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징크스 깨기 직전 '1사 만루 대위기'... 베테랑은 144㎞ 직구 6개로 이겼다 [★고척 승부처]

고척=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4.05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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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문성현(오른쪽)이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7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김현수를 잡아낸 뒤 기뻐하고 있다.
[고척=김동윤 스타뉴스 기자] 키움 히어로즈 베테랑 문성현(32)이 신인이 촉발한 대위기를 막아내고 8년 묵은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깼다.

키움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LG 트윈스에 2-1 진땀승을 거뒀다. 전날(4일) 1-7 대패를 설욕한 키움은 3승 1패로 리그 1위 자리를 지켰다.


선발 최원태(26)와 키움 모두에 있어 나름 의미가 깊은 승리였다. 최원태는 201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넥센(현 키움)의 1차 지명으로 입단, 2016년 1군 데뷔 후 이날 전까지 단 한 번도 시즌 첫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된 적이 없었다. 그뿐 아니라 키움 역시 최원태의 시즌 첫 등판에서는 2016년 KT, 2017년 롯데, 2018년 한화, 2019년 두산, 2020년 KIA, 2021년 KIA, 2022년 LG까지 모두 패배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날도 승리로 끝맺기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정후마저 빠진 상황에서 안타 수는 키움 7개, LG 6개로 엇비슷했고 점수도 1점 차였다. 2점을 얻는 과정도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와 이용규의 질주가 겹쳐 간신히 얻어냈다.

승부처는 키움이 2-1로 앞선 7회초였다. 최원태를 대신해 올라온 문성현은 첫 타자 문보경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서건창에게는 땅볼타구를 유도했지만, 1루수 김건희가 공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출루를 허용했다. 김건희는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후 1루 훈련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비가 미숙한 상태. 불안한 수비가 하필 이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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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1루수 김건희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와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 7회초 강습 타구를 잡아내지 못하고 망연자실하고 있다.


LG가 공격적으로 작전을 걸면서 위기는 계속됐다. 대타 이천웅이 중전 안타로 1사 1, 3루를 만들었고, 이천웅 대신 주자로 들어온 신민재가 2루를 훔쳤다. 뒤이어 홍창기가 볼넷을 얻어내면서 문성현은 1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지는 타선은 문성주, 김현수. 이날 경기 전까지 문성주는 타율 5할, 김현수는 타율 0.417로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하는 선수들이었다. 여기서 문성현-이지영 배터리는 직구 승부를 택했다. 문성현의 주 무기는 시속 140㎞ 초중반의 직구와 130㎞ 초반의 슬라이더. 이날 최고 직구 구속은 시속 144㎞에 불과했다.

하지만 배짱으로 맞섰다. 문성주가 건드린 시속 143㎞의 한복판 직구는 3루수 김태진의 글러브에 잡혔다. 김태진은 곧장 홈 승부를 선택했고 3루 주자 서건창이 아웃됐다. 다음 타석이 김현수임에도 문성현은 꿋꿋이 직구를 고집했다. 김현수는 좀처럼 타이밍을 잡지 못했다. 결국 5구째 시속 143㎞ 직구를 건드려 유격수 내야 뜬 공으로 물러났다. 느린 직구가 타격왕 후보들을 이겨낸 순간이었다.

경기 후 문성현은 문성주-김현수와 승부에서 직구만 선택한 것에 대해 "변화구로 타자들의 헛스윙이 나오지 않았다. 그 순간 내게 가장 자신 있는 것이 직구였다"고 짧게 답했다.

선발 최원태의 호투가 있어 가능한 승리였다. 최원태는 6이닝 5피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과 포수 이지영의 도움을 받아 끝내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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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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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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