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 김연경 26점' 흥국생명, 챔프전 기선제압... 도로공사에 3-1 승리 [현장 리뷰]

인천=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3.29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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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김연경(왼쪽에서 3번째)이 29일 한국도로공사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팀 득점 후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KOVO
[인천=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주포 김연경을 막겠다며 내세운 맞춤 전략도 통하지 않았다. 인천 흥국생명이 안방에서 완벽한 경기력으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 김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꺾었다.


챔프전 1차전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56.25%(9/16)로 생각보다 높진 않았다. 그러나 열흘 만에 경기를 치러 실전감각이 떨어져 있던 흥국생명이 1승을 챙겨갔다는 점은 도로공사엔 커다란 부담일 수밖에 없다.

올 시즌을 앞두고 김연경을 다시 영입하며 우승 1순위로 꼽혔던 흥국생명이지만 시즌 도중 권순찬 감독의 석연찮은 경질로 인해 팀 분위기가 크게 흔들렸다. 김연경과 김해란 등 베테랑들도 심적으로 힘들어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세계적 명장 아본단자 감독을 데려오며 분위기를 수습했고 선두를 달리던 수원 현대건설이 주춤하는 사이 선두로 올라섰고 이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으며 정규리그 우승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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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옐레나(오른쪽)가 강스파이크를 꽂아넣고 있다. /사진=KOVO
챔프전에 선착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던 흥국생명의 상대는 올 시즌 5승 1패로 앞선 도로공사. 2018~2019시즌 챔프전에서 만나 흥국생명이 3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던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팀이다 .6라운드 최종전에서 1-3 뼈아픈 패배를 안았으나 주전 세터 이원정이 돌아온 이날은 달랐다.

1세트에서 사실상 승부가 갈렸다. 오랜 만에 실전 무대에 나선 흥국생명은 범실 10개를 저지르며 흔들렸다. 팽팽하던 승부에서 17-19로 흐름을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서서히 분위기를 되찾아왔다. 김연경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이 적중했고 이주아의 서브가 도로공사의 네트 빈공간에 꽂히며 다시 앞서갔다. 당황한 듯 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의 더블 콘택트 범실까지 나왔다.

도로공사도 박정아의 시간차 공격 등으로 추격했고 승부는 듀스로 향했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웃은 건 흥국생명이었다. 25-25에서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의 오픈 공격이 성공했고 김연경의 회심의 강스파이크를 임명옥이 디그에 실패하며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좋았을 때의 흥국생명의 면모가 나타났다. 옐레나의 오픈 공격과 김미연, 김나희의 연속 블로킹과 김나희의 오픈 공격, 상대 범실과 옐레나의 오픈 공격 등으로 7-0으로 앞서갔다. 그 많던 범실도 단 하나로 줄였다. 빈틈이 보이지 않았다. 블로킹으로만 5득점하며 '블로킹 1위' 도로공사를 오히려 높이로 압도했다.

3세트 벼랑 끝에 몰린 도로공사가 무섭게 맞서자 김연경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앞서 1,2세트 7득점에 그쳤던 그는 3세트에만 8득점, 공격성공률 42.11%를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블로킹으로 5점, 서브로 3점을 더하며 흥국생명을 몰아쳤다. 문정원이 성공률 60%의 순도 높은 공격으로 5점을 추가하며 반격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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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왼쪽)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고 있다. /사진=KOVO
분투에서 3세트를 내준 김연경은 4세트는 더욱 힘을 냈다. 알고도 막을 수 없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에게 공격을 집중시켰고 김연경은 성공률 73.33%, 11득점으로 화답했다. 김연경의 원맨쇼에 도로공사는 제대로 해법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숙여야 했다.

도합 블로킹 2득점, 서브에이스 하나 포함 26득점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옐레나는 블로킹 4득점을 비롯해 양 팀 최다인 32득점, 김미연도 14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흥국생명은 2018~2019시즌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5번째 우승을 노린다.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웃는다면 4번째 통합우승을 달성하게 된다.

2020~2021시즌 돌아온 김연경과 함께 우승을 노렸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GS칼텍스에 막혀 고배를 마셨던 경험이 있다. 흥국생명은 2년 만에 다시 김연경과 함께 우승을 정조준한다.

2017~2018시즌 이후 5년 만에 구단 역대 2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도로공사는 흥국생명과 전력 차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20점, 박정아가 10점으로 분전했지만 정규리그 챔피언의 벽을 넘지 못했다. 3차전 홈으로 돌아가기 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야 업셋 우승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양 팀은 오는 31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 이후 3,4차전은 김천실내체육관으로 옮겨 다음달 2일과 4일 진행된다. 만약 승부가 4차전까지 우승팀이 가려지지 않을 경우 다음달 6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최후의 혈전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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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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