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웃게 한 1R 신인 책임감 "혼을 다해 던진다, 내가 잘해야 마무리가 편하다"

인천=김동윤 기자 / 입력 : 2023.04.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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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로운./사진=김동윤 기자
신인 이로운(19)이 에이스 출신답게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주며 SSG 랜더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번으로 입단한 이로운은 동기 송영진(19·2023년 2R 15번)과 함께 최근 SSG를 웃게 하는 선수 중 하나다. 최고 152㎞까지 나오는 묵직한 직구와 배짱으로 2023시즌 초반 10개 구단 신인들 중 가장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커리어 첫 홀드를 기록한 지난 20일 수원 KT 위즈전은 백미였다. 이로운은 SSG가 8-5로 앞선 8회말 강백호-앤서니 알포드-박병호라는 리그 정상급 트리오를 마주했다. 하지만 강백호를 오직 직구만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알포드와 박병호에게도 각각 공 3개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예정된 등판이 아님에도 최고의 결과를 냈다. 21일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원형 SSG 감독은 "(당시) 교체 타이밍을 놓쳤다. 선발 (송)영진이를 3회 끝나고 내리고 4회부터 5이닝을 백승건, 최민준, 노경은으로 책임지게 할 생각이었는데 영진이가 좀 더 던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하지만 송영진이 흔들리면서 최민준, 백승건이 나섰고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서 8회 이로운이 까다로운 상황에 올랐다. 김원형 감독은 "(이)로운이가 지난 경기에서 점수는 줬지만, 마운드에서 확 무너지는 공을 던진 적은 없었다. 1점 정도는 줘도 된다는 생각으로 올렸는데 첫 타자를 잘 잡았다"면서 "엄청 긴장했을 텐데 좋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전 만난 이로운도 떨렸던 첫 홀드의 순간을 생생히 기억했다. 이로운은 "리드하는 상황에서 던진 것은 처음이었다. 타순도 2, 3, 4번에 타격 1위인 알포드도 있어서 긴장했다"면서도 "내가 잘 막아야지 9회에 마무리 투수가 편하게 던질 것 같았다. 무조건 선두 타자는 잡고 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최대한 자신 있는 공으로 혼을 다해 던졌다. (그렇게 투구한 결과가) 삼자범퇴라는 것이 의미 있었다"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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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이로운.


이러한 책임감을 사령탑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김원형 감독은 "동기인 (송)영진이랑은 성향이 조금 다르다. 마운드에서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은 똑같은데 영진이는 주위 신경 안 쓰고 상황에만 몰입한다면 (이)로운이는 1라운더라 그런가 거기서 조금 더 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웃었다.

이어 "그런 모습이 전혀 나쁜 것은 아닌데 마운드에서 삼진에 욕심을 낼 때가 있다. 그러다 보면 가끔 안 좋은 부분이 나올 수 있어서 로운이에게 '프로에서는 네가 머릿속에 그려 놓은대로 네 마음대로 되진 않는다. 삼진을 잡으려고만 하지 말고 공 좋으니까 자신 있게 타자와 붙어라'고 살짝 말해준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진 더 잘하려는 마음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로운은 21일 인천 키움전에서 선발 김광현의 뒤를 이어 7회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커리어 두 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첫 타자 김휘집을 상대로 볼넷을 내주긴 했으나, 김민식의 리드에 맞춰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을 집요하게 노려 내용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여기에 갈수록 더욱 제구와 구위가 돋보였다. 전병우에게 자신 있게 한복판 직구를 꽂아 넣더니 김휘집을 상대로 실패했던 똑같은 코스에 정확하게 스트라이크를 넣으면서 루킹 삼진을 만들었다. 김동헌을 공 2개로 범타 처리한 뒤 대타로 들어선 김태진에게는 하이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덕분에 SSG는 키움을 3-1로 꺾고 2위 자리를 사수했다.

경기 후 김원형 감독은 "(이)로운이가 1점 차 상황에서도 대담하게 던지면서 점점 좋아지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김광현 역시 "다른 팀 신인도 좋지만, 우리 신인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고 흐뭇해 하면서 "신인이 마운드에 올라가면 떨려서 자기 공도 잘 못던지는 것이 대부분인데 우리 신인들은 자신 있게 잘 던져줘서 선배들이 편하게 하고 있다"고 함박 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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