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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삼성전 패배 후 특타를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사진=안호근 기자 |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3-5로 졌다.
이 경기는 이승엽 감독이 두산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 삼성을 상대하는 경기여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친정팀에 보란 듯이 증명하고자 했던 마음이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을 경기였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여기는 프로다. (삼성은) 여러 상대 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어떻게 하면 이길지에 대한 고민만 하지 큰 감흥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기 전 이 감독은 삼성이 자리한 3루 측과 꽤 거리를 둔 상태에서 두산 선수단을 지도하고 지켜봤다. 이에 대해선 "일부러 피했다. 상대 팀이니 가깝게 하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거리를 두려하는 게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해외리그에 진출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삼성 유니폼을 입었기에 아직은 적으로 대하는 게 불편하게 느껴졌을 법하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을 만큼 강력함을 자랑했던 두 팀이지만 지난 시즌은 나란히 고개를 떨궜다. 삼성은 이 감독이 있었던 2015년 이후 2021년을 제외하고는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고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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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
그러나 상황은 다소 다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감독대행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 정식 감독이 됐고 시범경기에서도 8승 2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 감독의 두산은 3승 4패 2무로 하위권.
물론 이날 경기는 시작점부터 기울어진 측면이 있었다. 두산은 5선발 후보 중 하나인 박신지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삼성은 개막전 선발이 기정사실화되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나선 것. 사실상 선발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다. 박신지가 4이닝 동안 4실점한 반면 뷰캐넌은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럼에도 이 감독의 두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회 집중력을 발휘하며 삼성 불펜진을 흔들어놨고 3-5까지 추격했다. 이 감독은 9회말 1사 2루에서 이날 벤치를 지키던 양의지까지 대타로 내보내며 역전 의지를 불태우며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더 흥미로운 점은 경기 후에 나왔다. 십여 명의 두산 타자들이 타석에 다시 들어선 것. 이 중엔 이날 경기에 나섰던 양석환과 안재석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둘은 이날 각각 3타수 무안타 2삼진,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던 선수들이었다.
선수단은 한참을 특타를 한 뒤에야 훈련을 마무리했다. 두 팀은 26일 오후 1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한다. 나아가 시즌 첫 맞대결에 대한 관심도 부풀고 있다. 양 팀은 다음달 25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두산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라팍'을 방문할 이 감독을 보기 위해 많은 삼성 팬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