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이었던' 박항서 아듀!... 적장도 극찬 '동남아 축구사 바꾸고 떠나다'

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1.1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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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 대표팀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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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베트남 호치민서 길거리 응원을 펼치고 있는 베트남 국민들 /AFPBBNews=뉴스1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과 5년간 동행을 마무리했다. '쌀딩크' 박 감독은 영원히 베트남 축구의 영웅으로 남게 됐다.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6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의 탐마삿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년 아세안축구연맹(AFF) 축구선수권대회(미쓰비시컵) 결승 2차전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앞서 안방서 열린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베트남은 합계 스코어 2-3으로 마감하며 준우승에 만족했다. 박 감독은 이제 이 대회를 끝으로 박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의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박 감독은 지난 2017년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이후 그는 A대표팀은 물론, 23세 이하(U-23) 대표팀 사령탑까지 지내며 베트남 축구사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베트남의 히딩크 같은 존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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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AFF 스즈키컵 우승 후 선수들로부터 헹가래를 받고 있는 박항서 감독. /AFPBBNews=뉴스1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거둔 게 '박항서 매직'의 시작이었다. 이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베트남 역사상 최초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2019년에는 동남아시안게임(SEA)에서 60년 만에 베트남에 우승 트로피를 안겼다. 박항서는 베트남의 영웅이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박 감독은 베트남 정부로부터 2급 노동훈장을 받았다. 2020년 5월에는 자국에서 열린 SEA에서 2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A대표팀을 이끌면서도 박 감독은 역량을 발휘했다. 2018년 AFF컵 대회에서 우승에 성공, 2008년 이후 10년 만에 통산 2번째 정상에 등극했다.

아시아 강호들이 출전하는 2019 AFC 아시안컵에서는 베트남을 8강으로 이끌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에는 베트남 최초로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최종 예선 진출을 이뤄냈다. 더 나아가 중국을 제압하며 최종예선 첫 승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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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왼쪽) 베트남 U-23 및 A대표팀 감독과 김학범 당시 한국 U-23 대표팀 감독(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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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대표팀 감독. /사진=뉴시스
비록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 감독의 지도력은 이미 동남아 축구계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적장도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태국 축구 대표팀의 누안판 람삼(57·여) 단장은 최근 박 감독을 향해 "그를 정말 존경한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를 바꿔놓았다. 나아가 동남아시아 축구의 판도에 변화를 일으켰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람삼 단장은 "현재 세계 랭킹도 베트남이 96위, 태국이 111위로 차이가 있다. 베트남 선수들의 해외 진출도 활발해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면서 참으로 인간적인 모습도 많이 보여줬다. 비행기로 이동 시, 자신의 비즈니스석 좌석을 부상을 당한 선수에게 양보하는가 하면, 선수가 입원한 병원을 따로 찾아가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안방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른 뒤에는 취재진을 향해 "마지막 (홈) 기자회견이니까 취재진으로부터 질문을 더 받으라"면서 미디어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는 취재진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사진까지 함께 찍으며 환하게 웃었다.

이제 박 감독은 잠시 휴식을 취하며 다음 축구 인생을 준비할 예정이다. 향후 그의 행보에 계속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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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19년 1월 아시안컵 8강전 일본과의 경기를 하루 앞둔 23일 오후(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 후마이드 알 타이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공식 훈련에서 선수들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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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베트남 축구팬들. /사진=베트남 축구협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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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이 2019년 12월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경상남도 통영을 찾아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취재진과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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