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붕괴' 전설들 한숨, 이순철 "참담하다"-박찬호 "노리는 공 던져야" [WBC]

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1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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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일본과 WBC 1라운드 2차전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고 아쉬워하는 김윤식(가운데). /사진=OSEN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일본에 콜드게임 패배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때보다도 오히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B조 2차전 경기에서 일본에 4-13으로 대패했다.


전날 호주전 7-8 패배와 이날 참패에선 한국야구의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지만 가장 핵심적인 공통점은 마운드가 붕괴됐다는 점이었다.

이틀 연속 터져 나온 양의지(두산 베어스) 홈런 등으로 3-0으로 앞서갔지만 곧바로 역전을 허용했다. 김광현(SSG 랜더스)이 2회까지 혼신의 역투로 삼진 5개를 잡아내며 잘 버텨줬지만 3회 들어 힘이 떨어진 듯 갑자기 흔들렸고 2실점 후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에게 공을 넘겼다. 원태인은 2점을 더 내주고 3-4로 역전된 후에야 이닝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5회 2점을 더 내줬으나 6회 1점을 따라가며 아직까진 희망이 있는 듯 했다. 그러나 6회말 빅이닝을 허용하며 처참히 무너졌다. 정철원(두산)이 3루타를 맞고 마운드에 오른 김윤식(LG 트윈스)은 3연속 사사구를 허용하며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김원중(롯데 자이언츠)에게 공을 넘겼다. 그러나 그 또한 2안타와 희생플라이 하나로 3점을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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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가 10일 한일전에서 밀어내기 볼넷 허용 후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OSEN
7회에도 어려움은 계속됐다. 구창모(NC 다이노스)가 안타 2개를 맞고 이의리(KIA 타이거즈)로 교체됐는데 좀처럼 스트라이크 존에 공을 던지지 못하고 2연속 볼넷과 폭투까지 범했다. 삼진 하나를 잡아냈지만 또 한 번 볼넷을 내주고 실점은 늘어났다. 4-13. 콜드게임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까지 다다랐다.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한국 야구의 전설들 또한 침통한 심정을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7회 투수들의 연이은 난조가 계속되자 이순철 SBS 해설위원은 "오늘 한국 야구를 보면서 지도자나 선수들이 정말 많은 자각하면서 훈련 과정이나 준비과정을 정말 잘해야 한다는 걸 느낀다"며 "이렇게 해서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밖에 없다. 과정이 너무 좋지 않다. 어제 경기는 그것대로 기본기에서 벗어나는 것을 하다가 망신살을 샀고 오늘은 젊은 투수들이 제구가 안 돼 굉장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참담할 정도다. 자존심이 처참하게 무너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함께 마이크를 잡은 이대호 위원도 투수들의 제구 문제를 꼬집었다. "제구가 안 되다 보니 (억지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어 안타를 계속 허용한 것"이라며 "정말 제구력 훈련을 많이 해야 한다. 스피드도 스피드지만 제구력이 없으면 정말 힘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124승을 거두고 아시아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는 박찬호 또한 KBS 해설위원으로 WBC에 함께 하고 있다. 2006 WBC에서 베테랑으로 출전해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기에 지금의 상황에 대해 더욱 할 말이 많았다.

박찬호 위원은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젊은 투수들에게 당부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볼넷을 남발하는 투수들을 향해 "점수 차를 신경 쓰지 말고 자기 공을 던져줘야 한다"며 "타자가 직구를 노린다고 변화구 던지려는 건 도망가는 것이다. 노리고 있을 때 직구를 어렵게 던져서 못 치게 만들면 된다. 공격적 투구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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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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