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형 부부 마주한 박수홍, 분노의 한숨 "저들의 이익이 됐다"[종합]

"강력한 처벌 원한다..형수, 20년 지기 동원해서 인격살인"

서울서부지방법원=윤상근 기자 / 입력 : 2023.03.15 16:12
  • 글자크기조절
image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방송인 박수홍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등 혐의 4차 공판 출석 전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2023.03.15.


[서울서부지방법원=윤상근 스타뉴스 기자] 방송인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에 대해 분노하며 자신의 첫 증인 신문에 나섰다.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형사부는 15일 박수홍 친형 박모씨 부부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4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박수홍은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며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친형 박씨와 대질했다. 재판에서는 박수홍이 친형 부부의 횡령 혐의와 관련, 검사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재판부 변경 공지와 함께 이날 증인 신문 시간이 1시간 밖에 할애되지 않는다는 부분 때문에 교통정리가 필요했고 재판부는 "질문을 보면 1시간이 넘어갈 것 같은데 반대 신문을 다른 날 하는 건 어떻겠는가"라고 물었다. 박씨 변호인은 증인 신문의 신빙성 등을 근거로 들며 "아예 다른 날에 동시에 증인 신문을 하게라도 해주셨으면 한다"라고 답했다가 결국 논의 끝에 질문 개수를 최소화하고 반대 신문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박수홍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박수홍도 자신의 증인 신문이 추가 기일을 통해 진행될 수 있다는 점을 듣고 "스케줄을 미루고라도 증인 신문에 임하겠다"라고 밝히고 신문에 임했다.


먼저 박수홍은 라엘은 내가 홈쇼핑 출연료 행사 광고 수익 창출을 위해 설립한 1인 엔터테인먼트 회사이고 메디아붐은 내 평생 방송 출연료가 모인 1인 회사라고 밝히고 "유일한 수익 창출자는 나이고 운영은 친형이 했고 매니저 코디가 소속됐다. 회사 건물도 없고 연예 엔터테인먼트는 연예인이 걸어다니는 기업이다. 우리 회사는 나 혼자이니까 다른 직원이 필요없다"라고 말했다.

박수홍 법률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에스 노종언 변호사에 따르면 메디아붐은 박씨가 대표이사로, 가족들이 지분을 갖고 있고 박수홍의 지분은 없었다. 라엘의 경우 웨딩업체로 수익을 내다 현재 그렇지 못하고 있으며 박씨와 형수가 공동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박수홍은 자신의 형수가 카드 분실신고를 한 일에 대해 "라엘 소유 법인카드를 형수가 갖고 있고 카드를 몇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라며 친형 부부를 '저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한 "나는 상품권을 구매한 적도 없다. 이 상품권이 뭔지 모르고 어떻게 뽑아야 하는지도 몰랐다. 피고인들로부터 받은 사실도 모르고 조사하면서 알았다. 존재 유무도 몰랐다"라고 답하고 "방송 관계자와 박경림 윤정수에게도 물어봤지만 이와 관련해 들은 적도 본적도 없다"라고 답했다.

박수홍은 "피고인들이 (회사) 지분이 훨씬 많다. 어머니는 지분이 구색으로 (해놔서) 3% 되는 걸로 알고 있다"라고 말을 잇고 "라엘 자금 5억원은 내 재산을 관리하던 피고인들이 내가 지분이 많다고 생각하고 라엘 건물 상가를 투자한다고 가져갔다. 통장을 맡겼기 때문에 내 자산을 운영하고 있다고 믿었다. 추호도 이에 대해 의심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또한 "라엘이 내가 버는 출연료, 광고 수익료로 운영되고 있는데 거기서 뭔가를 취득한다면 마곡 인근 건물은 박수홍의 건물일 거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돼 있지 않았고 세무사도 만날 기회가 없었고 만나더라도 사진 찍고 사인만 해줬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수홍은 "지난 세월 10년 이상 이 법인을 관리한 세무사가 재판장님께 참고 자료로 증거를 제출했다. 박씨가 내가 법인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증거를 제출했고 대화 내용인데 전해듣기로 수홍이는 모르고 (이 증거를) 보여주지 말라고 했다고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박수홍은 자신이 번 출연료에 대해 "법인의 횡령금"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박수홍은 "라엘 웨딩에서 근무한 친형 지인이 라엘에서 근무를 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다. 내 개인 매니저 이씨만 정당하게 일했다. 라엘과 메디아붐은 내 방송 출연료와 홈쇼핑 행사 및 광고료가 들어간 법인일 뿐이다. 내 동생도 라엘에서 일한적이 없으며 일했다고 말한 건 허위 증언이다. 자신도 자신의 아내도 일했다고 말했지만 조사를 하면서 증거를 못내고 진술 번복했다. 자신들은 일한 적이 없고 시켜서 그렇게 말한 것이다. 라엘과 메디아붐은 다시 말하지만 1인 기획사이고 코디와 매니저 외에는 일할 수가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박수홍은 친형 부부가 법인카드 등으로 태권도 교습소나 학원 등에서 사용한 것에 대해 "나는 학원갈 필요도 없고 상품권으로 로비할 필요도 없는 32년차 연예인"이라며 "내 스케줄 표도 증거로 냈지만 물리적으로 학원을 갈 수가 없다. 스포츠 센터나 마사지 샵, 에스테틱, 미술 학원도 갈 수가 없다. 연예인 활동에 필요가 없는 내역이고 (피고인들의) 자녀들이나 피고인들이 사용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박수홍은 "수익 비율도 8:2였다가 7:3 정도로 해서 그들을 보호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다른 회사로 간(이적한) 적도 없는데 결과적으로 내게 이익이 되는 게 하나도 없이 저들에게 이익이 갔다. 내가 영향력 있는 인물 1위로 부끄럽지만 오른 적도 있는데 내가 왜 로비를 하겠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박수홍은 친형 부부의 변호사 비용 사용에 대해서도 "내 출연료 법인 통장을 통해 소송 비용, 변호사 비용도 횡령했다"라고도 말하고 "상상도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재판에서는 박수홍이 가족들과 나눈 대화 내용도 공개됐다. 박수홍은 이에 대해 한숨을 내쉬면서 가족들과 형에게 화를 내는 내용이라고 설명했고 "친형에게 완곡하게 호소하고 있는 내용이고 친형도 화를 냈다. 친형 부부가 모든 걸 관리했고 은행 계좌 전표를 보면 필체와 이메일 모두 저들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만큼 (친형 부부를) 믿었다. 은행 거래도 한적 없고 ATM 사용도 할줄 모른다"라고 답했다.

박수홍은 "피고인들이 돈을 아껴쓰라고 조언했다. 부모님 용돈도 주지 마라. 카드 아껴써라 등의 이야기를 들었고 현금을 쓰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 내 식비도 법인카드로 썼는데 방송국에서 김밥을 먹거나 샌드위치를 먹었다"라며 "처벌을 강력히 원한다. 지난 수많은 세월동안 내 자산을 지켜준다고 해서 믿었다. 종이가방을 들고 저를 위한다는 이야기를 했고 입버릇처럼 500만원 이상 가져가는 게 없고 마곡 상가도 네거다 라고 기만했다. 이 사건을 알고도 피고인들에게 마지막으로 가족이었기 때문에 원만히 해결하자고 했는데 1년 반동안 변명으로 일관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세무사를 바꾸고 모든 법인의 지난 날의 자료를 찾으려면 4~5년이 걸린다고 해서 고소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지금이라도 정산해주면 웃으면서 지낼 수 있다고 편지도 썼지만 전화도 받지 않았다. 자신들의 횡령 범죄를 끝까지 숨기려고 했고 고소를 하자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을 인격살인했다. 그 예로 형수의 20년 지기 친구가 각 커뮤니티에 말도 안되는 비방을 해서 경찰에 기소됐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고소한 다음에 유튜버 김모씨가 말도 안되는 허위사실로 계속 나를 인격살인해서 그 사람을 고소했고 경찰 검찰 단계에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인데 김모씨의 제보자가 형수의 20년 지기 친구라고 알고 있다. 내가 가스라이팅을 당했을 때도 내가 죽어야 하나라고 생각했다. 괴로움과 지옥 속에 살았고 지금 이 자리에서 이런 범죄로 인한 수익금이 내가 출연료를 다 받은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됐다"라고 말했다.

박수홍은 친형을 쳐다보며 "내가 언론 플레이의 귀재이며 형과 형수는 이미 악마화가 됐고 기울어진 운동장이라고 말했다. 이게 기울어진 운동장입니까?"라고 묻고 "39년 동안 구설수 하나 없다가 내가 언론 플레이를 합니까? 언론 플레이는 (친형) 변호사님이 하시지 않았습니까?"라고 항변하기도 했다.

이후 박씨 변호인은 반대 신문에서 "공인인증서를 쓸 줄도 모른다면서 친형에게 공인인증서 비번을 물어봤다. 할줄도 모른다면서 왜 물어봤는가"라고 묻고 친형과의 카톡 내용을 공개했고, 이에 박수홍은 거듭 "무슨 말씀이신가요?"라고 되묻고 "내가 친형을 의심하기 시작했을 시점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의심하고 나서 '이게 무슨 경우냐. 자녀들의 이름이 주주 명부에 있냐'라고 물으며 싸웠던 기억이 난다. 1월에 다른 회사로 가라고 해서 왜 그렇게 됐냐고 물으면서 지분 관계를 물은 거다. 1인 기획사로서 내 지분에 50%이고 다른 회사는 아예 없고 다 알고 있었을 거라고 묻는 이유는 뭔가"라고 물었다.

image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방송인 박수홍씨가 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친형 부부의 횡령 등 혐의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2023.03.15.


한편 이날 박수홍은 재판에 앞서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자신의 입장을 짧게 밝히는 모습을 보였다.

박수홍은 "저는 다른 모든 분들이 그렇듯이 가족들을 사랑하고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평생을 그냥 일했다. 하지만 청춘을 바쳐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던 많은 것을 빼앗겼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안 됐다"라고 말했다.

박수홍은 "나처럼 가까운 이에게 믿음을 주고 선의를 베풀었다가 피해자가 된 많은 분들께 희망이 될 수 있는 재판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증언 잘 하고 가겠다"라고 밝혔다.

박씨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연예기획사를 설립해 박수홍의 매니지먼트를 전담하며 회삿돈과 박수홍 개인 자금 등 총 61억 7000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2022년 9월 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박수홍의 개인 계좌에서 29억원을 무단으로 인출하는가 하면 회사 인건비 허위 계상으로 19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회사 자금 11억7000만원을 빼돌려 부동산을 매입하는가 하면 신용카드를 결제 등 방식으로 회삿돈 1억8000만원을 유용한 혐의도 받고 있으며 조사 과정에서 이들이 박수홍의 돈으로 변호사 비용을 지불한 사실도 드러났다.

다만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합의에 따른 정산 약정금 미지급 등은 혐의가 저촉되지 않는다고 보고 제외했으며 박수홍이 친형 부부 권유로 가입했다는 다수의 생명보험 관련 의혹에 대해서도 보험계약자와 수익자, 보험금 납부 주체가 보험 계약별로 동일해 그 자체로는 범죄가 구성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박씨는 앞선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에 대해 일부 공소사실은 인정하지만 법인카드 사용, 허위 직원 급여 지급 등 횡령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윤상근 기자 sgyoon@mt.co.kr
기자 프로필
윤상근 | sgyoon@mt.co.kr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요 담당 윤상근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