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왼쪽) KBO 심판조장과 심판위원들이 지난 2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리버필드 앳 토킹스틱에서 열린 네덜란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과 연습경기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
KBO(한국야구위원회) 심판들이 KBO 리그 역사상 처음으로 미국 메이저리그(MLB) 및 일본 프로야구(NPB) 심판들과 교류하기 시작했다.
KBO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27일 스타뉴스에 "리그 심판위원들이 올해부터 MLB 및 NPB 심판들과 소통하기 시작했다.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한국 야구의 세계화 및 품격 상승에 이바지할 각오로 열심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먼저 일본에서 NPB 심판위원들과 만나 각종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
허운(64) KBO 심판위원장은 허구연(72) KBO 총재의 지원을 받아 지난 17일 일본 오키나와 현지에서 NPB 심판위원장 및 심판위원들을 만났다.
단순하게 인사만 나누고 헤어진 게 아니었다. 허 위원장 포함, 총 6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4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이들은 경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현안 및 리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허 위원장과 KBO 심판위원들은 내달 3일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데일로 이동, MLB 심판위원장과 심판위원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 자리에는 MLB 심판위원장 포함, MLB 심판위원 3명과 KBO 심판위원장 및 심판위원 5명 등 총 8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집중하고 있는 경기 시간 단축 방법 및 기타 리그 발전 방향에 대한 세미나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 야구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비시즌 기간 심판진도 함께 뛰고 있는 것이다.
KBO 심판진은 지난 시즌 볼넷 감소와 경기 시간 단축을 위해 '스트라이크 존의 정상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에 적극적으로 규칙에 맞춰서 스트라이크 콜을 외쳤다.
허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스트라이크 존 설명회에서 "주심을 보는 날이면 권투 선수가 링에 올라가는 기분"이라며 심판위원들이 받는 압박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한 시즌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과거에 비해 확실히 스트라이크 존이 정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제는 더 나아가 세계화를 위해 움직인다. 이는 KBO 리그의 품격 상승을 위해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단순히 일회성에 그치는 게 아닌, 향후에도 NPB 및 MLB 심판위원회와 리그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교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허운 한국야구위원회(KBO) 심판위원장이 지난해 3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2년 KBO 스트라이크 존 설명회에서 스트라이크 존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