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패 걱정할 정도...' 처참한 투수력, 한국 야구 치욕의 날 [도쿄 현장]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0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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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식이 6회말 무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처참했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현격한 차이는 투수력이었다. 나오는 불펜 투수들마다 실패하고 또 실패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었다. 한국 야구의 현주소이자 실력이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4-13 역전패를 당했다.


이로써 전날(9일) 호주와 1차전에서 7-8, 한 점 차로 패한 한국은 2연패를 당하며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이 힘들어졌다. 일단 한국은 2경기를 모두 이긴 뒤 같은 조에 속한 다른 팀들의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다만 호주와 2승 2패로 동률이 될 경우, 승자승 우선 원칙에 따라 호주가 2라운드에 진출하게 된다. 사실상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위기를 맞이하게 된 것이다.

반면 전날 중국과 1차전에서 8-1 완승을 거뒀던 일본은 한국전에서도 승리하며 2연승에 성공했다.

투수력 차이가 너무나 현격했던 한 판이었다. 나오는 투수들마다 제구에 애를 먹었고, 볼넷과 안타를 허용했다.


한국은 3회 양의지의 선제 투런포와 이정후의 적시타를 묶어 3-0 리드를 잡았다. 국가대표 경기에서 3점이라는 점수는 결코 적지 않은 점수. 단기전에서 매직과 같은 투수 기용으로 2021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이강철 감독이었지만, 이날 경기서는 소용이 없었다.

3회부터 한국의 투수들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1회와 2회를 완벽투와 함께 무실점으로 책임진 김광현이 2이닝(59구) 동안 11타자를 상대하면서 3피안타 5탈삼진 2볼넷 4실점(4자책)으로 3회 강판됐다.

4회를 잘 넘긴 한국은 5회 두 번째 투수 원태인이 선두타자 곤도에게 우월 홈런을 허용한 뒤 곽빈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러나 곽빈도 오타니에게 우익선상 2루타, 1사 후 요시다에게 희생 타점을 내줬다.

그래도 여전히 3-6, 3점 차. 한국의 추격권이었다. 그러나 이어진 6회말. 한국 불펜이 대거 5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누구 하나 확실히 길게 끌어주는 투수가 없었다.

곽빈에 이어 네 번째 투수 정철원이 선두타자 나카노에게 3루타를 얻어맞았다. 이어 후속 나카무라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한국 벤치가 움직였다. 투수를 정철원에서 김윤식으로 교체한 것.

그러나 김윤식도 제 공을 뿌리지 못했다. 나카무라에게 볼넷, 눗바에게 사구를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곤도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또 투수를 바꿨다. 이번에는 김원중이었다. 그러나 오타니에게 우전 적시타, 무라카미에게 좌익수 희생타, 요시다에게 우전 적시타를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점수는 이미 4-10, 6점 차로 벌어져 있었다. 정우영마저 오카모토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맞았으나, 후속 마키를 3루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이닝을 겨우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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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 적시타를 허용하는 김원중.


원태인이 2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볼넷 1실점(1자책), 곽빈이 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볼넷 1실점, 정철원이 ⅓이닝 1피안타 1실점, 김윤식이 아웃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2볼넷 1사구 3실점, 김원중이 ⅓이닝 2피안타 1실점으로 모두 실점을 기록했다.

7회에도 실점 행진이 이어졌다. 구창모가 나카노와 눗바에게 안타를 내주며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이의리가 구원 투입됐으나 곤도에게 볼넷을 내준 뒤 오타니 타석 때 폭투로 점수를 내줬다. 또 오타니에게 볼넷을 준 이의리는 무라카미를 삼진 처리했으나 요시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도쿄돔 전광판에는 4-13이라는 점수가 찍혔다.

정우영이 ⅔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막았으나, 구창모가 ⅓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이의리는 볼넷 3개와 함께 무실점 투구. 그래도 8회 2사 후 마운드에 오른 박세웅이 마무리를 잘해줬다.

이렇게 볼넷이 이어질 때마다 도쿄돔에 모인 일본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일본 야구와 한국 야구의 투수력 차이를 제대로 확인할 수밖에 없었던 2023 WBC 한일전. 7회 이후 10점차 이상의 점수가 날 경우, 콜드게임이 선언된다. 한국이 일본전에서 콜드패를 당한 건 2009 WBC 1라운드 2번째 경기였다. 당시 한국은 일본에 2-14로 7회 콜드패를 당했다. 그리고 13년 만에 콜드패가 재현되나 싶을 정도로 걱정한 날. 한국 야구사에 있어 치욕의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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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발 김광현.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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