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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창현 기자 chmt@ |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아인이 지난 2021년 1월 4일부터 12월 23일까지 총 73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정밀 감정 결과, 유아인의 모발에서 프로포폴뿐만 아니라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총 4종의 마약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포폴은 무려 1년에 70번, 1달에 6번꼴로 투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과수 결과를 받은 경찰은 조만간 유아인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이처럼 유아인이 마약을 투약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유아인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유아인 소속사 UAA 측은 "경찰에게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는 의미 없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과거 병역 면제, 페미니스트 등 각종 논란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던 모습과는 상반된다. 침묵이 길어지면 사실상 인정하는 꼴이라는 걸, 평소 SNS 소통이 활발했던 그가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그는 왜 침묵을 택한 걸까. 설령 억울한 부분이 있더라도,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것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적절한 해명은 팬들과 동료들에게 해야 하지 않을까.
유아인과 함께 일한 동료 배우, 스태프들의 속은 타들어 간다. 유아인의 무책임한 일탈 때문에 공들여 만든 작품이 곤경에 처했다. 유아인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에 출연한 배우 김영웅은 "캐스팅 소식의 반가운 전화도, 가슴 설레던 첫 촬영의 기억도 모두 물거품이 되려 한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영웅은 또한 "그의 잘못된 행동이 사실이라면 지탄의 대상임이 확실하다. 두둔하거나 옹호할 생각도 더군다나 없다. 당연히 대가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명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정황상 유아인을 겨냥한 것. '종말의 바보'는 올해 공개를 앞두고 있었으나, 유아인 때문에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김영웅은 "그냥 못내 그렇게 수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탄생을 앞두고 있었던 '종말의 바보'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할까 봐 아쉬울 뿐이다"며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미약한 배우로서 어떤 모습으로 걸어갈지 고민, 고민해 본다"고 유아인 사태로 인한 참담한 심경을 전했다.
유아인 주연작 영화 '승부'와 '하이파이브' 등도 마찬가지다. 유아인이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어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승부'에 출연한 현봉식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이 교차된다"며 "영화 '승부'가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다"고 기약 없이 공개가 미뤄진 '승부'에 대한 복잡한 속내를 털어놨다. 함께 출연한 배우 문정희도 "나도"라는 댓글을 남기자, 현봉식은 "정말 속상하다"고 답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자칫 땀으로 일궈낸 결실이 허사로 돌아갈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지만, 유아인은 여전히 말이 없다. 톱스타로서, 주연 배우로서 그동안 자신을 믿고 지지해준 팬들과 동료들에 대한 책임감은 찾아볼 수 없다. 평소 사회적 이슈에 소신 발언을 아끼지 않았던 유아인은 어디 갔나. 자신 때문에 고통 받는 동료들의 신음이 들리지 않는가. 대답 없는 질문만 허공에 메아리친다.
윤성열 기자 bogo109@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