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승 투수' 몸 안 풀렸나... 알칸타라 '볼볼볼볼'하다 무너졌다 [잠실 현장]

잠실=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04.01 16:08 / 조회 : 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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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알칸타라가 1일 롯데와 개막전에서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잠실=안호근 스타뉴스 기자] 20승을 거뒀던 투수.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는 다시 팀에 돌아와 1선발 역할을 맡았지만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자멸했다.


알칸타라는 1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엣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91구를 던지며 6피안타(1피홈런) 4볼넷 2탈삼진 4실점한 뒤 물러났다.

6개의 안타, 전준우에게 내준 솔로 홈런보다도 더 뼈아픈 건 4개의 볼넷이었다.

시작은 좋았다. 지난 시즌까지 두산에서 뛰었던 안권수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2사에서 잭 렉스에게 우전안타를 내주고도 한동희를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기분 좋게 시작했다.

스트레일리는 초반부터 불안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안타를 내준 것까진 그럴 수 있었으나 허경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호세 로하스 타석에선 폭투까지 범했다. 로하스에게 2루수 땅볼을 유도했으나 앞서 폭투로 인해 병살플레이가 불가능했다. 이후 김재환에게 또 볼넷을 내준 뒤 양의지에게 맞은 좌전 안타 한 번에 2실점했다.


3-0 리드 속 2회초 마운드에 오른 알칸타라는 전준우에게 던진 시속 153㎞ 속구가 높게 몰리며 솔로포를 허용했다. 마찬가지로 여기까진 괜찮았다. 그러나 기운이 좋지 않았다. 2사에서 평범한 투수 앞 땅볼을 잡아내지 못했고 이후 9번 타자 황성빈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안권수의 파울타구를 좌익수 김인태가 그물망에 몸을 날리며 잡아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3회에도 유격수 이유찬의 호수비 속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으나 4회 사달이 났다. 1사에서 노진혁에게 우전안타를 맞은 뒤가 묹였다. 8번 유강남, 9번 황성빈에게 연이어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장작을 쌓았다. 부담이 가득한 상황에서 안권수와 안치홍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동점에 이어 역전까지 허용했다.

타자일순하며 투구수가 급격히 늘었다. 최고 시속은 155㎞까지 찍혔으나 타자의 방망이를 이끌어낼 수 있는 볼의 활용이 아쉬웠다. 한 눈에 보기에도 존을 크게 벗어나는 볼이 많았다.

이날 알칸타라가 내준 볼넷 4개 중 3개가 8,9번 타순에 몰려 있다는 점도 아쉬움을 자아냈다. 4회 스스로 키운 위기에서 4번 한동희와 5번 고승민을 각각 루킹삼진과 1루수 땅볼로 돌려세웠기에 더욱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았다.

알칸타라는 2019년 KT 위즈에서 활약한 뒤 2020년 두산 유니폼을 입은 알칸타라는 그해 31경기에서 198⅔이닝을 책임지며 20승 2패 평균자책점(ERA) 2.54를 기록했다. 빠른공도 강점이었으나 182탈삼진을 기록할 동안 볼넷을 30개만 내준 공격적 투구와 날카로운 제구가 가장 큰 무기였다. 이를 바탕으로 이닝이터의 면모를 보였다.

물론 알칸타라가 예전 같지 않다고 속단할 수는 없다. 다만 이날 만큼은 예전과 같은 날카로운 제구력도, 이를 바탕으로 선발로서 많은 이닝을 책임져주는 장면도 찾아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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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호근 |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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