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 삼성 7연승' 두산 이승엽 감독의 열정, '양의지 대타+경기 후 특타까지' [★현장메모]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25 19:27 / 조회 : 3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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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삼성전 패배 후 특타를 하고 있는 두산 선수들. /사진=안호근 기자
[잠실=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15시즌 동안 '푸른피의 사나이'로 뛰었던 삼성 라이온즈 레전드 이승엽(47)이 적팀의 수장으로 친정팀을 만났다. 애써 의식하지 않으려 했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었을 터. 시범경기라고는 하지만 안방에서 친정팀을 맞았기에 평소보다는 결과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승엽 감독이 이끄는 두산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3-5로 졌다.

이 경기는 이승엽 감독이 두산 사령탑에 오른 뒤 처음 삼성을 상대하는 경기여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친정팀에 보란 듯이 증명하고자 했던 마음이 느껴져 아쉬움이 남았을 경기였다.

경기 전 만난 그는 "여기는 프로다. (삼성은) 여러 상대 팀 중 하나일 뿐"이라며 "어떻게 하면 이길지에 대한 고민만 하지 큰 감흥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기 전 이 감독은 삼성이 자리한 3루 측과 꽤 거리를 둔 상태에서 두산 선수단을 지도하고 지켜봤다. 이에 대해선 "일부러 피했다. 상대 팀이니 가깝게 하는 게 이상하다"고 말했지만 거리를 두려하는 게 오히려 더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해외리그에 진출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줄곧 삼성 유니폼을 입었기에 아직은 적으로 대하는 게 불편하게 느껴졌을 법하다.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을 만큼 강력함을 자랑했던 두 팀이지만 지난 시즌은 나란히 고개를 떨궜다. 삼성은 이 감독이 있었던 2015년 이후 2021년을 제외하고는 가을야구에 나서지 못했고 두산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지난해 9위로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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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오른쪽). /사진=두산 베어스
어려운 시기에 새 사령탑을 맞이했다는 공통분모도 있다. 공교롭게도 삼성에서 뛰었던 동갑내기 박진만을 이젠 적장으로 만났다. 이 감독이 해외에 진출하며 삼성에서 한솥밥을 먹은 적은 없지만 둘은 대표팀 생활을 하며 친분이 두터운 사이다.

그러나 상황은 다소 다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감독대행으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 정식 감독이 됐고 시범경기에서도 8승 2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이 감독의 두산은 3승 4패 2무로 하위권.

물론 이날 경기는 시작점부터 기울어진 측면이 있었다. 두산은 5선발 후보 중 하나인 박신지를 선발로 내세웠지만 삼성은 개막전 선발이 기정사실화되는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나선 것. 사실상 선발 싸움에서 승패가 갈렸다. 박신지가 4이닝 동안 4실점한 반면 뷰캐넌은 5⅓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럼에도 이 감독의 두산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회 집중력을 발휘하며 삼성 불펜진을 흔들어놨고 3-5까지 추격했다. 이 감독은 9회말 1사 2루에서 이날 벤치를 지키던 양의지까지 대타로 내보내며 역전 의지를 불태우며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더 흥미로운 점은 경기 후에 나왔다. 십여 명의 두산 타자들이 타석에 다시 들어선 것. 이 중엔 이날 경기에 나섰던 양석환과 안재석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둘은 이날 각각 3타수 무안타 2삼진,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던 선수들이었다.

선수단은 한참을 특타를 한 뒤에야 훈련을 마무리했다. 두 팀은 26일 오후 1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한다. 나아가 시즌 첫 맞대결에 대한 관심도 부풀고 있다. 양 팀은 다음달 25일부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연전을 치른다. 두산 사령탑으로는 처음으로 '라팍'을 방문할 이 감독을 보기 위해 많은 삼성 팬들이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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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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