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놀란 임창민 "히어로즈, 10년 전엔 이런 팀 아니었는데..." [인터뷰]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2.12.02 11:40 / 조회 : 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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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창민.
"(내가 기억하던) 히어로즈는 이런 팀이 아니었는데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

무려 10년 만의 복귀다. 그 사이 친정팀의 홈구장은 목동에서 고척으로 바뀌었고 네이밍 스폰서의 변화로 구단 이름도 우리에서 넥센을 거쳐 키움 히어로즈로 바뀌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었다.

임창민(37·키움)은 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계약하러 가니 확실히 아는 사람이 많았다. 이렇게 만나니 마음이 참 편안했다"고 웃으면서 "계약 과정에서 나랑 같이하고 싶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나도 키움과 같은 마음이어서 다른 팀의 제의보다 우선순위로 뒀다"고 말했다.

지난 11월 28일 키움은 선수단 보강을 위해 투수 임창민, 홍성민, 변시원, 내야수 정현민과 계약을 체결했다. 단연 화제는 히어로즈 창단 멤버인 임창민의 복귀였다. 광주동성고-연세대를 졸업한 임창민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현대에 입단했다. 입단 후 현대가 해체되고 히어로즈가 선수단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창단 멤버가 됐고 5년간 5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2년 겨울 2대1 트레이드로 NC 다이노스로 향하면서 히어로즈와 인연은 이대로 끝일 줄 알았다. 하지만 그로부터 10년 뒤 무적(無籍) 신분인 그에게 함께하자는 제의가 왔고, 돌아온 친정팀은 한층 성장해 가슴을 벅차게 했다.

"내가 입단했을 때는 구단이 참 어려웠다. 그때는 운영이 참 어려웠는데..."라고 잠시 말을 멈춘 임창민은 "이번에 가서 느낀 히어로즈는 정말 안정적이었다. 10년 전보다 굉장히 체계적이고 전문적이라는 느낌이었고, 많은 발전을 했다고 생각했다. 그때 힘들게 같이 했던 사람들과 이렇게 또 보니 마음이 정말 좋았고 다시 만날 수 있어 기뻤다"고 감개무량한 심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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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시절 원종현(왼쪽)과 임창민./사진=OSEN
임창민이 기량을 꽃피운 곳은 NC였다. 리그 정상급 불펜으로 성장해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도 해봤다. 태극마크도 두 차례 달았다. 하지만 2021시즌을 끝으로 NC와 인연은 마무리됐고 올해는 두산과 함께했다. 시즌 초만 해도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했으나(11경기 평균자책점 0.96), 이후 부상이 생기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해 결국 지난 10월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올해 부상과 부진에 임창민은 "아무래도 팀을 갑자기 옮기다 보니 욕심이 났던 것 같다. 어린 선수들보다 몸을 회복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데 몸을 만들 때부터 그걸 감안하지 않고 너무 무리했다"면서 "지금 몸 상태는 괜찮다. 올해 그런 경험을 한 번 했다 보니 욕심을 부리기보단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좀더 다르게 준비해보려 한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전했다.

선수 연장 의지를 불태우는 그에게 여러 팀이 손을 내밀었고 그 중에는 친정팀 키움도 있었다. 올해 수많은 저평가를 뚫고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올라간 키움은 2023년 우승을 위한 시동을 걸었다. NC에서 필승조 역할을 했던 임창민과 원종현(35) 영입은 그 첫걸음이었다.

임창민은 "(고형욱) 단장님이 '선수들이 다 어려 경험이 있는 선수들과 조화로운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또 내년에 욕심이 나는데, 네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면서 "(원)종현이와도 당연히 연락했는데 '어떻게 이렇게 만나냐, 너무 신기하다'고 얘기했다. 서로 새로운 팀에서 아쉬움 없게 야구해보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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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진출에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사진=뉴시스
달라진 히어로즈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임창민은 "솔직히 올해 키움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갈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 3~4위 정도에 머물 것이라 생각했는데 선수단이 똘똘 잘 뭉친 것이 보였고 데이터 야구를 한다고 느꼈다. 경기 전에 잘 준비해 계산을 많이 했다는 느낌이었다"고 설명했다.

키움에는 친구 이지영(36)과 대표팀에서 함께했던 이용규(37)가 있지만, 아무래도 선수보단 직원, 코치들이 익숙하다. 임창민은 "직원이나 코치님들이 같이 했던 분들이라 익숙하고 편하다. 후배가 코치를 해서 그런 부분이 새로운 것도 있다"면서 "(후배들에게는) 안 괴롭히면 제일 좋은 선배가 아닐까 싶다. 잔소리하지 않고 내게 궁금한 것이 있으면 잘 대답해주고, 밥 먹을 때 밥값 내주고 하면 후배들이 좋아해 줄 것 같다"고 웃었다.

팬들에게는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임창민은 "내가 히어로즈에 있을 때부터 응원해주신 분들이 아직 남아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 또 목동에서 고척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팬이 많이 생겼을 것이고, 그런 분들을 경기장에서 만날 것으로 상상하니 설렌다"면서 "히어로즈는 아무래도 내 프로 첫 팀이었다 보니 애착이 확실히 있고 마지막 팀이라는 생각도 든다. 팀 목표인 우승에 도움을 주고 싶고 팬분들을 실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꼭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각오를 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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