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겨도 16강은 미정, 숨죽였던 '8분'... "너무 떨렸죠" [월드컵 현장]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 입력 : 2022.12.03 05:45 / 조회 : 5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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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포르투갈전 2-1 승리 후 다같이 모여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확인하고 있는 대표팀 선수들. /사진=김명석 기자
[알라이얀(카타르)=김명석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16강에 오르기 위해서는 포르투갈을 꺾고, 가나-우루과이전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자력으로 16강으로 갈 수는 없었고, 포르투갈을 이겨놓고 다른 경기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 한국은 선제 실점 후 김영권(울산현대)의 동점골에 황희찬(울버햄튼)의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더해 2-1로 승리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 선수들은 환호하거나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리는 등 16강을 위한 전제조건을 충족시킨 기쁨을 저마다의 방식으로 표출했다. 다만 아직 16강 진출은 확정이 아니었다. 이제 같은 시각 열리고 있는 가나-우루과이전 결과를 지켜봐야 했다.

선수들과 코치진은 모두 그라운드에 모여 스크럼을 짜고 저마다 우루과이-가나전 결과를 지켜봤다. 스코어는 우루과이의 2-0 리드. 이대로 경기가 끝나면 한국이 16강에 오르지만, 만약 우루과이가 1골이라도 더 넣으면 16강 진출권을 우루과이에 빼앗기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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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포르투갈을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한국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필이면 추가시간은 무려 8분이나 됐다. 선수들은 휴대전화 등을 이용해 우루과이-가나전 경기를 시시각각 확인했다. 포르투갈을 이겨놓고 그야말로 숨죽인 채 기다린 8분. 우루과이의 마지막 프리킥 기회마저 무산된 뒤 종료 소식이 전해지자 그제야 선수들은 마음껏 기쁨을 표출했다.

누가 하자고 한 세리머니도 아닌데, 선수들은 붉은악마가 있는 응원석을 향해 달려가 슬라이딩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그리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다시 한번 기쁨을 누렸다. 한국축구 역대 세 번째이자, 12년 만에 원정 16강에 진출한 선수들과 팬들은 역사적인 순간을 그라운드 위에서 마음껏 즐겼다.

조규성(24·전북현대)은 "경기가 끝난 뒤 다들 모여 '몇 분 남았어, 몇 분 남았어'만 했다. 경기를 새로고침하고 스코어를 계속 확인했다"며 "마지막에 우루과이가 프리킥 기회를 잡았다고 했을 때 너무 떨렸다. 끝나고 나서 16강이 확정된 뒤에는 다들 어린아이처럼 다 같이 뛰어가 좋아했다. 지금도 너무 좋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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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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