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척척박사] 18. 글로벌 포텐셜 가진 한국의 'Soul푸드'

전시윤 기자 / 입력 : 2022.12.0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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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pixabay


지금 전 세계인들의 이목은 아시아에서 열리는 2022 FIFA Qatar World Cup 경기에 쏠리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초반부터 예상을 빗나간 이변이 속출하여 소위 '언더독(underdog) 효과' 라는 재미를 주고 있다. 개싸움에서 구경꾼들이 밑에 깔린 개를 응원하는 심리다. 월드컵 본선 진출국 중 비교적 약체로 평가받던 중동의 사우디아라비아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던 남미의 아르헨티나를 격파한데 이어, 일본도 역시 유럽의 강호 독일을 제압하였다. 아울러 아프리카의 모로코는 세계 랭킹 2위 벨기에를 누르고 F조 1위로 나섰다.

한편, 우리 한국은 1차전에서 역대 월드컵에서 두 차례나 우승한 경험이 있는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와 비겨 큰 박수를 받았지만, 2차전에서 아프리카의 복병 가나에 막혀 16강 진출은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궁박한 처지에 몰리고 말았다. 다만 축구공이 둥근 만큼 경기의 승패를 미리 점치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시장에서는 치맥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지만, 그나마 양계장의 닭들은 한시름 놓았을 듯싶다.

월드컵 시즌에는 항상 그렇듯이 요즘도 각 가정과 저자거리에서는 '치맥 열풍'이 분다. 특히 월드컵을 계기로 치맥(치킨과 맥주)은 가히 한국인의 솔(soul)푸드로 자리 잡은 듯하다. 애초에 한국의 음식이 세계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신선로 음식과 비빔밥, 김치에 이어 코로나가 기승을 부리던 때부터는 인삼까지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신선로 음식은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품격 있고 정갈한 신선로에 매료되기 시작하여 널리 퍼졌고, 비빔밥은 국외여행 자유화 이후 국적 항공사 기내식이 호평을 받으면서 많이 알려졌다. 뒤이어 김치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미국과 유럽 등에 현지생산 공장을 설립하는 등 수출 전략상품으로 출시하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이래, K-드라마와 K-팝 등 K-콘텐츠의 유행에 따른 '한류(韓流)'의 하나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는데, 최근 코로나 확산기에는 인삼 가공식품이 항바이러스 효과가 크다는 소식에 힘입어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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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한국의 전통 음식은 농경민족의 특성상 그 뿌리가 깊고 영양가치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오래 숙성된 된장과 고추장이 그렇고, 발효식품의 대표격인 신선한 김치는 세계 여느 나라의 음식과도 비교를 불허할 정도다. 뿐만 아니라 같은 음식이라도 각 지역마다 같은 듯 서로 다른 한국음식의 장점은 우리 문화 중에서 세계화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문화요소가 될 수 있다.

비교적 시류에 민감한 잔치음식이나 좀체 변하지 않는 제사음식을 보더라도 한국의 전통음식은 그 영양과 품격, 가치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먼저 특징적인 제사음식으로는 경상도 지방의 문어와 함께 '돔배기'라고 지칭하는 상어고기가 있다. 타우린 성분이 풍부한 문어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지중해 문화권에서는 매우 사랑받는 음식이고, 상어고기는 중국과 서양에서는 샥스핀(shark's fin)이라는 상어지느러미가 값비싼 식재료 대접을 받지만,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 특히 경상도 내륙지방에서는 부패하지 않고 잘 발효된 상어고기를 돔배기라 칭하며 잔치나 제사음식의 필수품 대접을 받는다.

비교적 해산물이 풍부한 서남해안 지방에서는 홍어가 잔치나 제사상에 올리는 필수음식일 뿐만 아니라 고향에 대한 향수음식으로도 제격이다. 묵은지와 곁들인 잘 삭힌 홍어는 취향에 따라 처음에는 적응하지 못하던 사람들도 그 진미를 알면 최선호 음식이 된다. 대다수 한국인이 즐겨먹던 김치도 처음에는 그 특유의 냄새로 인해 외국인들이 고개를 내젖던 음식이었지만 지금은 전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 된 것을 보면 이해가 간다.

굳이 제사나 잔치음식이 아닌 일상식 중에서도 매우 영양 가치가 높은 우리나라 음식이 추어탕이다. 그 중 전라도의 남원과 경상도의 청도, 강원도 원주의 추어탕은 지역 대표 브랜드 음식의 위상을 확고히 구축하였다.

푹 삶아서 잘게 간 미꾸라지에 무청 시래기와 된장, 들깨를 재료로 만든 남원추어탕이나, 미꾸라지에 배추 우거지와 방아 잎을 넣고 끓여 비교적 맑은 청도추어탕, 주로 통미꾸라지에 부추와 고추장을 양념한 걸쭉한 원주추어탕은 그 맛의 미묘한 차이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고향의 손맛을 느끼게 해준다. 서울에서는 서울식 추어탕뿐만 아니라 강원도식, 충청도식, 경상도식, 전라도식 추어탕도 골고루 취향대로 맛볼 수 있다.

전라북도 내륙 지역과 인접한 경상북도 내륙 지역에는 타 지역에서는 덜 알려진 배추전, 무전과 함께 산적을 즐겨먹는데, 지역에 따라 '느리미' 또는 '누르미'라고 부르는 부침개를 즐겨 먹는다.

아마도 이 두 지역은 결혼이나 이주 등 인적교류를 통해 유사한 문화가 형성된 탓인지, 그 명칭에 상관없이 처음 먹어보는 사람들은 특이한 맛의 차이를 구분할 수는 없지만 진정한 고향의 입맛은 안다.

이런 종류의 음식을 통칭하는 부침개 음식은 지금이야 종로3가 뒷골목에서 언제든지 맛 볼 수 있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 음식이 되었다. 나는 간혹 외국인에게 우리 동네 추어탕 집이나 인사동에서 가까운 종로3가 전집골목에 데리고 가서 한국음식을 대접한다.

이제 곧 코로나가 잦아들거나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면 외래 관광객이 우리나라 각 지역을 찾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다. 전국 각 지자체는 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축구 경기도 그렇듯이 먼저 준비하는 자가 이긴다. 그 중에서도 한류문화를 적극 활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하며, 특히 한국의 고유한 의식주 생활문화를 적극 활용한 한류관광 콘텐츠 발굴과 개발에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각 지역의 특색 있는 음식 메뉴 개발은 지역 활성화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요즘 같은 휴지기에는 이러한 문화자원 발굴이나 관광 콘텐츠 개발에 매우 유리한 측면이 있다. 경제적 난관에 대비하고자 하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나 관심도가 매우 높고, 잘 찾아보면 지원제도도 의외로 많이 있다. 우리의 이러한 경험과 지식, 정보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나 단체가 있다면 CST는 한류문화 확산을 위해 더욱 힘을 쏟을 예정이다.

-이원태 CST 부설 문화행정연구소 ICST 선임연구위원

문화체육 전문 행정사 법인 CST는

문화예술, 콘텐츠, 저작권, 체육, 관광, 종교, 문화재 관련 정부기관, 산하단체의 지원이나 협력이 필요 한 전반 사항에 대해서 문서와 절차 등에 관한 행정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포괄적으로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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