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없는 경기" 韓대표팀 A매치, 김민재 말실수에 폄하됐다 [伊매체]

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3.29 18:58 / 조회 : 2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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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AFPBBNews=뉴스1
[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정말 힘든 탓에, 본인이 이야기한 대로 멘탈이 무너져 생긴 말실수였다. 하지만 한 번의 말실수가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가진 A매치의 가치를 폄하되게 했다.

이탈리아 매체 칼치오 나폴리 24는 28일(한국시간) "김민재가 우루과이와 친선 경기에서 패배한 후 불안한 정신상태로 서울을 떠났다"고 전했다.

전날(28일) 김민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 이후 취재진 인터뷰에서 "지금은 좀 힘들고 멘탈적으로도 많이 무너져 있다. 축구적으로 힘들고 몸도 힘들다.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서 더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대한축구협회의 '승부조작 논란' 축구인 사면 등 굵직한 이슈도 단숨에 묻어버린 폭탄 발언이었다. 특히 대표팀보다는 소속팀에 더 신경 쓰고 싶다는 말은 그의 국가대표 은퇴 논란으로 이어졌다.

한국만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 아니었다. 칼치오 나폴리 24는 "김민재가 가진 불만의 배경은 대표팀으로서 훈련한 지난 몇 시간 동안 벌어진 일일 것"이라며 "그는 콜롬비아와 우루과이를 상대로 자신을 선발로 내세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결정을 좋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이 발언은 은퇴를 시사한 것이 아닌 극도의 부담감과 피로감을 토로한 것이었다. 별다른 해명 없이 29일 이탈리아로 출국한 김민재는 자신의 SNS에 "잔부상이 있다는 이유로, 비행시간이 길다는 이유로, 경기가 많아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열심히 안 한 경기가 없다. 모든 걸 쏟았고, 죽어라 뛰었다. 마냥 재밌게만 했던 대표팀에서 점점 비중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 부담을 많이 느끼고 있는 상태였다"고 그간의 어려움을 밝혔다. 이어 "단기간에 모든 부분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됐음을 알아주시고, 대표선수로서 신중하지 못한 점, 성숙하지 못한 점, 실망했을 팬, 선수분들께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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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의 김민재./AFPBBNews=뉴스1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은 주워 담을 수 없었다. 칼치오 나폴리 24는 한국의 콜롬비아-우루과이 2연전을 두고 "가치가 거의 없는 두 번의 친선 경기"라면서 "김민재가 나폴리에서 뛸 다음 경기가 가질 엄청난 가치와 비교하면 그렇다"고 깎아내렸다.

이들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다. 김민재는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나폴리의 역대 3번째이자 33년 만의 세리에 A 우승의 꿈을 이뤄줄 핵심 선수다. 그런 만큼 월드컵도 아닌 한국의 친선 경기가 가치가 없어 보일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하면 한국 입장에서도 나폴리가 몇 년만의 리그 우승을 하든 알 바 아니다. 친선경기 2연전은 클린스만 감독을 맞이한 한국 대표팀에는 새로운 체제의 시작을 알린 의미 있는 경기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선수들의 기량과 호흡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고, 실제로 소득이 있는 경기였다. 그런 경기에서 팀의 주축이 되는 선수가 부상 등이 아닌 이유로 빠지는 것은 다수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꼭 그 때문이 아니라도 태극마크를 한 경기라도 달아보길 원하는 선수들을 생각한다면 단 한 번의 친선경기라도 가치없다는 이야기를 들을 이유는 전혀 없다. 그만큼 입장차가 확연히 다르지만, 결과적으로 김민재의 말 한마디로 클린스만호의 의미 있는 첫 발걸음은 폄하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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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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