공세는 전반 33분 결실을 맺었다. 라움이 골다 골키퍼에게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고, 귄도간이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경기를 주도하던 독일이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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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에 성공한 뒤 기뻐하고 있는 일카이 귄도간. /AFPBBNews=뉴스1
이후에도 경기 양상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일본의 역습을 독일이 번번이 막아냈다. 후반 추가시간엔 카이 하베르츠의 추가골이 터졌지만 VAR을 거쳐 득점이 취소됐다. 일본 입장에선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일본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구보를 빼고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날)를 투입하며 전술에 변화를 줬다. 그러나 오히려 독일의 연이은 공세가 일본을 흔들었다. 역습 상황에서 나온 나브리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맞고 아웃됐고, 패스 플레이에 이은 귄도간의 슈팅도 골대에 맞고 아웃됐다.

일본은 뒤늦게 역습을 통해 기회를 모색했지만, 결정적인 순간 슈팅이 골대 옆으로 벗어나는 등 골 결정력이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5분엔 그야말로 독일의 파상공세가 이어졌는데, 곤다 골키퍼의 3연속 선방이 일본의 추가 실점을 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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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독일을 상대로 선방쇼를 펼친 일본 골키퍼 곤다 슈이치. /AFPBBNews=뉴스1
후반 27분엔 일본이 그야말로 천금 같은 기회를 잡았다. 골대 바로 앞에서 아사노가 오른발 슈팅으로 독일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노이어가 그야말로 슈퍼세이브를 해냈다. 흐른 공을 찬 사카이의 슈팅은 골대를 벗어났다.

진한 아쉬움 속 기세가 오른 일본은 후반 30분 결국 동점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노이어가 쳐낸 공을 문전에서 도안이 마무리했다. 일본은 벤치에 앉아 있던 선수들까지 모두 몰려나와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경기는 다시 리드를 잡으려는 독일의 공세, 그리고 균형을 지키면서 역전골을 노린 일본의 역습이 이어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리고 후반 38분 아사노가 승부를 뒤집었다. 최후방에서 넘어온 롱패스에 의한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궁지에 몰린 독일은 막판 대공세에 나섰지만 일본의 골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일본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이번 월드컵에서 나온 또 다른 대이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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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축구대표팀 공격수 도안 리츠(오른쪽)가 23일 오후 10시 카타르 도하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전에서 골을 넣은 뒤 포효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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