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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오른쪽)과 제이크 크로넨워스. /AFPBBNews=뉴스1 |
최근 샌디에이고와 11년 2억 8000만 달러(약 3656억 원)의 계약을 맺은 유격수 잰더 보가츠(30)는 1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의 홈구장인 펫코 파크에서 입단식을 가졌다.
네덜란드령 아루바 출신인 보가츠는 2013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이후 10시즌 동안 타율 0.292 156홈런 683타점 74도루 OPS 0.814를 기록했다. 통산 5번의 아메리칸리그 유격수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며 공격형 유격수의 면모를 뽐냈다.
입단식에서 보가츠는 자신의 포지션을 지킬 뜻을 밝혔다. AP 통신에 따르면 보가츠는 다음 시즌 포지션에 대한 질문에 "내야에서 뛸 것이다. 유격수로 뛰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위치를 양보할 뜻이 없음을 확실히 밝힌 것이다.
사실 샌디에이고는 이미 유격수 2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바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와 김하성(27)이다. 타티스는 홈런왕(2021년, 42홈런)과 실버슬러거를 차지한 스타플레이어다. 김하성은 올해 내셔널리그 유격수 골드글러브 최종 3인에 들 정도로 뛰어난 수비를 자랑하고 있다.
타티스가 올해 손목 골절과 금지약물 복용 적발로 인해 한 경기도 나오지 못하면서 김하성이 150경기에 출전, 많은 기회를 받았다. 이에 김하성이 2023시즌에도 유격수로 나오고, 외야 경험이 있는 타티스가 중견수나 우익수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보가츠의 영입으로 샌디에이고의 계획은 원점에서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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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은 잰더 보가츠(왼쪽). /사진=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트위터 갈무리 |
그렇다면 김하성은 과연 어디로 가게 될까. 현지 언론에서는 김하성의 2루수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AP 통신은 "보가츠의 합류로 김하성은 2루수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고, 디 애슬레틱도 "샌디에이고는 김하성을 2루수로 보내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O 리그 7시즌 동안 2루수로 단 6경기에 나왔던 김하성은 빅리그 진출 후 지난해 2루수로 21경기에 출전했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이지만 잔실수 없이 깔끔한 수비를 보이며 유틸리티 플레이어의 자질을 증명했다.
이렇게 된다면 기존 주전 2루수이던 제이크 크로넨워스(28)가 1루수로 이동할 확률이 높다. 샌디에이고는 최근 1루수 조시 벨(30)과 결별하며 공백이 생겼는데, 이 자리를 메울 것으로 예상된다. 크로넨워스도 통산 3시즌 동안 1루수로 54경기에 나온 경험이 있다. 20홈런 이상이 가능한 타격 능력도 갖췄다.
자연스럽게 타티스는 외야수로 나올 예정이다. 디 애슬레틱은 "보가츠가 입단하면서 '내야수' 타티스의 시간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매체는 "부상이 잦았던 타티스가 외야로 가면 건강을 유지할 것이다"며 "중견수로 가면 타격 보완이 가능하고, 좌익수로 간다면 라인업의 공백을 채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